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양보혜 기자] 삼성바이오에피스가 MSD(미국 Merk)의 당뇨병치료제 바이오시밀러 '란투스' 개발 및 상업화에 대한 계약 해지 요구를 받아들였다.
11일 삼성바이오에피스는 공시를 통해 이번 MSD 계약 해지 요구로 인해 1755억4000만원의 보상금을 받게 됐다고 밝혔다.
두 회사는 지난 2014년 사노피의 오리지널 의약품인 '란투스'의 바이오시밀러 개발 및 상업화를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MSD가 제품 개발 및 상업화를 담당하고,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자본 투자를 하기로 했다.
이런 과정을 통해 ‘SB9’(프로젝트 코드, 제품명 루수두나)는 지난해 미국 FDA로부터 잠정 승인을 받았다. 안전성 및 효능은 모두 인정 받았지만, 사노피가 MSD를 상대로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해 최종 승인이 보류됐다.
FDA 잠정 승인 이후 판매가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던 가운데 MSD가 계약 해지를 요청했고, 이를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수용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 관계자는 "MSD는 인슐린 바이오시밀러 제품의 시장 환경과 생산 원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개발 및 상업화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며 "이후 관련 계약 해지를 제안하며 투자금액에 이자 등을 포함한 보상액으로 1억5500만 달러를 제시했고, 양사 간 협의를 거쳐 최종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장부에 기재한 비유동자산 1032억5000만원을 처분하고, 이미 투자한 비용에 이자 등을 포함한 보상금액 722억9000만원을 더해 총 1755억4000만원을 처분가액으로 수령할 예정이다.
두 회사 간 이번 계약 해지 건으로 인해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입을 손해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오히려 '악재'가 아닌 '기회'로 작용할 것으로 판단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 관계자는 "계약 해지로 수령하게 될 1755억원 가량의 보상금은 현재 개발 중인 다른 제품에 투자될 것"이라며 "제약바이오 시장에서 제품 개발이 중단되는 일이 빈번하며 자본 투자만 한 것이기 때문에 악재로 볼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현재 개발 혹은 승인 중인 제품은 모두 7개다.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엔브렐’의 바이오시밀러 ‘SB4’(성분명 에타너셉트),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레미케이드’의 바이오시밀러 ‘SB2’(성분명 인플릭시맙·제품명 렌플렉시스),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휴미라’의 바이오시밀러 ‘SB5’(성분명 아달리무맙), ▲초기 및 전이성 유방암 치료제 '허셉틴’의 바이오시밀러 ‘SB3’(성분명 트라스투주맙), ▲대장암·비소세포 폐암 표적항암제 ‘아바스틴’ 바이오시밀러 ‘SB8’(성분명 베바시주맙) ▲황반변성 치료제 ‘루센티스’의 바이오시밀러 ‘SB11’(성분명 라니비주맙) 등이다.
급성 췌장염 치료제 ‘SB26'은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바이오시밀러 개발로 축적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개발에 착수한 첫 번째 바이오 신약이다.
‘SB26’은 FDA로부터 임상시험계획(IND) 승인을 획득하고 임상 1상에 들어갔다. 지난해 일본 다케다제약과 바이오 신약 공동 개발 계약을 체결하면서, SB26 개발이 본격화됐다.
삼성바이오에피스 관계자는 "우리가 보유한 다양한 파이프라인 제품이 개발되고, 상용화될 수 있도록 적극 투자에 나설 계획"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