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업계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오는 1월 8일부터 11일(현지시간)까지 진행되는 세계 최대 투자 행사 ‘2024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JPMHC)’에 참석, 글로벌 교류 협력에 나선다.
이번에 개최되는 JP모건 컨퍼런스에는 전 세계 보건의약계 산업 종사자를 비롯해 정부 관계자, 투자자들이 최신 시장 동향을 공유하고 의료 혁신에 대한 협력을 논의한다.
세계 최대 투자 행사이기 때문에 인수합병(M&A), 기술이전 논의 가능성도 크다. 일례로 한미약품의 2015년 행사 참여 후 5조원 기술이전 계약 체결 사례는 매년 회자되고 있다.
올해 공식 초청된 585개 기업 중 홈페이지에 게재된 초청 한국 제약바이오기업은 9개사로 ▲삼성바이오로직스▲셀트리온▲SK바이오팜▲SK바이오사이언스▲한미약품▲유한양행▲롯데바이오로직스▲지아이이노베이션▲카카오헬스케어 등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존림)·셀트리온(서정진)·SK바이오팜(이동훈)·유한양행(김열홍)·카카오헬스케어(황희)·롯데바이오로직스(이원직)는 6개 기업이 발표기업(메인트랙, 아시아·태평양(APAC) 세션)으로 나서고, 지아이이노베이션·한미약품·SK바이오사이언스는 일대일 미팅기업으로 참석한다.
'메인트랙' 발표 삼성바이오로직스·셀트리온···서정진 무대 복귀 눈길삼성바이오로직스(대표 존림)는 올해로 8년 연속 JP모건 공식 초청을 받아 JPMHC 메인트랙에서 발표를 진행한다. 글로벌 제약바이오 업체들과 어깨를 견준다
존림 대표는 1월 9일(현지시간) '혁신을 뛰어넘는 또 한 번의 도약(Leap Forward, Beyond the Reach of the Past)'을 주제로 금년 주요 성과와 내년도 계획, 비전 등을 공유할 계획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제2바이오캠퍼스 및 5공장을 준공 중으로, 준공 중인 5공장과 곧 지어질 6~8공장의 생산능력과, 내년 생산 계획 중인 항체약물접합체(ADC) 포트폴리오도 소개할 전망이다.
5공장은 총 1조 9800억원을 투입해 18만리터의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완공 이후 1~5공장을 합치면 총 78만 4000리터로, 생산능력 만으로 세계 최대규모 초격차 경쟁력을 갖추게 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행사기간 동안 투자자 및 잠재 고객사와 미팅을 진행하면서 차별화된 글로벌 CDMO 경쟁력을 알리고 파트너십을 확대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셀트리온(대표 기우성)도 메인트랙에서 발표를 진행한다. 셀트리온은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바이오 시밀러 CT-P17을 비롯 2025년까지 11개의 제품 라인업에 대한 시장 경쟁력을 알릴 계획이다.
내년 2월 미국에서 신약으로 출시 예정인 ‘짐펜트라(램시마SC 미국 제품명)’는 셀트리온의 주력 제품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추가 신약 개발에 대한 의지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올해 회사 복귀 이후 직접 발표에 나서는 첫 글로벌 행사로, 청사진을 공유하고 글로벌 빅파마, 투자자, 산업계 등 네트워킹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전망이다.
셀트리온은 임상 및 유전체 데이터를 활용해 맞춤형 질환 예방 및 관리 솔루션 개발, ADC,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 등 여러 사업영역 확대도 적극적으로 도모하고 있다.
성장성 주목 SK바이오팜·롯바·지아이이노베이션·카카오헬스케어
이동훈 SK바이오팜 대표이사는 행사 첫 날 행사장 근처인 매리어트 마르퀴스호텔 'APAC 볼룸'에서 아시아·태평양(APAC) 세션을 통해서 회사 비전 등 기업 알리기에 나선다.
