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가 국립중앙의료원(NMC) 신축·이전 및 중앙감염병병원 건립 사업 규모를 대폭 축소한 데 대해 야당 의원들과 노동계가 강력 반발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12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정부의 NMC 신축이전 사업 축소는 사실상 공공의료 폐기 선언"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보건복지부와 NMC 측은 기재부와의 사업비 조정 과정에서 ▲본원 800병상 ▲중앙감염병병원 150병상 ▲중앙외상센터 100병상 등 총 1050병상을 요구했다.
그러나 기재부의 총사업비 조정 결과 ▲본원 526병상 ▲중앙감염병병원 134병상 ▲중앙외상센터 100병상 등 총 760병상으로 정해졌다.
이에 대해 민주당 의원들은 "NMC는 낙후된 인프라에도 불구, 저소득층 환자와 타지역 유입환자가 많고 재난·공공의료 핵심 정책기능을 수행하는 중추적 기관"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기재부는 수도권 인구감소와 과잉병상 등 단순한 경제성 논리를 내세워 사업 축소를 결정하고,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대상인데도 총사업비 조정을 시행한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덧붙였다.
더욱이 이번 결정은 지난 2021년 4월 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유족이 기부한 7000억원 약정과도 달라서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야당 의원들은 "기부 약정사항 핵심이 150병상 중앙감염병병원 건립이었는데, 이를 축소하는 것은 명백한 약정 위반"이라며 "기부금으로 생색 내고, 정부 책임은 외면하는 처사"라고 힐난했다.
노동계도 들고 일어섰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은 같은 날 성명서를 내고 "NMC 신축 이전은 팬데믹 위기에서 공공의료체계 확립을 위한 국민과의 약속"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코로나19 시기에는 그토록 공공의료를 확충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다가 코로나19가 끝나기도 전 경제성 논리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저울질하는 시도는 용납될 수 없다"고 힐난했다.
노조는 이 같은 기재부 조치가 지난 2021년 9.2 노정합의 내용과도 전면 배치된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노조는 "기재부의 총사업비 축소 결정은 즉각 폐기돼야 마땅하다"며 "국민과의 약속을 저버리고 공공의료 강화 흐름에 역행한다면 노조는 범국민적 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