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수가협상 개막…순탄치 않은 출발
간협은 조산사 수가 정상화 요구 약사회는 일부 사안 격론…의·병협 등 20일
2015.05.18 12:00 댓글쓰기

내년 요양기관들의 삶을 좌우할 수가협상 테이블이 마련됐다. 하지만 협상 첫 날부터 격론이 오가는 등 장내에 긴장감이 형성돼 향후 협상 과정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사장 성상철)과 6개 직능단체는 18일 오후를 기점으로 본격적인 논의에 들어갔다.

 

첫 주자는 김원일 단장을 중심으로 뭉친 대한간호협회였다. 간협은 이날 오후 1시 30분 협상테이블에 앉아 직역 간 치우침 없는 분배와 조산사 수가 정상화를 주장했다.

 

지난 13일 있었던 기관장 상견례에서 언급한 간호관리료 별도수가 산정에 대해서도 차후년도 반영이 이뤄질 수 있도록 의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단장은 협상을 마치고 나온 자리에서 "추가소요재정(밴딩)도 정하지 않은 상황에서 의견만 오간 자리였다"며 6월 1일로 예정된 마무리 협상 준비를 위해 무거워진 발걸음을 옮겼다.

 

 

약사회 이영민 수가협상단장 "녹록치 않어"

 

간협 뒤를 이어 오후 3시경 협상장에 들어선 대한약사회 수가협상단 또한 1차 협상을 마치고 약사회관으로 돌린 발걸음이 가볍진 않아 보였다.

 

이영민 협상단장[사진]은 길을 떠나기 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향후 수가협상이 순탄치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피곤이 묻어나는 모습으로 "전반적으로 녹록지 않다"면서 "서로를 이해하면서도 동시에 벽을 느낀 자리였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1차 협상은 주로 공급자단체 의견을 전달하는 자리인데 몇몇 사안에서는 이야기가 격화돼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다"며 협상장 분위기를 전했다.

 

이 단장에 따르면 이날 약사회는 약대 6년제 시행에 따라 발생한 2년간의 인력수급 문제와 인건비 상승, 카드수수료와 임대료 부담 문제 등을 이유로 수가 인상의 당위성을 주장했다.

 

이에 공단은 약사회 주장을 이해한다면서도 약대 6년제 시행에 따른 인건비 상승에 대한 구체적인 근거를 요구하는 등 첫 협상부터 까다로운 모습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이 단장은 "재정 상황이 어려웠던 시절 고통을 함께 했던 만큼 건보공단이 넉넉해진 재정을 바탕으로 요양기관의 어려움을 해소해줄 때"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추후 부대조건 등을 제시할 경우 논의를 거쳐 수용할 의사도 있다"면서 "공급자가 보건의료 발전에 기여한 점을 고려한 발전적 합의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협상의 여지를 남기며 오는 27일 오후 1시 30분으로 정해진 2차 협상 준비에 들어갔다.

 

4개 직능단체, 1차 협상 20일 예정

 

간협과 약사회를 제외한 4개 직능단체는 오는 20일 협상을 시작한다. 오전 10시에는 대한의사협회, 오후 1시30분에는 대한한의사협회, 오후 3시에는 대한병원협회, 오후 5시에는 대한치과의사협회가 공단과 줄줄이 협상테이블에 앉을 예정이다.

 

 

하지만 협상장에서 의협과 병협, 치협과 한의협은 서로 다른 관점에서 수가인상을 위한 접근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먼저 의협과 병협은 선택진료비 축소, 보장성강화 등 정책 사업에 따른 손실분 보장과 의료전달체계 붕괴에 따른 경영여건 악화 등을 근거로 진료비 감소에 따른 수익 감소를 적극 주장할 방침이다.

 

반면 치협과 한의협은 진료비 증가에 대한 해명과 급여로의 전환에 따른 손실분을 피력하며 기존 수준의 수가에 대한 불합리성과 수가 인상 당위성을 언급할 것으로 관측된다.

 

관건은 추가소요재정(밴딩) 폭으로 이를 정할 위원 관심

 

이처럼 6개 직능단체가 각자 나름의 근거를 들어 수가 인상을 요구하는 상황에서 중요한 쟁점은 추가소요재정(밴딩)의 규모다.

 

특히 밴딩폭을 결정할 재정운영소위원회의 구성원과 이해도를 높이기 위한 단체들의 노력이 예상된다. 그러나 이 또한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위원 대다수가 크게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어서 접점을 찾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 재정운영위원회 위원장인 정형선 교수와 민주노총에 몸담고 있는 김경자 부위원장, 공단 소속인 김필권 기획상임이사, 강도태 보건복지부 건강보험정책국장을 제외하고는 보건의료계에 알려진 인물이 많지 않다.

 

 

면면을 살펴보면 직장가입자 대표로는 이병균・김경자・이호성 위원, 지역가입자 대표로는 김진범・황의철・방영제 위원, 공익 대표로는 강도태・정형선・김필권 위원이 자리하고 있다.

 

이병균 위원은 현 한국노총 사무총장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이호성 위원은 한국경영자총연합 소속이다. 김진범 위원은 한국농민연대 집행위원장 출신이며 방영제 위원은 늘푸른희망연대 사무총장이다.

 

이와 관련, 직능단체 관계자는 "지금까지 잘 알려지지 않은 인물들"이라며 "과연 이들이 직능 특성과 보건의료계 전반에 대한 이해를 어느 정도 하고 있을지 궁금하다. 재정 흑자분과 현 보건의료계 상황을 고려한 추가소요재정규모가 정해지길 바란다"는 뜻을 전달했다.

 

그럼에도 이 같은 직능단체 바람과 달리 밴딩폭이 큰 폭으로 증가하거나 공개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지난 14일 진행된 재정운영소위원회에 참석한 한 대표는 "협상 전략상 밴딩폭을 공개하기는 어려울 것이며 재정 흑자분은 정책사업과 고령화 대비, 진료비 지급을 위한 예비비로 활용될 전망이어서 인상폭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첫 재정소위에서는 환산지수 연구에 대한 중간보고를 받았다"면서 "21일 오전 열릴 2차 회의에서 본격적인 재정관련 논의를 시작할 계획이다. 구체적인 밴딩폭은 수가협상 막바지경 정해질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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