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 천연물신약서 발암물질 벤조피렌 등 검출
한의계 '부실한 안전성 검증 결과'…식약처 '극미량이어서 안전'
2013.04.02 06:35 댓글쓰기

(서울=연합뉴스) 하채림 기자 = 병의원에서 환자들에게 널리 쓰이고 있는 천연물신약 6종 모두에서 발암물질이 검출됐다.

 

보건당국은 그러나 이들 약품으로 섭취하게 되는 발암물질의 양은 극미량이어서 인체에 해롭지 않은 수준이라는 입장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건강보험에 등재된 천연물신약 6종을 수거 검사한 결과 6종 전부에서 발암물질 벤조피렌 또는 포름알데히드가 검출됐다고 1일 밝혔다.

 

천연물신약은 식물 또는 한약을 에탄올 등으로 추출해 알약이나 캡슐 등으로 만든 의약품으로, 현재 6종이 건강보험에 등재돼 있다.

 

식약처 검사 결과 6품목의 천연물신약 중 A제품을 제외한 5품목에서 포름알데히드 1.8~15.3ppm(㎎/㎏, 100만분의 1)이 검출됐다.

 

관절염 증상 완화와 소염진통 효과로 허가받은 한 제품의 경우 검체 3건에서 모두 9.2~15.3ppm의 포름알데히드가 나왔다.

 

또 이들 6품목 가운데 B제품을 제외한 5품목에서 벤조피렌 0.2~16.1ppb(㎍/㎏, 10억분의 1)이 검출됐다.

 

특히 베스트셀러 천연물신약인 C제품의 벤조피렌 측정치는 11.2~16.1ppb로 다른 4품목보다 훨씬 높게 나타났다. 6품목 중 4품목은 벤조피렌과 포름알데히드 모두가 검출됐다.

 

천연물신약은 한약 또는 약재를 원료로 만들었지만 처방권은 한의사가 아닌 병의원 의사에게만 있다.

 

그동안 한의계가 천연물신약에 대한 보건당국의 '부실한 검증'을 비판해온 가운데 천연물신약 대부분에서 발암물질이 검출됨에 따라 안전성 논란이 점화될 것으로 보인다.

 

대한한의사협회의 한 관계자는 "한의계는 천연물신약의 안전성에 대해 여러 차례 지적했다"며 "천연물신약이 안전하다는 식약처와 제약회사의 주장이 거짓임이 드러났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보건당국은 그러나 벤조피렌 또는 포름알데히드의 검출 농도가 낮고, 의약품의 경우 식품과 달리 미량 섭취하기 때문에 이들 약을 계속 복용해도 안전에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또 검출된 포름알데히드와 벤조피렌은 천연물신약의 원료인 약재에서 유래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식약처의 박주영 한약정책과장 직무대리는 "포름알데히드는 식물에 널리 존재하고, 벤조피렌은 불어 구워 만드는 약재에서 극미량 검출된다"고 말했다.

 

식약처는 천연물신약의 안전성을 강조하면서도 이번 사태가 제 2의 '탤크 파동'으로 이어질지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지난 2009년 유명 베이비파우더에서 발암물질인 석면이 검출됐고, 그 유래가 탤크로 확인되자 이를 원료로 사용한 의약품 전반으로 파문이 확산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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