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술상장특례 바이오주' 거품 꺼지나
셀리버리·피에이치·지티지웰니스 등 '거래정지'…일부 업체는 '주가 급락'
2023.10.18 12:01 댓글쓰기




[기획 2] 바이오가 유망주로 떠오르며 근래 기술특례상장으로 바이오 기업들이 우후죽순 코스닥에 입성했다. 


하지만 기업공개(IPO) 당시 내걸었던 약속과 달리 신약 개발 성과를 낸 곳은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다. 주가 하락으로 다수의 투자자들이 손실을 입은 것을 물론이고 일부 기업들은 거래정지 위기에 처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기술평가특례와 성장성추천특례로 상장한 바이오 기업 수는 △2018년 17개 △2019년 17개 △2020년 16개 △2021년 11개 △2022 10개다. 올해는 9월 6일 기준 7개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술특례상장은 기술평가특례와 성장성추천특례로 나뉜다. 


기술평가특례상장은 수익성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도 기술력이 우수한 기업에 대해 외부 검증기관을 통해 심사한 뒤 상장 기회를 주는 제도로 지난 2005년 도입됐다.


거래소가 지정한 전문평가기관(기술보증기금, 나이스평가정보, 한국기업데이터) 중 두 곳에 평가를 신청해 모두 BBB등급 이상을 받아야 하고, 한 곳에서는 A등급 이상을 받아야 기술특례로 상장할 수 있다.


성장성추천특례상장은 지난 2017년 마련됐으며, 자기자본 10억 원 이상 및 자본잠식률 10% 미만 조건을 충족한 기업 중 상장 주선인이 후보 기업의 성장성이 충분하다고 판단할 경우 추천을 거쳐 증시에 입성할 수 있는 제도다.


기술특례상장 중 가장 수혜를 입은 곳은 바이오 업체다. 지난 2018년에는 기술특례상장 기업 21개 중 16개, 2019년에는 22개 중 17개, 2020년에는 25개 중 16개가 바이오업체였다.


물론 기술특례상장에 바이오 기업이 집중된 이유가 있다. 


신약 개발에는 통상 1조 원 이상의 자금이 필요하고 평균 10여년이 소요된다. 단기간에 매출이 발생하기 쉽지 않기 때문에 연구개발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다.


하지만 대부분의 기업이 상장을 추진할 당시 약속했던 실적 및 개발 성과를 이뤄내지 못했다. 기술평가특례 및 성장성특례로 상장한 기업 중 신약 개발로 실적 성과를 낸 곳은 에이비엘바이오 한 곳에 불과하다.


바이오 기업에 대한 신뢰가 하락하면서 일부 주주들 사이에서는 “바이오 기술특례상장은 사기가 아니냐”는 불만이 잇따르고 있다. 


거래 정지 관리종목 지정 위기


코스닥 성장성추천특례상장 1호 기업인 셀리버리는 올해 1분기 감사의견 거절을 받고 지난 3월부터 거래가 정지돼 상장폐지 위기에 놓여 있다.


감사의견 거절은 정보 제한으로 감사인이 의견을 표명하기 어렵거나 사업의 계속성이 불확실할 경우 내는 입장이다. 기업이 이의신청을 하지 않거나 거래소로부터 이의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상장폐지 절차를 밟게 된다.


셀리버리는 약리 물질 생체 내 전송 기술(TSDT) 플랫폼 기반 신약 개발사로 지난 2018년 11월 코스닥 시장에 입성했다.


2021년 TSTD를 기술이전하는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지만 실제 계약으로 이어지지 않았고, 추진하던 증자까지 불발됐다.


셀리버리 주가는 2021년 1월 29일 10만3460원으로 최고가를 기록한 이후 줄곧 하락했으며, 거래정지 직전인 3월 24일 6680원까지 떨어졌다.


조대웅 셀리버리 대표는 “당사 목표는 개선기간 내 정상적인 방식으로 거래 재개”라고 밝혔으나, 직원들의 퇴사가 잇따르며 정상화는 더욱 어려워진 상황이다. 


셀리버리 내부 직원은 6월 말 기준 32명으로 전년 대비 70명 감소했으며, 연구개발 인력은 78명에서 22명으로 줄었다.


최근에는 소액주주 55명이 주주연대를 결성하고 5%의 지분을 확보하며 공동 대응에 나섰다. 임시 주주총회를 개최해 현 경영진에게 책임을 묻고, 경영 정상화를 이뤄내겠다는 목적이다.


비슷한 상황이 놓인 기업들도 다수다. 


2017년 3월 상장한 에스디생명공학은 금년 3월 22일 감사의견 거절을 받고 회생절차에 들어가 현재까지 거래가 정지된 상태다. 


감사의견 거절 이유는 ‘감사범위제한 및 계속기업 존속능력 불확실성’이다. 현재 시장에 매물로 나왔으며 대원제약이 인수를 추진 중이다.


피에이치씨와 지티지웰니스도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다 지난 3월 22일 감사의견 거절을 받았다.


인트로메딕의 경우 현재 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에서 상장폐지 여부를 심의하고 있으며, 이노시스는 거래정지 후 재개를 위해 경영권 공개매각 추진을 결정했다. 지나인제약은 거래정지 상태였다가 상장폐지 절차를 밟고 있다. 


