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화 국회의장 “엿장수 신경외과 경계”
17일 초청강연서 '고귀한 직업의식' 당부…'의술과 물질 맞바꾸기 지양해야'
2014.10.17 12:00 댓글쓰기

“인간의 우주인 뇌를 만지는 의사는 다른 이들과 다르다. 다시 태어나 직업을 선택할 수 있다면 힘들었지만 다시 신경외과에 몸 담을 것이다”

 

신경외과 전문의인 정의화 국회의장이 제54차 대한신경외과학회 추계학술대회 명사 초청 강연에서 한 말이다.

 

정의화 의장은 “아직도 저녁을 먹다가 문득 젓가락을 들고 수술실에서의 동작을 해본다. 다행히 아직은 수술이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강연의 문을 열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인간의 뇌를 공부하고 다루는 신경외과 의사에 가치를 부여하며 ‘건강사회’를 위한 의사의 역할을 당부했다.

 

정 의장은 “인간의 뇌를 공부하고 수술한다는 자체가 고귀한 직업이다.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런만큼 우리는 우리 사회를 건강한 방향으로 이끌어 가는 데 리더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가 그리는 바른 사회는 ‘건강사회’로 통칭된다. 결과보다는 과정을 중시하고, 팽배한 이기주의가 이타주의로 변화하며, 물질과 정신의 조화로운 균형이 이뤄진 사회다.

 

정의화 의장은 “학창시절부터 내게 큰 영향을 끼친 격언이 '진인사대천명'이다. 결과보다는 과정이 중시되는 삶을 살아야 한다. 과정을 경시하면 우리 사회는 동물적 사회가 될 수 밖에 없다”고 피력했다.

 

정 의장은 신경외과 의사로서 ‘인술’을 위한 끊임없는 철학적 사유만 있어도 건강사회를 만드는데 큰 기여를 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그는 “우리가 지식과 기술을 물질과 바꾸는 것에 몰두한다면 엿장수식 신경외과의사 될 것이다. 뇌는 개개인의 우주다. 빈부와 귀천을 떠나 동등한 인격체로 존중받아야 한다. 뇌를 공부한 우리는 항상 사색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고 전했다.

 

의사에게 가장 중시되는 덕목은 인술(仁術)인데, 이를 위해서는 인(仁)이 무엇인지 스스로에게 물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그는 “인의 한자를 보면 사람 인(人) 옆에 두 이(二)가 있다. 두 사람이라는 뜻이다. 인은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공통체 정신, 이타(利他) 정신이 담겨있다. 의사로서 이타적인 삶이 가치있는 삶이라는 의미”라며 자신의 해석을 내놨다.

 

정 의장은 “의사가 되기 전에 인간이 되라는 학창시절 가르침이 여전히 가슴 속에 있다”며 “이기주의를 이타주의로, 물질과 정신의 조화로운 균형을 위한 사회를 만드는데 신경외과 의사들이 앞장서면 그런 사회의 도래가 앞당져지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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