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산부인과 이미 무너졌다'
학회 신정호 사무총장 '분만 가능 전문의 배출이 안되고 있어'
2013.09.29 20:00 댓글쓰기

진료과별 전문의 배출 수급 불균형이 점차 심각해지고 있는 가운데 산부인과에서는 이미 의료공급체계가 “무너졌다”는 한탄이 나왔다.

 

새누리당 박인숙 국회의원과 대한병원협회, 상급종합병원협의회가 공동주최로 개최한 29일  ‘무너지는 의료공급체계 어떻게 할 것인가’ 국회 토론회에서 대한산부인과학회 신정호 사무총장[사진]은 이 같이 밝혔다.

 

이날 병협 김윤수 회장은 “건강보험보장성 강화를 위해서는 의료공급체계의 지속적인 발전이 뒷받침돼야 하는데 의료기관의 안정적인 성장은커녕 생존을 위한 공급기반 자체가 와해될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며 이번 토론 주제를 ‘무너지는 의료공급체계’로 정한 배경을 밝혔다.

 

특히 전공의들의 기피하고 있는 대표적인 학과인 산부인과에서는 전공의 부족으로 대학교수들 까지 임상을 떠난다는 등의 문제들이 지적됐다.

 

신 사무총장은 “300명에 달하던 산부인과 전문의 배출이 최근에는 90명으로 떨어져 3분의 1수준으로 줄어들었다”며 “지원 전공의가 없다보니 대학교수들이 3~4년차 치프 레지던트가 해야 할 일을 도맡아야 하는 등의 어려움이 생기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이 같은 상황은 산부인과 수련과정에서 전공의들이 배워야 하는 ‘분만’을 배우지 못하는 결과까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신 사무총장은 “현재 분만을 하고 있는 의사의 절반 이상이 50대로 분만을 할 수 있는 젊은 의사가 없다. 전공의 3~4년차에 분만에 대한 수련이 이뤄져야 하지만, 인력이 없으니 교수님을 돕는 1~2년차 일만 계속 하다 수련기간이 끝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울릉도에서는 산모들이 분만을 하려면 육지로 나와야 하는 상황 역시 산부인과 공보의로 지원된 인력들이 수련과정에서 분만을 배우지 못하다보니 발생한 현실이라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신 사무총장은 “결국 이 같은 상황은 우리나라 모성사망률을 2배 가까이 증가시키는 상황으로까지 왔다. 전공의는 없고 교수들은 피곤한 산부인과 의료공급체계는 이미 무너진 것이나 다름없다”고 경고했다.

 

이 같은 전공의들의 기피 진료과에 대해서는 정부가 적절한 보상과 지원을 해야 한다는 것이 이날 토론회에 모인 참석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병협 정영호 정책위원장은 “필수의료서비스의 경우 원가보장은 안 되고 공급이 적은 인력에 대한 인건비는 비싼 편이다. 의료는 국민건강을 책임지는 것인데 이를 담당할 의사들을 배출하는 수련과정을 전적으로 병원에만 맡기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정부가 지원 기피과에 대한 단기적인 보조 정책과 장기적인 대안을 내세워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어 그는 “전공의를 저임금 의료인력으로만 본다면 전적으로 병원에서 기피과에 대한 대안을 내놓아야 하겠지만, 전공의가 국가 전체적으로 어떤 중요성을 갖는지 측면에서 본다면 사회적인 지원이 있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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