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공단 이사장도 인정한 '개원가 고통'
이달 월례조회서 '한국의료 위기' 지적, '종별 진료비 증가율' 등 언급
2014.06.11 20:00 댓글쓰기

건강보험 재정 관리자인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수장이 의원급 의료기관의 경영 악화 상황을 직시, 어려움에 빠진 국내 의료서비스 현실을 지적했다.

 

김종대 이사장은 최근 ‘6월 월례조회’에서 “한국 의료는 위기”라며 가입자, 공급자, 보험자 측면에서 그 이유를 제시했다.

 

이 자리에서 김 이사장은 “공급자인 의료기관 입장에서는 건강보험의 낮은 수가와 공급구조의 불형평 등의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번 수가 협상에서도 공급자 단체들은 힘들다며 한목소리로 경영난을 호소했다”며 경영난을 만회하기 위해 선택진료, 병실차액, 각종 검사 등 비급여에 매진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우려했다.

 

먼저 그는 “새로운 의료장비 도입 등 여건이 되는 곳과 그렇지 못한 병원 간에 빈익빈부익부 현상을 일으키는 원인으로도 작용한다”며 “환자들의 대형병원 및 수도권 집중을 심화시킬 뿐만 아니라 1차 의료기관의 경영난이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종대 이사장은 그 근거로 2001년부터 2013년까지 12년간 요양기관(의료기관) 종별 진료비 증가율’을 제시했다.

 

실제 ▲빅5 등 상급종합병원이 매년 10~11% ▲요양병원은 연평균 55.6%나 증가했다. 반면 1차 의료기관인 의원급의 연평균 증가율은 5.1%에 불과했다.

 

지난 12년간 1개 기관당 진료비 증가율에서도 ▲빅5병원 264% ▲빅5병원을 제외한 상급종합병원은 244% ▲요양병원은 355%로 높은 증가율을 보인 반면 의원은 37.1%에 그쳤다.

 

김 이사장은 “우리 공단이 요양기관에 지불하는 보험급여비를 분석해 봐도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제 빅5병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1년 4.1%에서 작년에는 6.0%로, 이들 빅5병원을 제외한 상급종합병원은 2001년 12.4%에서 작년 16.8%로 증가했다.

 

특히 요양병원의 경우 2001년에는 0.09%에 불과했으나, 작년에는 6.3%로 70배가량 늘었다. 금액 면에서도 119억원에서 2조4110억원으로 200배 이상 커졌다.

 

반면 1차 의료기관인 의원은 2001년 34.1%였던 것이 지난해에는 21.0%로 오히려 감소한 실정이다.

 

김종대 이사장은 “급여수가구조의 불형평 역시 1차 의료기관과 중소병원의 경영을 악화시키는 요인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상급종합병원 의사의 초진료는 1만7600원, 여기에 특진료까지 합하면 2만7280원이지만 그 의사가 개원하면 의원의 초진료는 1만3580원이 된다. 게다가 1일 진료인원이 150명을 초과할 경우 초진료는 6790원에 불과하다.

 

김 이사장은 “여건이 성숙됐음에도 정책결정이 지연되고 있는 현행 불공정‧불형평한 부과체계와 논의조차 되고 있지 않는 비정상적 진료비 청구‧지급 체계 등 왜곡된 운영시스템은 조속히 개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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