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양보혜 기자] 오는 3월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임기가 만료되는 제약·바이오기업 대표들의 연임 여부가 주목된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내달 상장 제약·바이오기업들이 정기 주총에서 사업계획 보고와 함께 임기 만료 대표들의 재선임 여부도 의결하게 된다.
올해 임기가 끝나는 대표들은 10여 명으로 추정된다. 동국제약 오흥주 대표, 동화약품 유준하 대표, 보령제약 장두현 대표, 부광약품 유희원 대표, 삼진제약 장홍순·최용주 대표 등이다.
셀트리온제약 서정수, 셀트리온헬스케어 김형기 대표, 일동제약 윤웅섭 대표, 일동홀딩스 박대창 대표, 일양약품 김동연 대표, 한미약품 우종수 대표, GC녹십자 허은철 대표, JW중외제약 이성열 대표 등도 예정돼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오미크론 확산 등 코로나19 대유행이 장기화되면서 제약사들은 변화보단 안정을 추구할 것으로 보인다"며 "전문경영인도 교체보단 연임이, 오너 출신 대표도 재선임이 유력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국내 제약업계는 유독 장수하는 CEO들이 많다. 동국제약 오흥주 대표(64)는 올해 5연임에 성공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그는 올해 1월 내부 임원 인사를 통해 부회장으로 추대됐다.
오흥주 부회장은 서울대 약학과를 졸업한 후 지난 1989년 동국제약에 입사, 2008년 해외사업부 부사장을 맡았다. 이어 2010년 대표 취임 후 4차례 연임에 성공했으며, 지난해 3월 총괄사장으로 임명됐다.
동국제약은 오는 3월 신사옥 이전을 계기로, 향후 매출 1조 클럽 진입을 목표로 내걸었다. 실제 지난해 동국제약의 매출은 6000억원 정도로 추정되며, 이같은 상승세를 유지하기 위해 변화보단 안정을 택할 것으로 보인다.
일양약품 김동연 대표(72)는 지난 2008년 3월 대표이사로 선임된 후 올해 6연임에 도전한다. 김동연 사장의 장수 비결은 오너가(家)와 호흡을 맞추며 회사를 경영하는 데 있다.
특히 김 사장은 일양약품 정도언 회장과 보폭을 잘 맞추고 있다는 평가다. 일양약품 연구소장 출신인 그는 국산 신약 '놀텍', 만송골수성백혈병치료제 '슈펙트' 등 신약 연구개발에 기여했다.
하지만 지난해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중도 포기와 주가 부양 의혹 등으로 곤혹을 치르기도 했다. 현재 주가가 반토막 이상 떨어졌고 업계에서도 적잖은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어 금년에 이사회가 김동연 대표 재선임에 손을 들어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동화·보령·삼진·한미·JW중외 대표 '연임' 유력
평사원으로 입사해 대표로 승진한 입지전적인 인물인 유준하 동화약품 대표(58)는 올해 등기이사 선임 임기가 만료돼 재선임 대상이 됐다. 지난해 3월 대표로 임명된 그는 연임이 유력하다는 평이다.
유 대표는 경희대 화학과를 졸업, 1989년 동화약품 마케팅부에 입사한 후 마케팅부 부장, 영업본부 영업부 부장, 인사총무실 실장을 거쳐 대표 이사로 승진했다.
보령제약 장두현 대표(46) 역시 등기이사 임기만료로 재선임 대상이 됐다. 지난해 8월 대표이사로 선임된 장 대표는 오너 3세 김정균 대표(37)와 함께 보령제약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
장 대표는 내실 있는 경영을 통한 수익성 극대화에 주력하고, 김 대표는 미래성장동력 발굴 및 투자를 담당할 예정이다.
삼진제약 장홍순(66)·최용주(65) 공동대표도 연임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1월부로 승진한 오너 2세 조규석·최지현 부사장과 함께 삼진제약이 추진 중인 사업 다각화와 매출 성장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
유준하 대표와 마찬가지로 장홍순 사장은 1985년, 최용주 사장은 1982년 삼진제약에 입사해 내부 승진을 통해 대표이사까지 오른 케이스다.
한미약품 우종수(55) 대표 역시 재선임이 유력하다. 우 대표는 영남대 약대를 졸업한 후 충남대 약제학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1990년 한미약품에 입사했다.
생산·신제품개발 본부장과 부사장을 역임했으며, 2017년 3월 대표이사를 맡아 신제품 개발과 생산업무를 포함한 경영관리부문을 총괄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개량신약을 필두로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오고 있다.
JW중외제약 이성열 대표(60)는 연구개발 분야를 담당하고 있는 만큼 재선임 가능성이 높다. 현재 JW중외제약은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와 통풍 치료제, 탈모 치료제 등을 개발하고 있다.
한편, 오너가인 GC녹십자 허은철(50) 대표와 일동제약 윤웅섭(55) 대표는 재선임이 거의 확실하다. 허 대표는 창업주 고(故) 허영섭 회장 차남으로 지난 2015년부터 대표이사를 맡으며 경력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창업주 고(故) 윤용구 회장 손자이면서 윤원영 현(現) 회장의 장남인 윤웅섭 대표도 특별한 사유가 없는 이상 재선임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