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대학을 중심으로 등록금 책정 작업이 시작된 가운데 의과대학 및 의학전문대학원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정부가 등록금을 대학 평가 및 재정지원 사업 제한과 연계시켜 등록금 인하를 유도하고 있는 만큼 대학들의 결정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상당수 의과대학의 경우 동결 및 인하가 유력하지만 정부 정책에서 다소 빗겨 서있는 의학전문대학원은 여전히 고공행진에 대한 우려가 높다.
“사립대 의학계열, 1990년 193만원→2013년 1007만원”
그동안 의학계열은 상대적으로 등록금이 비쌀 뿐만 아니라 인상 폭도 타 계열에 비해 컸던 것이 사실이다.
최근 대학교육연구소에서 분석한 1990년 이후 등록금 인상율 현황에 따르면 1990년만 하더라도 사립대 전 계열 학생 1인당 연간 등록금은 100만원 대였다.
인문사회계열 등록금 기준(143만원, 100%)으로 자연과학계열은 18만원(112%), 공학·예체능계열 28만원(119%)이었으며 의학계열 역시 50만원(135%) 더 비싸 계열간 차이가 크지 않았다.
하지만 이후 대학 등록금은 크게 인상됐고 계열간 차도 벌어졌다. 의학계열의 경우 2000년 606만원 수준이던 것이 2005년 821만원으로 올랐고 2010년 1015만원, 2011년 1046만원 수준으로 대폭 인상됐다.
2012년 국가장학금 제도가 도입되면서 등록금 인하를 적극 유도함에 따라 줄줄이 인하했음에도 의학계열은 2012년 1006만원, 2013년 1007만원 등으로 높았다.
대학교육연구소 측은 “2013년 현재 대학 등록금은 의학계열 1000만원 등 전 계열에서 1990년 대비 약 5배 인상됐다”면서 “계열간 차이도 인문사회계열(100%) 기준으로 자연과학계열 120%, 공학·예체능계열 129%, 의학계열 157%로 1990년 보다 크게 벌어졌다”고 분석했다.
사립대보다는 저렴하지만 인상 추세는 국립대 역시 마찬가지였다.
의학계열은 1990년 130만원, 1996년 225만원, 2000년 324만원, 2005년 486만원, 2010년 677만원, 2011년 727만원, 2012년 679만원, 2013년 670만원 등으로 학생들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했다.
동결·인하 ‘의대’…인상 ‘의전원’
한편, 그동안 의학전문대학원은 국정감사 등을 통해 천정부지로 솟아 오른 등록금에 대한 문제제기가 잇따랐다.
완전전환대학의 경우 타 대학에 비해 등록금이 평균적으로 높고, 병행대학 중에서는 의대와 의전원 등록금의 차이가 현격한 곳이 많았다.
금액 자체가 높다보니 인상 효과도 커 의전원생들의 불만 역시 많았다.
2012년 대한의대·의전원생협회에서 의대생 1253명, 의전원생 560명 등 총 181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등록금 설문조사에서도 소속학교의 등록금 금액이 적절한 수준이냐는 질문에 의대의 경우 부정적 답변이 64%인 반면 의전원에서는 78%에 달했다.
특히 여론과 정부 정책 기조로 인해 학부 등록금은 인상이 쉽지 않은 반면 대중적 관심이 덜한 대학원의 경우 인상 기미가 나타나고 있어 학생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최근 강원대, 전남대 등 일부 대학들은 정부 정책에 발맞춰 등록금 인하 및 동결을 속속 발표하고 있지만 의전원을 포함한 대학원은 인상해 예외로 뒀다.
한 의전원생은 “등록금이 타 계열에 비해 높은 것은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그 수준이 적정한지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면서 “장학금 혜택을 획기적으로 늘려주는 등의 고려가 더욱 필요하다는데 많은 학생들이 공감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