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만인프라 붕괴 우려 한국, 소방서와 분만병원 비슷'
김승철 대한산부인과학회 이사장
2018.09.29 06:27 댓글쓰기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를 비롯해 상대가치점수 개정, 포괄수가제,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 등 다양한 현안에 직면한 산부인과 의사들이 정부 정책에 대해 적극적으로 입장을 피력하는 등 대처에 나선다.
 

대한산부인과학회는 해당 분야 워크숍을 통해 역량을 강화하고 전문성을 높여 왔다. 급변하는 정부 정책이 의료계에 미칠 파장, 특히 산부인과 진료 환경 및 분만 인프라 붕괴에 미칠 영향이 큰 만큼 전문가단체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김승철 이사장(이화여대)[사진]은 28일 오후 기자간담회를 갖고 정부의 보장성 강화 정책에 대한 대책 마련, 저출산 가속화 속에서의 분만 인프라 확보를 위해 지난 1년간 거둔 성과 등에 대해 설명했다.

"보장성 강화 정책 입장 전달, 의사회 통합 방안 가닥"


우선 학회는 두개 산부인과의사회, 보건복지부와 만나 수가체계 문제점과 현안을 논의, 개선 방향을 모색한 제1차 의정간담회를 개최했다. 참석자들은 후속 회의를 통해 산부인과 적정 수가와 기준을 마련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


또 헌법재판소의 ‘의료분쟁조정법과 불가항력 의료사고 보상제도’ 중 산부인과 의사가 30%를 강제 분담하게 하는 독소조항에 대한 합헌 판결에 대해 개선을 촉구했다.


실제 학회는 보상재원 분담률 제정 절차(대통령령)에 대한 합헌 판결일 뿐임을 알리는 입장문을 발표하고 향후 개선을 요구하는 의견서를 국회와 복지부에 발송했다.


현재 의견서에 대해 회신은 없는 상태다. 김승철 이사장 등 임원진은 조만간 이명수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을 만나 학회 입장을 직접 전달할 예정이다.


아울러 학회는 저출산 및 분만취약지 등 인프라 붕괴에 대한 대책, 상대가치 2차 개정, 포괄수가제 개선, 임산부 상급병실 급여화, 전공의 수련 환경 개선 등 각종 산부인과 관련 현안들을 해결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방침이다.


김승철 이사장은 정부의 보장성 강화가 전체 의료계에 미칠 파장과 아울러 산부인과 진료 환경 및 분만 인프라 붕괴에 미칠 영향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적절한 보완대책 없이 산부인과 병의원의 일방적인 희생을 전제로 한 임산부 보장성 강화대책, 특히 임산부 1인실 급여화 정책은 오히려 임산부들이 역차별을 받는 현상을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장기적으로 출산 인프라 붕괴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다. 보장성 강화 정책이 환자들의 진료비 부담은 줄이고, 의사들의 안정적인 진료 환경을 보전하는 등의 실질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도록 학회가 역할을 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김 이사장은 “소방서는 화재가 많이 발생하지 않아도 항상 필요하다"면서 "분만병원도 소방서와 같은 상황으로 국가의 정책적 배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분열된 산부인과의사회의 통합을 위해 이사장 직속 개원통합 TFT를 신설, 두곳 의사회 임원진과 수차례 회의를 개최해 통합 방안을 논의했다.


양쪽 의사회가 정관을 직선제로 바꾼 후 집행부가 모두 사퇴하고 새로운 회장을 뽑자는 것에는 공감대를 형성한 상황이다. 다만 기존의 의사회는 현 회장 임기 이후, 직선제의사회는 즉시 하자는 입장으로 갈린다.


김승철 이사장은 “최대집 의협회장은 ‘시기가 언제 좋을지를 여론조사해 달라’는 학회 제안을 수용한 상태다. 그 결과에 따라 로드맵을 설정하고 회원들의 여론을 수렴, 조속한 통합을 이끌 계획”이라고 전했다.


104차 학술대회·23차 서울국제심포지엄 통해 학문적 발전 공유


대한산부인과학회는 28일부터 29일까지 이틀간 노보텔앰배서더 서울용산 호텔에서 제104차 대한산부인과학회 학술대회 및 제23차 서울국제심포엄을 개최했다.
 

300편이 넘는 구연, 포스터, 필름 발표를 통해 모체태아의학, 부인종양학, 생식내분비학, 일반부인과학 등 각 분야에서 국내 산부인과의 연구 성과와 학문적 발전이 확인됐다.


특히 학술대회에서는 몇 가지 변화된 점이 엿보였다. 우선 개최 장소가 용산 드래곤시티로 바뀌면서 지방 참여 회원들의 동선 최소화를 도모, 접근성과 효율성이 높였다.


아울러 올해부터 세계적인 추세에 부응하기 위해 포스트 전시를 e-포스터 방식으로 전환, 연구 주제 검색, 분류, 수상자 채점 등을 디지털화 했다.


대회 프로그램에도 소폭 변화가 있었다. 대강당에 치러지는 개회식에 이어 대한산부인과학회 학술상 수상자들이 전 회원 대상으로 자신의 연구 분야와 최신 업적을 소개하는 순서가 마련됐다.


해외 초청 인사들의 명예회원 추대식 등을 전야 만찬으로 옮기고 활발히 연구하는 회원들에게 영예롭고 뜻 깊은 장을 마련해 주자는 학술위원회, 이사회의 의견에 따라 신설된 수상자 발표도 진행됐다.


김승철 이사장은 “3년 전부터 한국-일본-대만 심포지엄을 국가별로 주최, 내년에는 우리 차례”라며 “이들 국가의 젊은 의사 변화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등 국제 교류 확장에 전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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