공모가 대비 주가 반토막…80% 이상 급락 업체도


거래정지 위기까지 가지는 않았지만 공모가 대비 주가가 반토막 이상 난 기술특례상장 바이오 기업도 상당수다. 


9월 27일 기준 기술평가특례상장 기업 중 가장 큰 등락률을 보인 곳은 파멥신이다. 파멥신은 공모가 6만 원에서 현재 주가 1190원으로 98% 급락했다.


이어 엔지켐생명과학도 5만6000원에서 1505원으로 -97%, 아이큐어는 6만5000원에서 2115원으로 -94%, 바이젠셀도 5만2700원에서 5450원으로 -90% 등으로 하락했다.


▲네오펙트 -88% ▲셀리드 -86% ▲비엘 -86% ▲디엑스앤브이엑스 -85% ▲에스씨엠생명과학 -82% ▲네오이뮨텍 -78% ▲아이진 -77% ▲지니너스 -76% ▲메드팩토 -76% ▲젠큐릭스 -72% ▲강스템바이오텍 -72% ▲큐리언트 -71% ▲미코바이오메드 -70% 등을 기록했다. 


국내 코스닥 기술특례 상장 1호 기업 헬릭스미스도 공모가 대비 주가가 70% 감소했다. 헬릭스미스는 지난해 말 최대주주가 변경되는 과정에서 헐값 매각 논란에 휩싸이며 기업 가치가 급락했다. 


이밖에 압타바이오, 신라젠, 라이프시맨틱스, 팬젠, 피플바이오, 지놈앤컴퍼니 등이 -50% 이하 등락률을 기록 중이다.


성장성추천특례상장 기업들의 상황도 비슷하다.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는 6만원에서 4385원으로 –93%, 압타머사이언스는 2만5000원에서 3635원으로 -85%, 올리패스는 2만원에서 3185원으로 -84%, 클리노믹스는 1만3900원에서 2450원으로 -82% 등의 공모가 대비 등락률을 기록했다. 


이밖에 ▲제놀루션 -71%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 -62% ▲고바이오랩 –38% 등이 공모가 대비 급락했다.


바이오주, 주가 부진에도 하반기 IPO 도전 잇따라


바이오주에 대한 불신이 커지면서 올해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대다수 바이오 기술성장기업들은 수요예측에서 부진한 성적을 거뒀다.


지아이노베이션은 수요예측에서 26.7대 1로 가장 저조한 경쟁률을 기록했으며, 큐라티스(52.89:1), 프로테옴텍(94.1대 1), 큐리옥스바이오시스템즈(191대 1)순이었다. 


바이오인프라는 수요예측에서 1594.95대 1로 유일하게 1000대 경쟁률을 기록했지만 주가는 공모가 대비 떨어진 25.6% 떨어진 상황이다.


다른 기업들 주가도 대체적으로 부진하다. 에스바이오메딕스(44.9%), 큐라티스(20.6%), 프로테옴텍(16%)도 공모가 대비 큰 폭 하락했다. 


바이오주가 고전하고 있지만 하반기에는 엔솔바이오사이언스, 피노바이오, 와이바이오로직스, 오상헬스케어 등이 기술특례상장에 도전한다.


다만 해당 기업들이 앞서 IPO에 도전했다 고배를 마신 적이 있는 만큼 연내 코스닥 입성에 성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엔솔바이오사이언스는 이번이 세 번째 코스닥 상장 도전이며, 와이바이오로직스는 지난 2021년 상장에 도전했다 예비심사가 6개월 넘게 지연되면서 자진철회한 뒤 두번째다. 


오상헬스케어도 2021년 한 차례 고배를 마신 뒤 두 번째 도전이며, 피노바이오는 기술성 평가에 재도전한 뒤 상장을 추진 중이다.


정윤택 제약산업전략연구원장은 “코로나19 펜데믹 시기 자금 유동성이 풍부했으나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굉장히 위축됐다”며 “기술특례상장도 바이오가 차지하는 비중이 굉장히 높았는데 장벽이 높아지고 예전의 30% 수준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투자자 입장에서는 엑시트가 필요한데 시장이 위축되면서 불가능해지고, 이 영향으로 기존 기술특례상 기업들에 대한 기대심리가 꺾이면서 IPO에 성공한 기업들도 투자 측면에서 밸류가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최근 증권거래소에서 기술특례상장에 대한 완화 조치를 발표했는데 제도 개선 전환점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내다봤다.


[위 내용은 데일리메디 오프라인 가을호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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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영숙 10.26 15:04
    3년째죽쑤고있네요.글쟁이기자들은상황파악하고.글쓰는지궁금하네요.엔솔바이오.어쩌다올라온뉴스..뭔가많이부족하네요.
  • 김우진 10.19 15:15
    기자 한심하네요.

    오상헬스케어는 지금 일반상장 신청해서 추진중인데.

    짜집기하나
  • 건의 10.18 14:32
    실적 없으면 사기협의로 구속하는 법을 만들라.  아무것도 없는데 구라친 저게 사기지 뭐가 사기냐?
  • 김그래 10.18 14:04
    셀리버리 는 최악입니다ㆍ 회사가 노력도 안하고 상장폐지 를 기다리는 듯~ 제발 취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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