SK바이오팜은 자체 개발한 뇌전증 신약 '엑스코프리'를 미국서 판매 중이다. 회사에 따르면 후속 제품은 다른 기업으로부터 인수할 계획으로, 이번 행사에서 논의가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그룹 계열사 SK바이오사이언스는 1:1 미팅에 참석한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이번이 두 번째 참여로, 앞서 행사와 마찬가지로 이원직 롯데바이오로직스 대표가 아·태 세션 발표 트랙에서 CDMO(위탁개발생산) 사업 중장기 비전을 공유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BMS의 미국 시러큐스 공장 인수에 이어 삼성바이오와 인접한 송도 메가플랜트 부지 확보로 생산능력이 확대된 점, ADC, 오픈이노베이션 등 전략을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롯데그룹 오너 3세인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 겸 롯데바이오로직스 글로벌전략실장이 경영에 참여한 만큼 롯데그룹 이름을 활용하는 형태를 통해서도 회사를 적극 알릴 전망이다.
카카오헬스케어는 올해 처음으로 아·태 세션에서 발표에 나설 것으로 보여 이목이 쏠린다. 발표는 황희 대표이사가 직접 나선다.
이번 발표에서 카카오헬스케어는 주요 사업인 카카오톡 기반 병원 진료예약 서비스와 내년 2월 출시 예정인 초개인화 당뇨병 관리 솔루션 ‘파스타’ 등에 대해서 소개할 것으로 보인다.
지아이이노베이션은 3년 연속 공식 초청을 통해 행사에 참석한다.
면역항암제 GI-101·GI-102와 키트루다 등 PD-1 항체, 아테졸리주맙 등 PD-L1 항체 면역항암제와 병용요법 미국 특허를 통해 독점권리를 확보하는 등 성과로 기술이전을 타개한다.
지난달엔 면역항암학회(SITC)에서 GI-101과 키트루다 병용요법 및 GI-102 단독요법을 포함해 총 4건의 연구 성과에서 면역항암제 내성 극복 가능성도 보여줬다.
특히 유한양행 등에 조(兆) 단위 기술이전, 금년에는 일본 마루호에도 알레르기 치료제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번에도 기술이전 논의가 이뤄질지 관심이 모아진다.
전통 제약사 중 유일 한미약품·유한양행
국내 전통 제약사 가운데 홈페이지에 실리는 공식 초청 제약사는 한미약품과 유한양행이 유일하다. 한미약품은 미팅기업으로, 유한양행은 아·태 세션 발표에 나선다.
우선 한미약품은 이번 행사에 1:1 미팅 기업으로 참석한다. 한미약품의 경우 해당 행사를 통한 기술이전 경험이 많은 회사로 이번에도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특히 한미약품은 금년 그룹사 미래 성장 동력으로 ‘비만 관리’를 선정하고, ‘비만’ 프로젝트 ‘H.O.P(Hanmi Obesity Pipeline)’를 통해 맞춤형 포트폴리오를 계획 중이다.
기술반환 됐으나 한국인 맞춤형 GLP-1 비만 치료제로 개발 중인 에페글레나타이드는 물론 항암신약, 희귀질환 신약 등 다수 임상이 진행 중인 만큼 기술이전 가능성은 충분하다.
유한양행은 김열홍 R&D 총괄사장이 아·태 세션 발표에 나설 예정이다.
유한양행은 렉라자(레이저티닙)와 얀센 리브레반트(아미반타맙) 병용요법의 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EGFR) 돌연변이가 있는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제 효과 등을 홍보할 것으로 보인다.
얀센이 최근 '마리포사' 임상 연구 결과를 토대로 리브레반트와 유한양행 렉라자의 병용요법을 미국(FDA)과 유럽(EMA) 1차 치료제 판매 허가 신청한 상태로, 글로벌 상업화를 목전에 두고 있다.
유한양행 입장에선 기술이전을 위해 제2의 렉라자로 거론되고 있는 알레르기 신약 후보물질 ‘YH35324(GI-301)’ 등에 대한 임상 연구 성과 등 회사 비전에 대해서도 공유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