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정숙경 기자] 이른바 사무장병원 개설자와 명의를 빌려준 의료인을 처벌할 수 있는 근거가 더욱 명확해진다. 비의료인의 사무장병원 개설 시 벌칙도 상향 조정된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20일 전체회의를 열어 법안소위원회에서 중지가 모아진 의료법 등 56건을 통과시켰다.
먼저 사무장병원 개설 금지 및 벌칙 상향 조정을 골자로 한 의료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사무장병원이 뿌리뽑힐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이와 함께 비의료인이 명의를 대여해 의료기관 개설 시 현행 '5년 이하 징역, 5000만원 이하 벌금'에서 '10년 이하 징역, 1억원 이하 벌금'으로, 처벌이 한층 강화된다.
2015년 메르스 사태 당시 부실 대응을 이유로 업무정지 처분을 받은 삼성서울병원에 부과된 영업정지 갈음 과징금도 상향 조정된다.
의료법 개정안 통과로 의료기관 영업정지 과징금 상한액이 현행 5000만원에서 10억원으로 조정된다. 매출액 30억원을 초과하는 의료기관에 대해서는 영업이익의 4.7% 부과를 책정했다.
연명의료 중단과 관련해서는, 필요한 환자 가족의 범위를 배우자 및 1촌 이내 직계 존·비속으로 조정하는 호스피스완화의료법 개정안이 의결됐다.
의료기기의 이물 보고를 의무화하는 의료기기법 개정안과 희귀·난치질환자에게 필수적임에도 국내에 공급되지 않는 기기를 정부가 공급·지원토록 하는 의료기기법 개정안도 통과됐다.
왕진에 대해 진료비를 더 줄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한 건강보험법 개정안도 의결됐다. 개정과 거동이 불편한 사람에 대한 방문진료의 법적 근거가 마련된 것이다.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개정안의 경우, 대마를 의료목적으로 희귀·필수의약품센터를 통해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됐다.
보건복지부 박능후 장관은 "법안심사소위원회를 통해 의결해준 것에 대해 감사 드린다"며 "의료법 과징금이 조정됨으로써 앞으로 처분에 있어 실효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노인장기요양 관련 법안의 경우, 장기요양기관의 설치 방식을 일원화하고 단순 신고가 아닌 지정제로 변경한 것은 시설 난립 등을 방지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면서 "법제사법위원회와 본회의를 통과하기까지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여 달라"며 "보건복지위원회 위원들이 심의 과정에서 준 고견들을 토대로 입법 취지가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