"병원과 기업이 상생하고 발전할 수 있도록 기회의 장(腸)을 마련하는 우리 역할입니다. 앞으로 글로벌 의료산업을 주도하는 박람회가 될 수 있도록 묵묵히 정진해 가겠습니다."
최근 성황리에 막을 내린 'KHF 2024'를 주도한 대한병원협회 감상일 사업위원장(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장)이 데일리메디와 만난 자리에서 밝힌 포부다.
대한병원협회가 주최하는 '국제 병원 및 헬스테크 박람회(K-HOSPITAL+HEALTHTECH FAIR, KHF)가 최근 서울 코엑스에서 사흘 간의 일정을 마쳤다.
KHF는 대한병원협회가 매년 주최하는 박람회로, 2014년 처음 개최된 이후 지난해 10주년을 넘어 올해 11주년을 맞이했다.
매년 풍성한 볼거리를 자랑하며 미래의료 청사진을 제시하는 명실상부 국내 최고 병원 및 헬스테크 전문 행사로 자리매김했다.
올해는 '디지털 사이언스가 재편한 미래 의료 패러다임 이노베이션'을 주제로 헬스케어 시장 대전환을 예고하는 최신 기술 발달을 한자리에서 확인할 수 있도록 심혈을 기울였다.
김상일 위원장은 "의료산업에 새로운 변곡점이 오고 있다. 우리나라도 이러한 추세에 발맞춰 나아가야 한다"며 "올해는 의료산업 현재와 미래를 조명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구성했다"고 말했다.
실제 이번 박람회는 4차 산업혁명에 따른 인공지능(AI)·빅데이터·의료 로봇·정밀의료 등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 트렌드를 선제적으로 선보였다.
특히 약품 배송 드론, 휴머노이드 후각 디스플레이 기반 질병 진단, 우주에서 헬스케어 연구 방향, 디지털 트윈 등 다양한 신기술이 공유됐다.
"의료대란 등 여건 악화에도 최대 규모로 준비"
행사를 준비하면서 순조롭기만 했던 것은 아니다.
올해는 의대 정원 증원을 놓고 촉발된 의정 갈등과 전시 기간 공휴일(10월 3일 개천절)까지 겹치면서 병원 종사자 참여와 참관객 유입에 대한 우려가 팽배했다.
실제 의정 갈등에 모든 이슈가 매몰되면서 행사를 준비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는 게 김 위원장 설명이다.
다만 그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행사를 축소하거나 다른 방향으로 전환하는 것은 더욱 바람직하지 않았다"며 "위기일수록 유관기관과 긴밀한 협업을 통해 역대 최대 규모의 학술행사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의료대란으로 인력이 부족한 병원들의 참여율 저조는 감안하더라도 여러 직능·지역 병원의 참여는 예년 수준만큼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KHF 2024·힘스 에이펙 동시 개최로 기념비적 성과"
특히 글로벌 도약을 위해 아시아·태평양지역 최대 규모 의료정보기술학회(HIMSS APAC, 힘스 에이펙)'과 동시 개최하면서 새로운 역사도 썼다.
힘스 에이펙은 전 세계 12만명 회원을 포함해 북미, 아시아·태평양, 유럽, 남미, 중동 등 약 50개 국 6만7000곳에 달하는 의료기관 의료정보화 전략 수립과 글로벌 표준을 제시하는 미국 보건의료정보관리시스템협회(HIMSS)에서 주최하는 세계 최대 의료헬스케어 IT학회다.
병협은 앞서 지난 5월 HIMSS와 병협·한국보건의료정보원 간 양해각서 체결을 계기로 서울 개최를 이끌었다.
김 위원장은 "KHF와 힘스 에이 동시 개최는 국내 기업의 우수한 기술력과 병원의 높은 의료정보화 수준을 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기념비적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끝으로 김 위원장은 헬스케어 산업 새로운 키워드로 '데이터 사이언스(data science)'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데이터 사이언스란 데이터를 수집, 분석, 처리해 유의미한 정보를 추출하고 활용하는 과학적 방법론, 프로세스, 시스템 등을 포함하는 학제 간 연구 분야다.
최근 의료 영역에서도 단순 진단을 넘어 질병 정복과 생명 연장이라는 인류 목표를 위해 데이터 사이언스 역할이 커지고 있다.
그는 "데이터 사이언스는 전 세계 모든 산업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고 의료환경에서 너무나 중요한 화두로 자리잡았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의료산업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는 방안도 여기에 있다"며 "이러한 글로벌 흐름에 발맞춰 KHF도 국제적인 행사로 성장할 수 있도록 다양한 모멘텀을 만들어가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