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연임 성공 정진엽 분당서울대병원장 '꿈'
'신관 완공되면 모든 암(癌), 진료에서 수술까지 1주일내 목표'
2012.07.10 19:00 댓글쓰기


요즘 트렌드인 테이크 아웃 커피전문점의 효시 격인 스타벅스. 스타벅스는 단지 커피만 판 것이 아니라 분위기도 곁들였다. 함께 커피를 마시면서 더욱 정감있고 친밀한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대박이 났고 경영학 이론으로 ‘감성경영’의 대표적 사례로 회자됐다.


분당서울대병원 정진엽 병원장[사진]. 그는 2008년 6월 제 4대 병원장에 취임하면서 다소 딱딱한 병원계에 감성경영을 전파했다.(개인적으로 국내에 스타벅스를 도입한 분이 친형) 감성경영의 타깃도 환자나 보호자에 앞서 병원 직원들에 호소했다.

 

고객만족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내부 직원만족도가 높아야 한다는 것이다. “직원들이 즐겁게 출근하고 일할 수 있는 곳 이어야 한다”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몸소 실천한 그였다.


감성경영은 성과로 이어졌다. 직원들 간에 신뢰와 한번 해 보자는 도전정신이 결합되면서 고품격 환자 서비스가 일반화됐다. 그 결과 환자 증가가 확연해졌고 넓어 보였던 병원은 좁게 느껴졌다. 중증환자까지 분당을 찾으면서 전국구 병원으로 이름을 올렸고 2009년 1월 상급종합병원 대열에 합류했다.

 

그해 2003년 개원 이래 최대의 성과를 이룬 병원은 증축을 결정했고 2010년 2월 새 병원을 신축했다. 2010년 6월 제5대 병원장에 연임한 정진엽 병원장은 성공적인 신관 개관을 위해 탁월한 리더십으로 밤낮없이 진력, 금년 12월 완공을 앞두고 있다. 완공 후 시뮬레이션 등을 거쳐 내년 3월 개원하는 신관은 암전문병원과 국내 첫 뇌신경 전문병원으로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세계 최고수준 IT접목 글로벌 병원으로 키울터"


사실 정진엽 원장은 신관 완공은 병원장 자리에서 맞을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됐던 분위기였다. 금년 6월 임기 만료와 함께 교체가 유력시됐다. 병원 내부는 물론 대학 본부 등에서도 그런 분위기가 감지됐지만 그의 경영능력을 인정한 대학이 3연임을 승인했다. 서울대병원 개원 이래 매우 이례적이다. 병원장 재임 4년 여 시간을 보내고 자연스럽게 평범한 대학교수이자 의사의 자리로 돌아가 공부도 하고 체력도 키울려 했던 정진엽 원장은 다시금 신발 끈을 조여맸다.


병원장 연임 자리에서 그는 ‘창조경영’을 화두로 던졌다. 정 원장은 '창조경영'을 통해 교육 및 연구, 진료 등 모든 분야에서 신선하고 새로운 변화를 창조해 나갈 계획이다. 이를 통해 조직의 활기를 불어넣고 직원들 사기를 높여 병원 발전의 원동으로 삼겠다는 방침이다.


병원은 올해 말이면 개원 시 차입했던 은행 빚 등 1500억원대 부채를 모두 상환하게 된다. 정진엽 원장은 “경영이 많이 좋아졌다”고 소개했다. “모든 직원들이 합심한 결과”라면서 “그 동안의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훨씬 더 높은 목표를 달성해서 진정한 글로벌 병원으로 확실하게 부상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Q. 신관 특징 간단히 소개하면
“분당서울대병원은 1일 외래환자 2700명 수준으로 설계됐다. 하지만 현재 일평균 외래 5000명, 입원 900명에 월 수술 2500건 등 한계를 넘어섰다. 신관은 포화상태인 병원이 새롭게 발전하는 전환점 차원에서 시작됐다. 규모는 지하 3층, 지상 12층에 470병상이다.(병상수는 유동적이 될 수 있음을 시사). 1050억원이 투입되는데 그렇게 되면 1400대 병상으로 빅5병원에 들게 된다.
신관에는 암병원과 국내 뇌신경병원이 들어선다. 암병원은 현재 관련 의료진들이 효율을 높이기 위한 획기적 방안을 강구 중이다. 아마 타병원과 차별화가 확실히 될 것이다. 환자가 외래에 와서 수술을 받는 시간을 1주일 이내로 세팅시키는 것이다. 이는 의료진들이 자체적으로 제안한 사안으로 매우 고무적이다. 뇌신경병원도 별도 건물로 따로 나가 설립되는 것은 우리가 처음 일 것이다. 뇌신경 분야는 우리 병원이 매우 강점이 있다. 현재 암과 뇌신경 파트가 선의의 경쟁을 통해 신관을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활용할지를 고민하고 있다. 아이디어가 좋은 파트에 더 많은 공간을 줄 생각이다 보니 정말 열심히 한다.(웃음)”

 

Q. 교수들 연구 의욕이 대단하다는데
“사실 우리 병원에는 연구소가 없어 교수들이 불만이 있었다. 이런 악조건에서도 작년 SCI 논문이 820개 나왔다. 교수들이 정말 연구에 열심이다. 그런 차원에서 최근 의생명연구소 건립이 확정됐다. 지하 3층, 지상 8층으로 859억원이 투자된다. 세계 최고의 병원이 되기 위해서는 진료와 함께 연구역량 강화가 동반돼야 한다.”

