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복지위에 여·야·정 소위 구성' 제안
의료계, 정치권서 출구전략 모색 촉각…박인숙 의원 접촉 성과 없어
2014.03.10 20:00 댓글쓰기

대한의사협회 노환규 회장이 정부에 대화를 제의한 가운데, 이목희 보건복지위원회 민주당 간사가 여당에 복지위 소위원회 구성을 정식 제안하기로 했다.

 

이 간사는 11일 민주당 의료영리화특위 위원들과 의협을 찾아 "여·야·정, 의협, 기타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보건복지위원회 내 소위원회 구성을 오늘 오후 복지위 전체회의 통해 여당에 공식 제안할 것"라고 밝혔다.

 

의협은 24일부터 일주일 간 더 높은 강도의 파업을 예고한 상태다. 의협과 정부가 공식적으로 강대강 대치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양측 모두에게 '출구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정몽준·박인숙 다음은 누구

 

노 회장은 정부와 뜻이 맞지 않는 정책이 있으면 과감하게 양보 없는 접전을 펼치다 결국 정치권과 손잡으며 휴전을 선언해 왔다.

 

2012년 노환규 의협 회장이 당시 새누리당 내 대선후보였던 새누리당 정몽준 의원과 가진 긴급 회동이 그 첫 사례다.

 

당시 의협은 건정심 구조 개편을 약속받고 포괄수가제 적용을 반대하면서 선언한 백내장 등 4개 진료과 수술 거부를 철회했다. 하지만 그 후 달라진 게 없어 회원들의 비판을 면치 못한 바 있다.

 

다음은 박인숙 의원이었다. 10일 파업을 며칠 앞둔 시점에서 그는 박 의원을 찾았다. 여당 의원 중 의료계에 대한 이해가 높은 의원을 찾아간 것이다.

 

파업 철회를 바라는 회원들의 설득이 만든 만남이었지만 파업 출구전략을 모색하기 위한 노 회장 나름의 최후의 방법이었다.

 

하지만 파업이 임박해 최종 의사결정자를 설득할 충분한 시간을 갖지 못한 탓에 성공적 결과도출에는 한계가 있었다.

 

협의 결렬 후 사실관계 확인을 하지 않은 채 청와대 중재안 거부설 등이 의협에서 터져 나와 그 관계마저 냉각된 상태다.

 

실효성 있는 정치 권력은 그간 정책적 연대를 맺고 있던 민주당밖에 남지 않았다.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통합신당을 추진하며 세력이 합쳐진 안철수 공동신당추진단장의 새정치연합 역시 민주당과 한 배를 탔다.

 

野, 소위 구성 의지 확인…醫 "결과물 도출 시 파업 유연성 발휘"

 

현재 민주당은 24일부터 진행되는 2차 파업을 막기 위한 중재안 마련에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런 상황에서 오늘(11일) 민주당의 의협 방문은 그 의미가 크다.


실제 민주당은 소위원회 구성 의지를 재차 확인시켰으며 오후 예정된 상임이사회에서 이 안건에 대해 정식으로 논의한다. 이와 관련해 의협 관계자는 "만약 책임 있는 결과물이 도출될 시 24일 예정돼 있는 집단휴진에 대해서는 유연성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1야당인 민주당이 가진 최대 무기는 다양한 단체가 함께하는 ‘정책 연대’다. 민주당은 의료 영리화 논란이 일어난 초기부터 의협, 대한치과협회 등 보건의료인들과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과 정책적 연대를 공고히 해 왔다.

 

보건의료 5단체는 의사들이 10일 파업을 하자 성명을 발표해 정부의 대화 참여를 촉구했다. 또 정부의 태도 변화가 없을 시 “중대 결정”을 할 수 있다며 파업 참여 가능성을 내비췄다.

 

동시에 의협만이 아닌 보건의료인, 더 나아가 정부의 의료 규제 완화 정책에 반대하는 국민들과 연대하는 범국민적 공동투쟁의 길을 열어 놨다.

 

지금의 상태에서 전국적 조직망을 갖춘 민주당이 함께 움직인다면 그 영향력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 복지위 관계자는 “전문가 집단이 불안과 두려움을 감수하고 내린 결정을 존중한다. 그 결정을 접는 방법 역시 존중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럴만한 내용의 중재안을 담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 제1 야당으로서 의협과 접점을 찾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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