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의료원, 국가가 운영비까지 지원'
통합진보당 김미희 의원, 지방의료원법 개정안 발의 예정
2013.05.19 20:00 댓글쓰기

국가가 지방의료원에 운영비를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이 발의된다. 이는 지방의료원 재정난을 경감시킬 수 있는 단비 역할을 할수 있지만, 지방자치단체의 자치권 침해 논란으로 이어질 수 있어 그 파장이 주목된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통합진보당 김미희 의원, 민주당 김용익 의원 등 야당은 21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지방의료원 설립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을 발의할 예정이다.

 

이 법안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경영상의 어려움을 겪는 지방의료원의 경우 국가가 그 운영에 필요한 경비의 일부를 그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자립도 등을 고려해 보조할 수 있다’는 내용이 신설됐다.

 

현행 국가는 지방의료원 설립, 시설·장비 확충, 우수 의료인력 확보 등에만 경비 일부를 예산 범위에서 지원할 수 있다.

 

김미희 의원이 이 같은 개정안을 준비한 것은 진주의료원 사태로 드러난 지방의료원의 재정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서다.

 

지난 5년간 국가 및 지자체는 지방의료원에 총 8400억원을 지원했다. 이 중 국비는 2500억원으로 주로 시설과 장비 기능보강 등으로 사용됐다.[표]

 

2011년을 기준으로 지방의료원 운영 상황을 살펴보면, 34개 지방의료원 중 27개 병원이 적자를 기록했다. 623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보는 등 김 의원의 지적대로 지방의료원은 지속적인 적자를 겪고 있다. 

 

▲보건복지위원회 전문위원 작성한 2013년도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 검토보고

 

김 의원은 “전국 34개 지방의료원이 2011년 기준 6000억원이 넘는 누적적자로 경영상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근 진주의료원 폐업 사태가 발생하는 등 공공의료기관의 존폐가 위협받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하지만 지방 재정이 열악한 지자체의 경우 그 운영비를 지원하기 어렵기 때문에 의료 공공성 확보차원에서 국가의 재정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공익적 역할수행 미비, 지자체 자치권 침해 등 난항 예고

 

고사 위기에 처한 지방의료원을 살리기 위한 법이지만 국회 통과에는 난항이 예상된다. 지방의료원의 공익적 역할수행 미비가 지적되고 있어 명분이 서지 않고, 지자체 자치권 침해 논란도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방의료원은 민간병원과 달리 ①수익성이 낮아 충족되지 않는 의료서비스 제공(감염병관리, 호스피스, 응급의료, 만성질환관리 등) ②의료안전망 필수진료(소아청소년과, 산부인과 등  취약지 필수 진료과 운영) ③저소득층 진료 등 공익적 역할 수행이 요청된다.

 

그런데 지방의료원의 공익적 역할수행이 지원 총액에 비해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 있다. ’12년도 지방의료원 지원 총액은 1387억원이다. 이 중 지방의료원의 공익적 역할수행에 따른 비용은 335억원 밖에 되지 않는다.


▲보건복지위원회 전문위원 작성한 2013년도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 검토보고

 

또 이 개정안은 자칫 지자체 자치권 침해 논란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그간 국가가 운영비 지원을 하지 않았던 것은 지자체가 지방의료원의 운영권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운영에 필요한 비용 등 책임까지 지자체에 지우기 위해서다.

 

국가가 운영비를 지원한다는 것은 지방의료원 운영에 공동 책임을 진다는 것이고, 이는 운영 관련 권한에도 국가가 개입할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가 가능하다.

 

그간 진영 복지부 장관은 지방의료원에 대한 자치권 존중을 위해 진주의료원 폐업 논란을 종식시킬 수 있는 ‘업무개시명령’을 끝내 내리지 않았고, 새누리당도 같은 이유로 지방의료원 폐업 전 복지부 장관과 협의하도록 한 '진주의료원법' 통과를 끝내 저지한 바 있다.

 

김미희 의원실 관계자는 “이미 지방의료원법에 복지부 장관이 지방의료원에 대한 운영평가를 실시하고, 그 결과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규정 돼 있다”며 “운영비 지원이 지자체 자치권을 훼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우려가 예상돼 보조금 액수를 일률적으로 적용하지 않고 기준도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경영상의 어려움을 겪는 경우로 한정했다. 법률 심의 과정에서 더욱 구체화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제2, 제3의 진주의료원 사태를 막기 위해 꼭 필요한 조치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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