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그룹과 OCI그룹의 통합을 둘러싸고 한미약품그룹 오너들 간 갈등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고(故) 임성기 한미약품그룹 창업주 장남 임종윤·차남 임종훈 사장이 경영 복귀 입장을 피력, 향후 추이가 주목된다.
임종윤·종훈 사장은 13일 "이사회를 통해 경영권 교체 후 지주사 한미사이언스 대표에 임종훈 사장이, 자회사 한미약품 대표이사로 임종윤 사장이 각자 대표이사로 직접 경영에 나서려고 한다"고 밝혔다.
임종윤·종훈 형제는 지난 8일 본인들을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내용을 담은 주주제안을 제출한 바 있다.
두 형제 측은 "이번에 행사한 주주 제안의 목적은 단순한 이사회 진입이 아니라 선대 회장 뜻에 따라 지주사와 자회사의 각자 대표이사로 한미약품그룹을 경영하겠다는 분명한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오는 3월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사진 구성을 둘러싼 표 대결이 예상된다.
임종윤·종훈 외 특수관계인 지분은 28.4%로, 송영숙 회장 외 특수관계인 지분 31.9%과 근소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임종윤 사장은 "선대회장 작고 이후 지난 3년 동안 현 경영진은 미래 사업에 대한 비전 제시는커녕 비합리적이고 불투명한 밀실 경영을 통한 심각한 기업가치 훼손과 주가 하락은 물론 피인수합병 결정으로 한미사이언스의 지주사 지위까지 상실되게 방치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인수합병으로 지주사 지위 상실 시 한미사이언스는 단순 한미약품 주식 40%와 현 헬스케어 사업 등의 기업가치만 인정받아 대략 현 주가의 67%인 2만5000원 수준에 그쳐 선의의 주주들이 입는 직접 손실액 피해 역시 심각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임종윤, 임종훈 사장은 "새롭게 구성될 이사회는 한미사이언스에 대한 지주사로서 지위를 공고히 다짐과 동시에 모든 가용 전략을 동원해 현 주가를 팬데믹 이전 2018년 수준 이상으로 회복시켜 전(全) 주주 권익을 충실히 보호하며, 이사회 운영 공정성과 투명성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초격차 지배구조 완성으로 선대회장님 유업인 전통과 혁신의 한미 신약 개발역사가 불손한 외부세력으로부터 훼손되는 것을 막고 한미약품 100년을 위해 흔들림 없이 이어 나아가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