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김진수 기자] 정부의 권역심뇌혈관센터 지원 예산 축소가 현실화 될 경우 문을 닫는 센터들이 속출할 것이라는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 10년 간 어렵게 쌓은 심뇌혈관질환 대응 시스템과 성과들이 한 순간에 물거품으로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는 지적이다.
권역심뇌혈관질환센터 운영협의체는 지난 24일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예산 축소로 인한 사업 진행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현재 기존 권역센터의 운영비 예산은 12억원에서 한 차례 줄어 9억원으로 유지되고 있는데 내년에는 이마저도 축소돼 5억4000여만원이 될 예정이다. 이는 사업 운영에 턱 없이 부족한 금액이라는 지적이다.
분당서울대병원 공공의료사업단 이희영 교수는 “현재 보건복지부에서 예산안을 올리고 기획재정부가 검토 중이다. 일단 3차 심의까지 끝난 상황에서 예산이 상당부분 삭감됐다”고 전했다.
충북대학교병원 배장환 심혈관센터장[사진 右]은 “10년 전 센터를 설치하는데 약 60억원의 시설 및 장비비와 운영비 12억원 가량이 들어가는데 정부와 병원의 부담을 7:3으로 시작했다. 그러나 이제는 3:7 수준으로 병원 부담이 증가했”고 지적했다.
이어 “예산이 더 줄어들면 예방사업이나 재발방지를 위한 교육 등을 실시할 수 없고 결국 환자가 병원에 왔을 때 처지해서 내보내는 수준에 그치게 된다. 이는 10년 전과 다를 바가 없게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속적인 예산 삭감으로 권역심뇌혈관센터의 24시간 당직-전문진료체계가 붕괴 위기에 처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권역심뇌혈관질환센터 운영협의체 차재관 회장[사진 左]은 “예산이 점차 감소함에 따라 병원의 예산 부담이 증가하고 결국 24시간 당직-전문진료체계가 붕괴 위기에 처했다"고 성토했다.
이어 "현재 예산으로는 권역에 국한된 진료가 불가피하다"며 "진료 확산을 위한 구심점 역할이 불가능하고 대응태세는 무방비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런 상황이 계속된다면 결국 권역심뇌혈관센터가 모두 사라지고 결국 위험은 국민들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배장환 센터장은 “국립대병원의 경우 적자가 나더라도 사업을 끌어가겠지만 사립대병원은 적자가 계속되면 동력을 잃고 평가기준에 도달하지 못한 병원은 결국 사업을 포기하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차재관 회장은 “정부의 지원 예산이 줄어드는 모습이 반복되면 결국 가장 먼저 사업을 시작했던 강원대병원, 경북대병원, 제주대병원에서는 센터가 사라지게 될 것이고 결국 환자들은 더 이상 치료를 받기 어려워 질 것”이라고 밝혔다.
끝으로 차 회장은 “지난 10년 동안 사업을 해오며 어려운 점도 있었지만 그럼에도 계속하는 이유는 생명을 살린다는 사명감과 그에 따르는 보람 때문에 사업을 포기할 수 없는 이유“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