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 잇는 외국의사들 발길 '한국! 한국으로'
2010.12.28 02:57 댓글쓰기
[기획 1]일찍이 인도의 시인 타고르는 한국을 ‘동방의 등불’에 비유했다. ‘동방의 밝은 빛이 되리라’던 그의 외침이 공허한 메아리가 아니었다는 것은 지금의 의료계 위상만 보더라도 쉬이 알 수 있다. 한국 의료는 아시아를 넘어 세계 속에서 빛나는 진짜 큰 별로 성장 중에 있기 때문이다. 드라마 한류열풍으로 각국의 관광객들이 드라마 주인공, 스타를 좇아 한국 땅을 밟듯 한국의 스타 의료진들에게 ‘한 수 배우기’ 위해 외국 의사들이 다양한 루트를 통해 그들을 찾고 있다. 세계 유수 학회와 논문을 통해 인정받은 한국 의료진의 술기, 뛰어난 연구력 그리고 의료기관 시스템 수출력까지 궤도에 오른 ‘의료의 한류 바람’을 데일리메디가 집중 분석해봤다.

의료계의 한류열풍이 거세다. 특유의 손재주와 섬세함을 바탕으로 한 뛰어난 술기와 함께 다양한 임상 과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기초영역까지 외국 의사들의 한국행 발걸음은 점차 빨라지면서 많아지고 있다. 중국, 일본, 대만, 필리핀, 몽골, 베트남, 러시아 뿐만 아니라 미국, 유럽권에서도 한국의료를 주목하고 있다.

과거 우리나라가 미국과 같은 선진국 의료기술을 배우고자 물 건너갔던 것처럼 현재 많은 개도국의 차세대 의료진들이 속속 한국 병원을 찾아 임상교육과 관련 산업시찰, 한국 의료 문화를 몸소 체득하고 싶어 한다.

정부도 외국인 의사 연수 길 터준다
우리 정부도 개도국 의료 발전을 위해 손을 내밀기 시작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하 진흥원)에서는 ‘외국의료인력 국내연수사업’을 시작, 외국의 우수 인력을 국내 의료기관에 초청해 연수시켜주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2008년부터 2010년 10월까지 이 프로그램을 거쳐 간 외국인 의사는 90여 명으로, 해외에서의 프로그램 관심도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진흥원 관계자는 “이번 프로그램으로 한국의 우수 의료기술에 대한 국제인지도를 높이고 의료기관 네트워크를 확대하며, 초청 의료 인력의 역량을 강화시키고자 한다”면서 “프로그램에 대한 문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건복지부와 한국국제보건의료재단이 함께 진행 중인 ‘이종욱 펠로우십 프로그램’에도 2008년부터 현재까지 외국 의사 80여 명이 참여했으며, 간호사 역시 2010년 20명 정도가 한국의료습득을 위해 방문했다.

연수생들은 국내 굴지의 의료기관이나 유명 개원가에서 세계적으로도 이름난 스타 교수와 전문의 밑에서 문하생 역할을 자처하며, 일거수 일투족을 쫓고 있다.

서울에 있는 일부 대형병원의 경우 몇 년 사이 수 천 명의 외국인 의사들이 방문하고 있다. 병원 별로 이를 관리·감독하는 별도의 행정절차가 거의 없는 상태여서 정확한 수치를 집계하는 어렵지만 그 성과는 상당하다. 서울대병원의 경우 공식적인 루트를 통해서만 병원을 다녀간 연수생이 100명을 훌쩍 넘어섰다. 교수들이 개별적으로 진행한 경우를 더하면 규모는 더욱 크다.

공식 프로그램+스타 교수 따라 한국 온 의료진 러시!
연수과목 역시 외과 및 내과계, 산부인과, 마취통증의학과, 방사선종양학과, 소아청소년과, 영상의학과, 병리과, 핵의학과 등 다양하다.

병원 관계자는 “사실 공식적으로 집계된 규모는 아주 일부분일 뿐”이라면서 “학회를 통해 한국을 방문했다가 짧게 연수를 받고 돌아가는 경우에서부터 수개월 동안 과(科) 전반적인 일들을 함께하는 밀착형까지 외국인 연수생들을 보는 것은 이제 어렵지 않은 일”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병원에서 공식적으로 취합한 연수생 수보다 이름난 국내 교수들에 대한 입소문을 듣고 알음알음 찾아오는 경우가 훨씬 많다는 것이 병원의 반응이다.

서울아산병원은 “현재 파악하고 있는 외국인 의사 연수생은 지금까지 800~900명 정도로 본다”면서도 “공식적인 통계를 낼 수 없는 성격이기 때문에 다른 병원도 다르지 않을 것”이라면서 분위기를 전했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등 서울 대형병원에는 주로 중증환자 수술 및 순수 연구 목적의 연수가 대부분이다.

서울아산병원 관계자는 “피부과나 성형외과 연수는 많은 개원가를 비롯한 중소병원에서 실시, 외국인 환자 유치 등에도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우리는 의료기술 및 시스템 전수 등 순수 연수 목적과 개도국 의료발전을 위한 것이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방에서도 외국인 의사들의 흔적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첨단의료복합단지 사업, 바닷길과 밀접한 곳 등 지역 특성과 맞물려 외국 의료진 연수에 물꼬가 트이기 시작하면서 경북대병원, 부산대병원, 영남대병원, 원광대병원 등 지역별로 벽안의 의료진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대구에 위치한 영남대병원은 “단기에서부터 시작해 6개월 이상의 연수 등 외국 의사와 의대생들의 방문이 점차 많아지고 있다. 특히 동남아 지역이 두드러진다. 전국적으로 의료관광이라는 붐을 타고 환자뿐만 아니라 외국인 의사들 유치 역시 부각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경쟁력·선진화 앞세워 해외영역 확장하는 한국의료
의료계의 한류는 이뿐만이 아니다. 국내 의료기관이 고스란히 외국으로 옮겨가 한국 의료의 진수를 현지에서 선보이고 있는 경우도 많다. 진흥원에서 파악하고 있는 국내 의료기관 해외진출 현황에 따르면 미국, 중국, 대만, 아랍에미리트, 베트남, 인도네시아, 몽골, 미얀마, 카자흐스탄 등 9개국에 약 30개 기관이 진출해 있다.

두바이에 진출한 삼성의료원과 인도네시아 족자카르타에 한방을 무기로 나선 강동경희대병원을 비롯해 상해·두바이·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손을 뻗친 척추 전문 우리들병원, 각각 치과·피부과와 손잡은 병원 경영 컨설팅 전문업체 메디파트너, 오라클랜드 등 다양한 기관이 한국 의료의 선진화를 앞세워 활약 중이다. 이에 대해 진흥원 측은 “개도국 등의 의료인력 역량 강화가 이뤄지면서 해외환자 유치와 같은 인프라 구축을 할 수 있다”면서 “특히 외국인 환자 유치, 병원수출 지원 등 관련 사업과의 연계가 기대되는 상황”이라고 전망했다.

[위 내용은 데일리메디 오프라인 겨울호에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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