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 현황과 과제
윤승기 박사(질병관리본부 역학조사과장)
2013.06.16 22:00 댓글쓰기

지난 2011년부터 중국에서 일명 살인진드기로 인한 사망자가 발생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지난 2월에는 일본에서도 진드기로 인한 사망자가 3명 발생했다는 기사가 보도돼 국민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 질병은 기존에 알려지지 않은 신종감염병으로서 중국에서 2009년 처음 발견됐다. 2011년에 중국에서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중국 산동반도를 포함한 중부와 동북부 지역에서 약 170건이 발병했으며, 치명율은 12~30%로 추정된다. 중국은 이후 각종 국제학술대회에서 이 질병에 대해 발표했다. 일본은 2013년 1월30일에 첫 감염자가 발생 한 후 현재까지 3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건당국이 과거 유사사례를 통해 추가 사례를 확인 중이다. 주요 증상은 발열과 식욕부진, 피로감, 소화기계 이상, 다발성 장기부전 등이다. 치료제는 없고 증상치료만 알려졌다. 실험실 검사 소견으로는 혈소판과 백혈구의 감소, 신기능 저하, 근육효소 상승이 나타난다. 특이사항은 중국에서 발생한 환자 대부분(97%)이 농업 종사자이거나 야외에서 활동하는 사람이라는 점이다.

 

주요 발생 시기는 4~11월이며 6~8월에 가장 많이 발생한다. 이는 추정매개체인 작은소참진드기의 활동시기와 일치한다. 작은소참진드기는 털이 있는 야생 포유류에 주로 기생하기 때문에 이러한 동물과의 접촉력도 중요한 소견이 되겠다. 알려진 원인병원체는 Bunyaviridae의 Phlebovirus에 속하는 바이러스로서 이번 사례를 통해 중국에서 처음 발견됐다. Bunyaviridae에는 신증후군출혈열의 원인병 원체인 Hantaan virus도 함께 속해 있다. 두 질환 모두 출혈열 소견이 있다는 점은 유사하다.

 

우리나라는 현재까지 이 질병에 감염돼 신고된 환자는 없으나 해당 매개 진드기는 존재하고 있다. 바이러스 존재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사전예방을 위해 국민은 진드기의 활동이 시작되는 봄부터 초겨울까지 야외 풀밭과 야생 포유류와의 접촉을 피해야 한다. 야외활동 후에는 옷이나 몸에 진드기가 있는가를 살펴서 제거하고 입었던 의복은 반드시 세탁해야 한다.

 

이 질병은 우리나라 법정감염병 중 임상소견이 신증후군 출혈열과 가장 비슷하다고 판단된다. 중국, 일본 당국과의 긴밀한 협조를 통해 과거 사례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이 질병은 공중보건에 대한 위험성이 높고 해외유입과 국내발생이 가능하기 때문에 신고대상 법정감염병 지정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국내 발생에 대비한 조사와 관리가 잘 이뤄지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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