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력있다고 2종면허로 트럭·버스 운전하는 격'
醫, 한의사 의료기기 허용 강력 비판…'교과과정, 간호대·약대보다 못해'
2015.02.05 20:00 댓글쓰기


"안전한 현대의료기기만 사용하므로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지만 X-ray로 골절만 본다고 진단이 끝나지 않는다. 마치 2종 운전면허로 대형버스나 트럭을 운전해도 실력이 있으니 괜찮다고 주장하는 것과도 같다."


대한의사협회 한방대책특별위원회 박광재 위원은 의료정책연구소가 5일 주최한 '한의사의 현대의료기기 사용, 무엇이 문제인가'를 주제로 한 의료정책포럼[사진]에서 이 같이 주장했다.


박 위원은 이번 논란을 두고 "의약분업 사태 당시에도 의사들은 국민 불편을 가중시키고 건강보험 재정 '고갈'을 우려했지만 정부와 언론에서는 의사와 약사 간 밥그릇 싸움으로 치부했다"고 꼬집었다.


박 위원은 "의료 전문가인 의사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고 한의사 단체의 부당한 요구와 논리를 규제개혁이라는 명분으로 또 다시 잘못된 결정을 한다면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국민들에게 안겨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 동안 한의계 에서는 국민 편의성 증대 및 의료비 절감은 물론 헌법재판소 결정을 보더라도 현대의료기기 사용이 가능하다는 논리를 펼쳐 왔다.


더욱이 한의대에서도 방사선학 교과 과정이 포함돼 있으며 현대의료기기는 객관적 측정장비일 뿐이라며 의료계 반발을 일축하고 있다.


하지만 박 위원은 "한의대 교과과정에서 현대의학을 충분히 배웠다고 하지만 전체 교육 중 현대의학이 차지하는 교육시간은 17%에 불과하다"며 "교육수준은 간호대학이나 약학대학보다 못한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한의사들의 현대의학 공부는 '수박 겉핥기' 수준에 불과하다"며 "방사선학 학점만을 거론, 의대만큼 많은 시간을 할애해 방사선학을 배우고 있다고 하는 것은 일반인들을 현혹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현대의료기기 사용을 국민 80% 이상이 원하고 있다는 한의협의 주장에 대해서도 정면 박했다.

 

앞서 한의학정책연구원에 따르면 전국 20대~70대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국민 88.2%가 한의사의 현대의료기기 활용에 찬성하는 것으로 집계된 바 있다.


이와 관련해서도 박 위원은 "국민 다수가 한의사 의료기기 사용에 찬성하는 것처럼 보여지지만 설문조사를 실시한 연구소는 지난 2006년 문을 연 한의협 산하 연구소"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같은 맥락에서 "기본적 의료기기라는 표현을 수차례 반복하고 있는데 마치 X-ray와 초음파 기기가 매우 단순한 기기여서 허용해도 문제될 것이 없는 것처럼 왜곡하고 있다"는 점도 문제라고 제기했다.


박 위원은 "한의협이 각본에 따라 편향적인 설문조사를 실시했다고 밖에 볼 수 없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객관적이고 과학적으로 증명됐는지 여부"라고 선을 그었다.


의료법에서 정한 면허증을 무시하고 현대의료기기를 사용한다면 기틀은 무너지게 되고 국민 '안전'은 지킬 수 없을 것이라는 게 박 위원의 거듭된 목소리다.


무엇보다 그는 "인체와 의술에 대한 기본 개념부터 다르기 때문에 한의사에게 X-ray 사용을 허용한다면 전문화, 분업을 지행해 온 현대사회에서 엄청난 비효율과 역기능을 불러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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