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괄수가제(DRG) 시행 '환자 재원일수' 감소'
서울대 최숙자 박사 '의원급 항문수술 가장 많이 줄어-일부 수술은 오히려 늘어'
2015.04.17 13:00 댓글쓰기

2002년 선택참여방식으로 시작된 포괄수가제(DRG)의 제한적 효과 검증이 이뤄졌다. 지난 2013년 7월 7개 질병군 DRG 강제 시행이전 제도 시행결과, 환자 재원일수가 일부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최숙자 박사[사진]는 지난 17일 서울대에서 열린 '2015 한국보건경제・정책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2002년부터 2008년까지 시행된 수정체수술, 편도수술, 항문수술, 제왕절개술에 대한 DRG 효과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최 박사 연구에 따르면 대부분의 질병군에서 행위별 지불제도를 선택한 기관에 비해 DRG를 선택한 기관의 재원일수가 줄었다. 특히 의원에서 이뤄진 항문수술의 감소폭이 컸다.

 

항문수술은 의원급 참여가 71.5%에서 86%까지 증가해 매력적이었던 것으로 비춰졌다. 참여 의원과 불참 의원 간 재원일수도 10일정도 차이가 났다. 입원일수를 줄이고 수익은 늘릴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반면 수정체수술의 경우 DRG가 가지는 선택 유인도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수정체수술이 이뤄지는 안과의 경우 2004년 모든 의료기관이 DRG에 참여했다. 이들은 재원일수도 늘어났다.

 

의원에서 이뤄진 편도수술과 병원에서의 제왕절개술도 포괄수가제 적용 후 재원일수가 증가했다. 의원급 편도수술은 평균 0.7일, 병원급 제왕절개술은 0.2일 길어졌다.

 

이에 대해 최 박사는 "병원과 의원의 차이가 컸으며 통계적으로 재원일수를 줄이는 효과는 있지만 현실에서의 가시적 효과는 크지 않다"면서 "질환 중증도가 병의원 간 차이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그는 "병원의 경우 모든 질병군에서 개별 환자의 특성 중 환자의 중증도가 가장 크게 영향을 줬다"면서 "제왕절개술의 경우 중증도가 87.1%인데 비해 의원에서의 중증도는 59%에 불과했다"고 덧붙였다.

 

반면 "의원은 개별환자의 특성보다 집합적인 환자 특성과 설립형태, 종별특성, 소재지 등에 따라 차이가 있었다"면서 "DRG 참여시 의원급에서만 증가한 것에 대해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최 박사는 "선택적 DRG를 통해 의료인의 경영의식이 크게 신장되는 효과가 있었다"고 해석했다.

 

지금까지 정부 주도로 제도가 도입되고, 의료인들에게 별다른 선택권이 주어지지 않았던 것에 반해 DRG는 행위를 포함한 운영 전반에 대한 고려를 할 수 있게 됐다는 설명이다.

 

그는 "제도 시행에 있어 의료인들이 어떻게 받아들이고 고민하는지, 제도 적용방식에 대한 정책 결정자들의 고민은 무엇인지, 어떤 주변효과가 발생하는지 등에 대해 함께 고민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첨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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