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일한 제왕절개 해도 의료기관별 '수십만원差'
내달 1일 DRG 시행, 국제질병분류 기준상 주진단 설정하면 '손해'
2013.06.28 20:00 댓글쓰기

[단독]7월 1일부터 종합병원급 이상 의료기관까지 포괄수가제(DRG)가 확대 시행되지만, 기준대로 청구하는 의료기관이 금전적으로 손해를 보는 사례가 발생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의료계에 따르면 DRG는 주진단 분류번호에 따라 진료비 범주가 결정된다. 부진단과 수술분류 번호에 따라 해당 주진단의 진료비 범주 내에서 중증도를 반영한 진료비가 최종 확정된다.

 

하지만 동일한 행위의 시술 및 처치를 했더라도 ‘주진단’, ‘부진단’ 순서를 어떻게 설정해서 청구하느냐에 따라 책정 금액은 수 십만원의 차이를 보인다는 것이다.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은 산부인과의 제왕절개 분만이다. 국제질병분류 준칙은 제왕절개 분만을 한 환자의 ‘주진단’은 이를 시행하게 된 원인 질병이 돼야 한다.

 

하지만 심평원의 청구프로그램은 제왕절개 분만을 ‘주진단’으로 부여해야만 중증도 반영이 가능하다.

 

실제 ‘전치태반에 의한 제왕절개 분만’을 시행했을 때, 국제 질병분류 준칙대로 ‘출혈을 동반한 전치태반(O44.1)’을 주진단으로, ‘선택적 제왕절개에 의한 분만(O82.0)’을 부진단으로 놓고 수술처치(R4517)를 했을 때 금액은 103만7680원이다.

 

반면, 주진단을 ‘선택적 제왕절개에 의한 분만(O82.0)’으로, 부진단을 ‘출혈을 동반한 전치태반(O44.1)’으로 바꿀 경우 DRG금액은 110만5210원으로 다르게 책정된다.

 

‘태반의 조기 분리에 의한 제왕절개 분만’의 경우 이 차이는 더 커진다. 상세불명 태반의 조기 분리(O45.9)를 주진단으로, 응급 제왕절개 분만(O82.1)를 부진단으로 설정하면 DRG 금액은 262만8063원이다.

 

행위별수가와 비교했을 경우 74만7000원이나 적게 받는다. 제왕절개 분만이 109.1% 수준으로 책정된 부분을 생각한다면 턱 없이 낮은 수준이다.

 

반면, 현 DRG그루퍼대로 주진단에 ‘응급 제왕절개에 의한 분만(O82.1)’을, 부진단에 상세불명 태반의 조기 분리(O45.9)를 설정하면 DRG금액은 321만3153원으로 60만원 가까이 차이가 난다.

 

‘임신성 당뇨에 의한 제왕절개 분만’ 역시 국제 질병분류 준칙과 현 DGR그루퍼 중 어느 것을 주진단으로 코드를 부여하느냐에 따라 35만원 정도 차이를 보였다.

 

심평원 "미처 파악치 못한 부분-제도 보완 검토 중"

 

이는 대학병원 수 곳에서 DRG 시행을 앞두고 청구프로그램을 점검하고 교육하는 과정에서 발견됐다.

 

한 대학병원 관계자는 “그동안 사업을 시행하면서 꾸준히 제기된 국제 질병분류 준칙과 DGR 그루퍼 문제를 해결하지 않은 채 전 의료기관에 포괄수가제가 당연 적용된다”며 “DRG를 운영하는 심평원의 전문성이 의심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심평원의 왜곡된 심사지침은 의료기관으로 하여금 과거 행위별수가제와 같이 의무기록 질병분류 DB와 다른 건강보험청구용 DB를 만들어 청구할 수밖에 없도록 한다”고 비판했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심평원 관계자는 “미처 파악치 못한 부분이지만 주진단은 통계청에서 제시한 질병분류 준칙에 따라야 한다는 원칙이 지켜지는 것이 맞다”는 원론적 입장을 보였다.

 

그는 “진단 상병은 질병군 간에 영향을 미치는데, DRG에 7개 질병군만 적용하다보니 이 같은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라며 “현재 제도 보완을 위한 검토 중에 있다”고 답했다.



댓글 0
답변 글쓰기
0 / 2000
메디라이프 + More
e-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