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그룹 "임종윤 경영 복귀, 사익 추구 의도"
"사장 재임 10년간 회사 출근 거의 안하고 개인 사업에 몰두" 비판
2024.02.14 05:08 댓글쓰기



고(故) 임성기 한미그룹 창업주 장남 임종윤·차남 임종훈 사장이 경영 복귀 입장을 피력한 가운데, 한미그룹 측이 유감스럽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미그룹과 OCI그룹 통합을 둘러싼 갈등이 격화하면서 비방전으로 번지고 있다.


13일 한미그룹은 최근 한미약품 임종윤 사장 등이 스스로를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내용을 담은 주주제안을 제출한 것과 관련해 "예상된 수순으로 이 같은 행보는 사익을 위해 한미를 이용하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날 임종윤·종훈 사장은 "이사회를 통해 경영권 교체 후 지주사 한미사이언스 대표에 임종훈 사장이, 자회사 한미약품 대표이사로 임종윤 사장이 각자 대표이사로 직접 경영에 나서려고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임종윤 사장은 "선대회장 작고 이후 지난 3년 동안 현 경영진은 미래 사업에 대한 비전 제시는커녕 비합리적이고 불투명한 밀실 경영을 통한 심각한 기업가치 훼손과 주가 하락은 물론 피인수합병 결정으로 한미사이언스의 지주사 지위까지 상실되게 방치했다"면서 "이번 주주제안 목적은 단순한 이사회 진입이 아니라 한미그룹을 경영하겠다는 분명한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고 복귀 이유를 밝혔다.


한미그룹은 임종윤 사장 행보를 두고 의아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임종윤 사장이 그동안 개인 사업에만 몰두했고 한미약품 경영에는 무관심했기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한미그룹 측은 "지난 10년간 임종윤 사장은 한미에 거의 출근하지 않았고, 본인이 사내이사로 재임하는 한미약품 이사회에도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며 "일례로 2023년 상반기 5차례 열린 한미약품 이사회에 임종윤 사장은 단 1회 참석한 반면, 개인 회사인 DX&VX의 2023년 상반기 이사회에는 100% 참석률을 보였다"고 말했다.


이어 "이 같은 이유로 임종윤 사장 주주제안 진정성은 의심받을 수밖에 없다"면서 "경영권 분쟁 상황을 만들어 인위적으로 주가를 끌어올리고, 이를 통해 본인의 다중채무를 해결하는 동시에 한미그룹을 개인 기업에 활용하려는 사익 추구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또 한미그룹에 따르면 임종윤 사장은 임성기 창업 회장 별세 이후 가족들에게 부과된 5407억 원의 상속세 중 가장 적은 352억 원만 납부했다. 


임 사장은 상속받은 한미사이언스 주식 대부분을 본인 사업과 개인 자금으로 활용해 왔다. 


임종윤 사장이 보유한 한미사이언스 주식 693만5029주 대부분은 주식담보대출에 사용됐으며, 주가 하락으로 담보가 부족해지면서 직계 가족들이 보유한 한미사이언스 주식 154만3578주까지 추가 담보로 활용됐다. 


이 같은 담보대출을 활용한 금융권 차입금만 1730억 원에 달해 임 사장은 연간 100억 원에 육박하는 이자 비용을 부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그룹은 최근 임종윤 사장 측 가처분 소송 보조참가자로 등록된 '케일럼엠' 최대주주가 대부업을 하고 있다는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서도 임종윤 사장 측이 명쾌한 해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임종윤 사장이 인수한 뒤 회사 경영 상황이 좋아졌다는 DX&VX도 사실상 내부거래를 통한 착시 매출이 많다는 주장이다.


한미그룹 측은 "임종윤 사장은 코리컴퍼니, 오브맘컴퍼니, 오브맘코리아 등 20여 개인 회사를 활용해 DX&VX 심폐 소생에 나서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외에도 임 사장은 상속세 재원 마련을 위해 한미사이언스가 DX&VX와 코리그룹을 활용해야 한다는 제안을 수차례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그룹 측은 "내부 거래 매출을 제외하면 만성 적자 상태를 탈출하기 어려워 보이는 DX&VX의 활용은 불가능했다"며 "DX&VX 활용은 한미사이언스 주주 가치를 심각히 훼손하는 것으로, 한미 경영진의 배임에 해당할 수도 있어 성사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한미그룹은 향후 OCI그룹과의 통합 절차를 차질 없이 추진해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한미그룹 측은 "OCI그룹과의 통합으로 창업주 임성기 회장에서 시작된 'R&D 중심 신약개발 기업'이라는 경영철학과 한미 DNA를 지키고 한국 시장을 넘어 진정한 글로벌 플레이어로 도약코자 한다"며 "법률과 절차에 따라 OCI그룹과의 통합을 차질없이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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