 

Q. 올해 국가 지정 센터로 여러개 선정
“치매센터 국가 컨트롤타워와 함께 국제 공인 예방접종기관으로 지정됐다. 올해 초에는 신생아 집중치료 지역센터로 선정되기도 했다. 사실 우리 병원이 연륜이 짧아서 인지 초기에는 국가 지정 센터 등에서 불리한 점이 많았다. 그래서 작년 하반기부터 공을 많이 들였다. 그런 측면도 작용했고 교수들이 우리가 국가 지정 국립병원으로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해야 하지 않겠냐며 의욕을 보인 것도 작용했다. 국가 지원으로는 작년 처음 병원 리모델링 비용으로 42억원을 처음 선정됐다. 내년에는 장비 도입 등에 60억정도 국가 지원이 예상된다.”

 

Q. 신관에 세계 최고 수준 차세대 전자의무기록(EMR) 구축
“우리는 최첨단 의료정보시스템 개발에 과감하게 투자해 세계적인 권위를 자랑하는 힘스 애널리틱스(HIMS Analytics)로부터 미국 외에서는 세계 처음으로 의료정보화 최고 수준인 7단계 인증을 받았다. 이로써 지난 2003년 누구도 쉽게 성공할 수 없을 것이라던 예상을 깨고 국내 최초 대형병원 전자의무기록을 구축해 대한민국 의료IT의 혁신을 이끌었다. 내년 3월 320억원을 투자한 세계 최고 차세대 전자의무기록(EMR) 시스템을 신관 개관에 맞춰 선보일 예정이다.

                                                                     내년 3월 완공될 신관 포함 분당서울대병원 조감도

 

동급 단일 병원 의료정보화 사업 중 최대 규모다. 전자의무기록은 물론 처방전달시스템의 대대적 기능 개선과 사용자 중심 유저 인터페이스 및 익스피리언스를 적용한다. 여기에는 최첨단 사례가 들어간다. 의료진들의 시간이 줄어들고 회진시에도 여러 의료진이 같이 보면서 논의가 가능해진다.(정 원장은 인터뷰 도중 직접 시연을 했다.) 이를 통해 다시 한번 분당서울대병원이 국내 헬스케어 IT 역사의 대변혁을 이끌 것이다.”

 

"교수들 열의·열정 대단하고 고마워"


정진엽 원장은 이날 1시간 여 인터뷰 내내 차분하게 말을 이어 나갔다. 평소 사교적이고 부드러운 그의 이미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인터뷰 중간 중간 그의 이야기 중에 교수 등 의료진들에 대한 애정이 느껴지는 대목이 있었다.


마침 정 원장을 만난 날 블랙아웃(대규모 정전) 대비 재난 대응훈련이 있었다. 인터뷰 시간도 훈련이 시작되는 2시였다. 정진엽 원장과 마주 앉은 시간대 안내 방송이 나왔고 잠시 화제가 됐다. 정 원장은 “블랙아웃 큰 일입니다. 우리도 준비를 철저히 할 계획입니다. 마침 병원 차원에서 교수들한테 등 직원들 대상 절전 지침 아이디어를 모으고 있는데 교수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사연인 즉, 인터뷰 전 날이 진료과장 회의였다. 그 회의에서 한 교수가 프랑스를 예로 들며 블랙아웃 대비 절전운동을 제안했는데 교수들이 솔선수범하자는 것이다. 예전 프랑스에서 이 사건으로 환자가 몇천명 죽었다는 사례를 들며 말해 잘됐다 싶었다고 생각했다.(웃음)


정 원장은 또 연구 대목에서도 의료진들의 열정을 높이 샀다. 연구시설이 열악한데도 엄청난 SCI 페이퍼를 낸 의료진들이 너무 감사하다는 것이었다. 정 원장은 교수들의 열의와 관련 몇가지 추론을 했다.

 

"교수들 아산과 삼성에 빼앗긴 잃어버린 서울대병원 위상 회복 의지 강해" 


본원인 서울대병원이 해 내지 못한 일을 이루려는 투지가 엿보인다는 것이다. 또한 그동안 아산이나 삼성에 빼앗겼던 서울대병원의 잃어버린 위상을 다시금 찾아와야 하지 않겠냐는 의욕도 작용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정말 교수들이 너무도 열심히 해서 고맙고 감사하다고 거듭 말했다. 자신은 앞으로 교수들의 연구에 대한 욕구를 충족시켜줄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것이 숙제라고 말했다.


정 원장은 4년 넘게 병원장으로 재직했지만 특별히 어려운 점은 없었다고 피력했다. 가급적 힘든 것은 시간이 지나면 잊어버릴려고 하는 스타일이라면서…. 말끝을 흐린 정 원장은 그래도 한두 가지를 꼽으면 정부 지원에 대한 아쉬움을 피력했다. 지원은 거의 없는데 국립대병원으로서 규제는 거의 다 받아 공격적 경영을 펼치는 사립대병원과의 스피드 경쟁에서 뒤처지는 부분이 안타까웠단다.


정 원장은 개원 당시 교육연구실장을 맡았다. 매주 전직원 대상으로 교육시키며 동고동락했던 시기를 회상했다. “멋있는 병원을 만들고자 했던 분위기가 좋은 조직문화로 이어졌고 이를 통해 병원 발전의 근간이 되지 않았나 싶다”고 추론했다.


정 원장은 “임기 동안 세계적인 수준의 역량 확보가 가능한 부분에 모든 경영자원을 집중해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세계적인 병원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핵심 역량을 집중시키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위 내용은 데일리메디 오프라인 여름호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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