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수의료 진료과 실습 늘리면 지원자 증가할까"
신찬수 서울의대 내과학 교수(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 이사장)
2024.05.27 07:36 댓글쓰기

우리나라에 근대식 의학 의학 교육이 도입된 지 125년이 됐다. 1899년 고종 때 최초의 근대식 의학 기관으로서 의학교 경성의학교 설립이 됐다. 


전통적 의학 교육은 크게 기초의학과 임상의학 두 부분으로 나누어져 있고, 본과 1, 2학년에 해부학, 생리학을 비롯한 기초의학을 교육받게 되고, 3, 4학년 때는 내과 외과 등 임상의학 교육을 하게 된다.


이와 함께 국내 미래 의학 교육은 미국에서 플라티노 보고서가 나온 이후 계속해서 부단한 노력을 거쳐서 개선이 됐고 우리나라에서도 그런 모델들을 도입해서 계속 발전해오고 있다.


인문사회의학도 화두다. 전통적으로 의료 인문학 또는 인문사회의학 이런 이름으로 예를 들어서 예과 때는 법문학, 철학, 윤리학, 사회학 이런 비의학 부분을 가리키는 것을 칭하기도 했다.


이제 조금 더 범위를 넓혀서 예방의학도 포함되고, 전문직 교육, 사회적 책무 등을 아우르는 학문 분야로 헬스 시스템 사이언스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한다.


예컨대 기초의학과 임상의학 그 중간에 의학 교육의 축을 이루는 제3의 축을 하나로 현재 자리 잡게 됐다. 인문사회의학은 학생들이 단순히 의학적 지식뿐만 아니고 비판적인 사고 능력이라든지 감동할 줄 아는 능력을 배양시키는 것이다.


의사로서의 소명감 등을 키우는 데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의과대학 커리큘럼에서 굉장히 강조되고 있고 특정 학년이 아니고 여러 학년에 걸쳐서 지속적으로 교육이 되고 있다.


최근엔 나선형 통합이라는 이름으로 임상과 기초 그리고 헬스 시스템 사이언스를 1학년 2학년, 3학년, 4학년 5학년 6학년까지 가면서 반복적으로 또 연계성을 가지면서 도입하는 그런 통합 교육으로 가고 있다.


또 병원에 가면 의사가 혼자만 일하는 것이 아니다. 간호사가 있고 간호조무사도 있고 의료기사도 있고 환자를 이동시키는 이송원도 있다. 다양한 전문직들이 어우러져서 의료라는 틀로 묶이기 때문에 학생 때부터 다양한 전문 집단의 커뮤니케이션도 교육을 받는다.


요즘엔 미래의학이라는 카테고리로 빅데이터, 머신러닝, 인공지능, 디지털 등 연계도 이뤄지고 있다. 이처럼 우리나라 의학 교육의 수준은 지난 수 십년간 세계적인 수준에 도달했다고 감히 말할 수 있다.


"내과·소아청소년과 등 실습 20주로 늘린다고 젊은의사 지원 증가하지 않을 것이다"


작년 10월 보건복지부에서 필수의료 혁신 전략을 발표를 했다. 내용을 보면 필수 의조와 지역 의조라는 것이 사실 혼재 돼 있어서 명확히 구분이 구별이 안 돼 있다.


특히 이제 의대 입학부터 수렴, 병원 인력 운영에 이르기까지 의사 인력이 지역 필수 의료 분야에서 안정적으로 진료할 수 있도록 하는 인력 대책도 함께 추진된다.


그런데 나는 주어가 뭐고 목적어가 뭐고 의대 입학은 여기 왜 나오는지 잘 이해를 못하겠다.


‘필수의료’라는 용어 자체도 굉장히 낯설고, 지난 정부에서 이제 공공의료 얘기가 자꾸 나와서 공공의료 때문에 부정적인 인식이 있어서 필수의료 이렇게 만들었는지 모르겠지만 필수 의료라는 틀로 법을 발의한 분들이 계시다.


어떤 의학 교과서에서도 이센셜 메디슨(essential medicine, 필수 의학) 이런 분류는 없는 걸로 알고 있고 의학에서 필수가 아닌 건 없다고 생각한다. 필수의료를 어떤식으로 교육 현장에서 강화를 시킨다는 얘길까. 


복지부 공식 블로그에 나와 있는 내용인데, 교육 수련 혁신에서 필수 지역의료 교육을 강화하는 방책으로, 필수의료 실습 과목 비중을 50% 이상 확대한다고 써 있다.


