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권·전남권, 메가시티로 '의대 신설' 승부수
정부, 지역의대 신설보다 증원 방향으로 추진하자 지자체 간 '의기투합'
2023.11.14 06:11 댓글쓰기




지난 13일 세종시 지방자치회관에서 열린 '준비된 메가시티, 충청시대 선포식'에서 (왼쪽부터)김태흠 충남지사, 김영환 충북지사, 최민호 세종시장, 이장우 대전시장이 '충청 정부연합 규약' 합의문에 서명 후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기존 의대의 입학정원 확대 논의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함께 거론됐던 지역의대 신설은 우선순위에서 점차 밀려나는 모양새다. 의대 정원 확대로 의료계도 공감을 표한 상황에서 정부도 이들의 반발을 초래할 정책을 추진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이에 의대 신설을 염원하는 지자체들은 인근 지자체와 손을 잡아가며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충북도·충남도·세종시·대전시 등 충청권 4개 시도는 지난 13일 세종시 지방자치회관에서 ‘준비된 메가시티, 충청시대 선포식’을 개최했다.


충청권 시도지사는 이날 충청권 메가시티의 성공적 출범과 활성화를 위해 ‘지방의료 재건을 위한 국립 지방의대 신설과 의대정원 확대 시 우선 할당’ 등 충청권 주요 현안에 대한 4개 시도지사 공동 노력과 대응을 약속하고 국가적 차원의 과감한 지원을 촉구했다.


충청권 4개 시도는 각기 의대 신설을 요구하고 있다. 의대가 없는 세종시와 국립의대가 없는 충남도는 의대 신설을, 대전시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의 과학기술의학전문대학원 신설, 충북은 국립 치대 신설을 지속적으로 거론했다.


이 같은 요구를 충청권 특별지방자치단체 합동추진단을 통해 하나의 목소리로 집중시키고 있다. 


충청권은 지난 2015년부터 충청권 상생협력기획단을 운영하고 있으며, 올해 1월에는 충청권 특별지방자치단체 설립을 위한 합동추진단을 출범해 광범위한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 


기존 충청권 의대의 지역인재전형도 충청권 전체 고교생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김영환 충북지사는 이날 “지역소멸을 넘어 대한민국 소멸의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충청권 4개 시도가 힘을 합쳐 대한민국의 중심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전남 범도민 의대유치 추진委 11월 발족 “서울 의사 100명보다 전남 의사 1명 더 중요”


전남지역 유일 의대 신설을 두고 오랜 기간 경쟁상대였던 목포시와 순천시도 의기투합했다.


전남지역 30년 숙원사업을 해결하는 데 지역간 갈등이 걸림돌로 작용한다는 우려에서다.


이에 전남도와 목포시, 순천시는 지난 2020년 ‘전남 도내 의대유치 공동협력 협약식’을 열며 공동대응에 나서기 시작했다.


특히 전남도의회는 지난해 7월 의대 유치 대책위원회를 구성한 데 이어, 이달 중으로 산발적으로 운영되던 도내 의대 유치위원회들을 아우를 ‘범도민 의대 유치 추진위원회’를 발족할 예정이다.



지난달 17일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소병철 의원 등 전라남도 지역구 의원들이 전남 지역 의대 신설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전남도 의대 유치 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는 전남도의회 신민호 의원은 “범도민 추진위가 내부적으로 결속하고 있는 과정으로, 11월 중 발족 예정이다. 정부도 이에 상응하는 정책적 의지 표명이 따라야 한다”고 밝혔다.


신 의원은 의대 정원 확대만 부각되는 것에 심각한 우려를 표했다.


신 의원은 “광주 소재 의과대 졸업생이 전남지역에 머무르는 경우가 20%밖에 안 된다. 전국에 의사가 몇 명 있든, 서울에 100명이 더 있든말든 우리는 전남에 의사가 1명이라도 더 존재하는 게 중요하다. 전남지역 의대 신설과 지역의사제 도입이 반드시 필요한 이유”라고 목소리 높였다.


지역의대 신설에 가장 큰 우려는 종합병원과 교원 등 교육인프라를 새로 구축해야 하는 부담이 따르고, 자칫 교육 질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이에 신 의원은 “의대 신설이 되면 종합병원 건립은 당연히 따라와야 한다. 단편적으로 목포나 순천의 의료원을 활용하는 방안도 있고, 이밖에도 지자체에서 할 수 있는 방법들은 충분히 있다. 의대 신설이 허가되면 전남도와 목포시, 순천시, 두 대학은 책임감을 갖고 예산을 분담하고 운영의 묘를 찾아 나설 것”이라고 자신했다.


목포대와 순천대가 의대 형태와 운영에 대한 합의안을 우선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에 그는 “두 대학이 합의안 마련을 위한 공동추진위 결성을 진행 중”이라면서도 “정부가 의대 신설에 대해 아무런 움직임도 없으면서 지자체가 결정부터 해보라고 재촉하는 건 도민들을 우롱하는 처사다. 줄 생각도 안 하면서 마치 지자체들끼리 싸워서 못 주는 양 프레임을 짜가는 모양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전남도는 대한민국의 이류 국민이 아니다. 우리도 건강권을 보장받을 권리가 있다. 정부가 더 적극적으로 지역의대 신설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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