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안하는 형태로 정형외과 개원 2년 6개월
김성찬 대한정형외과의사회 보험이사
2023.05.15 08:31 댓글쓰기



[특별기고] 수술을 하지 않는 형태로 정형외과를 개원했다. 현재 개원한지 2년 6개월정도 됐다.


나름 개원 트렌드에 대해 최신 지식을 지니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언제든 달라질 수 있는 것이 개원 시장이다. 개원에 대해, 교수직을 택하지 않으면 누군가는 언젠가 해야 할 것으로 생각하지만 막상 막연한 두려움을 가지게 되는 것이 현실이다.


이유는 인계장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레지던트 과정을 돌이켜보면 안 되는 것도 되게 하자라는 모토로 현재 살아가고 있을 것이다. 과거에 견더냈던 것을 생각하면 해보지 않아 어려워 보이는 것이지, 정형외과 의사라면 누구나 해낼 수 있는 부분이라고 확신한다.


개원 과연 해야할까···시간과 체력 바쳐야 가능


개원은 과연 해야 하는 걸까. 이 질문에 대해서는 인생조차 정답이 없기에, 개원도 마찬가지로 해야 하느냐의 질문에 대한 정답은 존재하지 않는다. 결국 개원 역시 선택의 문제이며, 장단점을 비교하여 고민한 후 결정을 내려야 한다.


개원 목적은 분명 자본주의 시장경제 국가인 대한민국에서 결국 '돈'을 벌기 위함이다. 병원장이 되고 싶다는 명예욕이 있을 수도 있고, 내 수술을 하고 싶어서 등의 목적이 있을 수도 있겠으나 월급을 줘야 하는 직원이 있고 채무도 있다.


숨만 쉬어도 비용이 나간다. 결국 돈'을 벌어야 함이 목적이 된다.


하지만 공짜는 없기에 돈을 벌기 위해 우리의 시간과 체력을 바쳐야 한다. 일반적인 회사와 달리 자영업자에 해당하기에 일을 직접 하지 않으면 매출이 발생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개인 시간과 매출은 대개 반비례한다. 돈과 시간, 개인의 체력 중에 본인이 무엇이 중요한 지를 미리 고민해야 한다.


개원 후 가장 중요한 것은 '입지'


개원을 마음먹었다면 가장 중요한 것은 '입지'다. 개인적인 견해로는 의원급 정형외과의 경우 거의 개원 성공의 90% 이상이 입지에 달려있다고 생각한다. 환자를 처음 만난 후 재진으로 끌고 가는 것은 의사의 역할이지만 처음 오게 만드는 것은 결국 입지이기 때문이다.


가서 잘하면 환자들이 모이겠지 라고 생각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판단일 수 있다. 의사들은 대개 실패의 경험이 많지 않을 것이라고 보는데, 앞서는 해야 하는 것이 정해져 있었고 이를 잘 해내면 되는 과정 속에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개원은 완전히 처음부터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과정이다.


어찌 보면 그동안 겪어보지 못한 형태에 해당한다. 실패한 적이 없는 본인의 능력을 과대평가해 입지에 대한 제대로 된 분석 없이 어떻게든 되겠지 생각하고 들어가면 이는 도박이 된다. 우리가 진료 볼 때 "진료는 의사에게"라고 생각하는 것처럼 입지에 있어서는 전문가가 아님을 인식해야 한다.


개원 시기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언제 개원하는 것이 좋을까. 무조건 마음먹은 순간부터 가장 빨리 개원하는 것이 좋다. 갈수록 개원할 좋은 위치는 점점 줄어들고, 개원에 필요한 비용은 점점 상승하며 의료 여건은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심지어 개원을 아직 결심하지 않은 상태라고 해도, 혹시라는 마음으로 개원할 자리부터 찾으며 지내는 것이 오히려 현실적인 판단이 될 수 있다.


병원급과 의원급 개원 선택의 문제와 관련해서는 본인의 그릇과 수술에 대한 선호도에 따라서 하면된다. 생각해보면 하이리스크 - 하이리턴임은 대략적으로 맞지만, 얼마나 감내할 수 있는지는 본인의 판단이다. 대출이 회수가 될 것인가에 대해서도 같이 고민해야 한다.


이미 올라버린 부동산 가격을 생각해보면 이제 더 이상 같은 공식을 사용할 기회는 후발 주자 세대에게는 허락되지 않을 거다. 여기에 환자들도 여러 경로를 통해 가격을 비교하기에 비용 저항이 이전보다 높아졌다. 


입지 선정부터 직원 채용까지 개원 절차는


개원 비용은 의원급의 경우 평균적으로 8~12억원 정도 필요하다. 병원급의 경우 거의 병상당 1억 이상으로 보통 60~90억 정도로, 닥터론 신용대출은 대개 3~4억 정도 가능하고 나머지는 신용보증기금을 이용해 대출을 일으킨다. 병원급도 돈을 모아야만 개원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개원 순서는 입지 선정 -> 임대차 계약 작성 -> 대출 상담 및 세무사 상담과 사업자 등록증 개설, 인테리어 업체, 간판업체, 가전업체, 의료기업체 등 컨택 -> 업체 선정 및 진행 -> 대출 승인 -> 계약과 직원 공고 정도로 요약할 수 있다.


다만 업체 선정시에는 무조건 여러 곳을 다 만나 이야기하는 것이 낫다. 나중에 헤어짐의 가능성을 고려해볼 때 위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준비 과정에서 각종 하이에나들이 많을 수 있음을 주의하고 또 주의해야 한다.


개원 관련 컨설팅 업체는 다양하다. 입지 선정 이외에도 직원 관리 등을 해주는 곳도 있고, 매출이 잘 나온다는 식으로 마음을 혹하게 할 수도 있다. 사실 매출은 원장 마음에 달린 것이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 돈에 대한 가치를 비교해 정하는 부분은 맹목적으로 신뢰해서는 안된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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