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치매 유병률과 함께 환자 여명이 증가함에 따라 보호자의 돌봄 스트레스가 늘고 있다.
돌봄으로 인한 스트레스는 보호자와 치매 환자 모두에게 좋지 않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잘 인식되지 않는 위험 요소 중 하나다.
실제 치매환자 보호자들은 환자를 돌봄에 있어 경제적인 부담뿐만 아니라 신체적, 정서적 측면에서의 부담도 함께 느끼고 있다.
특히 치매 환자 가족이 느끼는 돌봄 부담은 치매가 중증일수록 더욱 무거워진다. 치매는 중증화가 될수록 장기 요양의 필요성이 늘어나기 때문에 비용 지출도 함께 증가하게 된다.
"치매 환자 보호자, 부양 부담 커질수록 우울 수준도 높아져"
중앙치매센터 자료에 따르면 중증 치매 환자는 최경도 치매 환자에 비해 1인당 연간 관리비용이 약 2배 이상 높았다. 치매 환자 보호자들은 부양 부담이 클수록 우울 수준도 함께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치매 환자를 주로 돌보는 배우자 혹은 가족 구성원들은 치매 환자에게 매우 중요한 존재임에도 불구하고 정서적 스트레스와 부담으로 또 다른 환자가 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이러한 치매 중증화로 인한 돌봄 부담 가중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바로 조기 약물 치료다.
치매 진단 초기부터 약물 치료를 빠르게 시작해 치매가 중증으로 악화하는 것을 지연시키면 치매 환자와 가족의 경제적, 신체적, 정신적 부담을 감소시킬 수 있다.
치매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중증으로 악화되는 비가역적 질환이다. 진단 초기부터 약물 치료를 실시해 증상 악화를 지연시켜 환자의 건강한 상태를 가능한 한 오래 유지하는 것이 치료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가장 흔한 알츠하이머형 치매에 사용되는 대표적인 치료 약물로는 도네페질, 리바스티그민, 갈란타민 등이 있다.
이 중 도네페질은 현재 임상에서 알츠하이머형 치매의 증상 정도와 관계없이 넓은 범위에서 치료제로 사용된다. 여러 연구를 통해 치매 환자의 일상생활 수행능력 유지, 이상행동 증상, 인지기능 개선 측면에서 효과가 확인됐다.
특히 도네페질은 5mg, 10mg, 23mg의 다양한 약물 용량 옵션이 있어 경증부터 중증 치매까지 치매 전 단계에 걸쳐 처방이 가능하다.
"약물 등 적극적인 중증치매 치료, 환자가족 부담 줄여준다"
치매 중증화가 진행돼 중증 치매로 발전했을 때도 적극적인 치료 및 관리가 필수적이다.
중증 치매 환자의 경우 10mg 용량 약물보다 23mg 고용량 약물로 치료를 진행했을 때 인지기능 개선 측면에서 더 좋은 치료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특히 중증 치매로 발전했을 때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훨씬 빨리 악화돼 환자 돌봄에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해진다.
중증 치매 치료에서 치매 환자가 와상 상태가 되는 시기를 최대한 늦추기 위해선 환자에게 남아 있는 뇌 기능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치료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이는 치매 환자 삶의 질뿐만 아니라 치매 환자 가족 돌봄부담을 경감시키는데 매우 중요하다.
중앙치매센터 치매 환자 가족 프로그램의 효과성 검증 연구에 따르면 해당 프로그램은 치매 환자 가족의 치매 태도, 부양부담감 및 우울 감소 등에 긍정적인 효과를 보이고 있지만 아직 치매 환자 가족을 대상으로 개발된 프로그램은 많지 않은 실정이다.
치매 유병률이 앞으로 계속해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치매 환자 보호자가 느끼는 돌봄 부담에 더욱 관심을 갖고 환자 가족을 실질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정책 고민이 지속적으로 이뤄질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