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급여로 MRI 125만 내고 찍은 노환규 의협회장
14일 서초구의사회서 '정부, 환자 불만을 병원과 의사에게 전가시켜' 비판
2014.02.14 20:00 댓글쓰기

의료계 총파업 결정을 위한 전회원 투표 독려 담금질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지난 14일 서울특별시 서초구의사회는 서울성모병원에서 제27차 정기총회를 개최하고, 식전행사로 대한의사협회 노환규 회장의 ‘대한민국 의료 무엇이 문제인가?’를 주제로 한 특별강의를 통해 본격적인 투쟁 분위기 조성에 들어갔다.

 

이날 노환규 회장은 40여분 동안 원격의료·영리병원·건강보험제도·관치의료 문제점을 알리고 투쟁참여를 독려했다.

 

"잘못된 의료제도 바로잡을 절호의 기회"

 

노환규 회장은 “지금처럼 투쟁하기 좋은 기회는 없을 것”이라면서 “국민 절반의 지지를 얻은 이때 반드시 잘못된 의료제도를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 회장은 “대부분의 국민이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값싼 진료비로 혜택을 본다고 생각하겠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면서 “저부담, 저수가, 저혜택이 유지되고 있을 뿐 의료양극화는 심화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제가 얼마 전 MRI를 찍는데 127만원이 들었습니다. 전액 비보험이었는데 어지간한 사람의 한 달 월급 수준”이라면서 “정부는 저수가를 비급여로 충당하는 시스템을 만들었고 그 부담은 고스란히 환자 몫으로 돌렸다. 이로 인한 환자들의 비급여 원망과 분노를 병원과 의사에게 전가시키고 있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돈 있는 사람은 치료를 받고 돈 없는 사람은 치료받지 못하는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보건사회연구원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처분소득에서 의료비 비중이 40%이상으로 의료비 때문에 재정파탄이 발생하는 가구가 OECD국가 중 제일 높다.  

 

노환규 회장은 “의료이용률은 OECD 평균 2배이며 보건의료인력은 OECD평균의 1/3로 의사들의 노동 강도는 6배나 높다. 때문에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현 건보제도는 국민 속이는 정책"

 

정부의 저수가 정책은 풍선 효과를 초래했다. 저부담으로 인한 낮은 의료혜택, 커지는 비급여 부담은 고스란히 환자에게 떠넘기고 있다는 것이다.

 

노 회장은 “현재의 건강보험제도는 정부가 국민을 속이는 정책”이라면서 “정부는 원격진료와 관련해 많은 거짓말을 했다. 컴퓨터 채팅진료와 이메일진료, 핸드폰진료 등을 허용하고 오진 결과는 환자의 몫으로 법적인 책임은 의사에게 전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원격진료를 받은 후 처방전을 들고 약을 타러 약국으로 나서야 하기 때문에 원격의료는 무용지물이라는 것이다. 

 

또한 노환규 회장은 “지난 2000년 5명의 의사가 이메일을 통해 이틀간 7만8000명에게 처방전을 발행한 사례가 있었다. 이는 극단적인 사례이지만 이와 유사한 사례가 벌이지지 않을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고 피력했다.

 

노 회장은 “현오석 부총리가 추진하는 4차투자활성화 대책과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역시 국민들을 속이고 있는 것”이라면서 “4차 투자활성화 대책은 정부가 사무장병원을 활성화하는 것이며 이로 인해 의료시장은 전쟁터가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저수가 등 잘못된 한국의료를 바로세우기에 지금이 적기”라면서 “국민의 지지도 얻고 있고 여론도 유리할 때 의사는 국민편이라는 것을 확실히 인식시키고 투쟁을 통해 제도를 바로세워야 한다”며 투쟁 참여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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