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님 주치의 세브란스병원 박 교수 결국 구속
서울서부지법, 3일 허위진단서 작성·배임수재 혐의 영장 발부
2013.09.03 20:00 댓글쓰기

‘여대생 청부 살해 사건’의 주범 윤길자(68세·여)씨에게 허위 진단서를 발급해 형 집행 정지를 도운 혐의를 받고 있는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박 모(54) 교수가 결국 구속됐다.

 

서울서부지법 오성우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박 교수에 대해 허위 진단서 작성 및 배임수재 혐의로 3일 오후 10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박 교수에게 돈을 주고 허위 진단서를 의뢰한 윤 씨 남편 영남제분 류 모(66) 회장도 배임증재 및 횡령 혐의로 구속 수감됐다.

 

이날 오성우 부장판사는 “범죄 사실이 소명됐고,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고 구속영장 발부 사유를 밝혔다.

 

박 교수는 각 분야의 협진 교수들에게서 소견을 받은 뒤 최종 진단서를 임의로 변경하거나 과장했다. 이 과정에서 상당한 액수의 금품이 오갔다는 것이 검찰의 판단이다.
 
그 결과 윤 씨는 지난 2004년 대법원의 무기징역 선고에도 유방암과 파킨슨병 등을 이유로 2007년 형집행정지 처분을 받았고, 이후 5차례나 연장해 4년 1개월 동안 병원 특실에서 호화생활을 해왔다.
 
검찰은 박 교수와 류 회장이 구속됨에 따라 앞서 확보한 계좌추적 결과 등을 바탕으로 진단서 발급 과정에서 금품이 오갔는지 등에 대해 보강 수사를 벌일 계획이다.

 

세브란스병원, 징계위 구성 논의 중

 

세브란스병원도 징계위원회를 구성해 박 교수 혐의와 징계여부에 대해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박 교수 구속이 확정되고 실형을 받을 경우 사립학교법을 적용, 교수 자격 박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박 교수의 구속 소식이 전해지자 세브란스병원 동료교수들은 충격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한 교수는 “박 교수가 금품을 받고 허위진단서를 작성할 사람이 아니다. 평소 환자들은 물론 동료의사들에게도 까칠하다”면서 “일적인 면에선 철두철미한 사람이라 범죄혐의를 믿기 어렵다”고 전했다. 

 

다른 한 교수도 “진단서 발급은 교수의 고유권한이기 때문에 친분에 의해 일부 과장된 부분이 있을 수 있지만 돈을 받았다는 내용은 믿기 힘들다”고 말했다. 

 

사건이 발생된 이후 박 교수는 신규환자는 받지 않고 기존 예약환자만 진료했기 때문에 수감 이후 병원 진료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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