현재의 의대 실습 시간은 △내과 10주 △외과 5주 △산부인과 5주 △소아과 5주로 돼 있고, ‘피안성’ 이라고 잘 알려져 있는 △피부과, 안과, 성형외과는 불과 1주 밖에 안 된다.


피부과 안과를 의대생들이 실습을 더 많이 하기 때문에 그 분야로 많이 가는 걸로 알고 있는 건지, 내과 실습을 20주로 늘리면 필수의료를 더 향하게 될지 정책에 굉장히 의문을 갖고 있다.


지역 의료 문제는 조금 다르다. 지역의료는 아까 지역에 환자가 없고 국민이 없기 때문에 의사가 없는 건 많지만 어쨌든 그동안 지역 의료를 우리가 꼼꼼히 살피지 못한 점은 있는 것 같다.


강원 제주는 20% 이상 그의 40% 이상이고 앞으로는 60% 이상 지역 인재를 선발할 것으로 되어 있다. 저는 이 부분은 굉장히 의미가 있고 가시적인 성과가 있을 걸로 기대를 하고 있다.


실제로 학생들이 요즘 빡빡한 커리큘럼 속에 지역사회 의료를 경험할 기회가 없다. 


작년부터 올해 2월까지 보건복지부에서 지역의료 실습이라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경상대, 고신대, 동아대, 부산대 등에 지원을 하고 한 30명 학생이 참여를 하고 있는데 굉장히 반응이 좋다.


그렇기 때문에 학생들이 지역사회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고 내 주위에 어떤 이웃이 있는지를 알면 경험하지 않는 학생보다는 훨씬 더 교육을 통한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공의 수련 개선과 관련해서, 현재도 인턴이 제대로 된 교육 수련 프로그램 없이 임상학과에서 남의 자식 따르듯 겉돌고 있는 상황에서 2년으로 늘린 들 어떤 효과가 있을지 의심스럽다. 


내과, 외과계 선택하고 소아과, 산부인과 전공의가 없으니까 강제로 돌리겠다는 그런 의도의 경우 큰 병원의 환자들이 2년째 임상 수련의를 보고 과연 필수의료 진료를 받을지 의문이 남는다.


"9개월 후 학생 입학, 시설 보강 및 교수 채용 어려워···의대 증원은 350명 적정"


의대 증원과 관련해서는 금년 1월에 가장 먼저 350명 정도가 적당함을 밝힌 바가 있다. 많은 기자분들이 근거가 뭐냐 물었을 때 근거는 없다고 그랬다.


20년 의약분업 당시 감축했던 게 350명이니까 2025학년도 정원에 그렇게 맞춰야 한다고 봤다.지금부터 따지면 불과 9개월 후에 학생들이 들어올 텐데 그 사이에 어떤 시설 보강을 하고 교수 채용을 한다는 얘기일까?


당장이라도 추가로 뽑을 수 있는 인원은 350명이라고 말했다. 


현재 의학 교육은 대형 강의실에 의자 몇 개 더 넣는다고 해결되는 게 아니고 소규모 토론실을 더 만들어야 된다. 컴퓨터 실습도 만들고, 자율학습 임상 실습기 이런 다양한 시설 투자가 필요하다. 급격한 학생 수 증가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는 뻔하다고 생각한다.


학교는 교육부 장관의 지도 감독을 받는다. 교육부에서 내려오는 각종 행정지침 명령에 관련 근거는 오로지 고등교육법 제5조입니다. 이걸로 인해 학생 교수 연구비, 총장 임면 학칙 개정까지 지금 교육부가 다 권장할 수 있다.


지금 하고 있는 교육부 행태는 학생이 유급도 안 되고 휴학도 안 된다는 거다. 남은 건 진급밖에 없다. 2003년 동덕여대 사태 당시 동덕여대에서 수많은 학생들이 거의 한 학기 내내 수업 거부를 했는데 전원 진급시켰다.


의과대학은 본과 일년 동안 공부양이 통계상 강의록 4만 1000페이지, 인쇄하면 무려 160cm에 달하는 서류 양이다.


우리 학생들은 어떤 학생들인가.


교수들도 다루기가 힘들다.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했던 제트(Z) 세대기 때문에 그런 학생들한테 이러한 고등교육법 조문을 이용한 학사 관리는 참 시대착오적이라고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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