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금융위)가 실손의료보험(실손보험) 가입 대상을 대폭 늘리는 방안을 내놨다.
이와 관련, 의료계는 “비정상의 정상화”라고 환영하면서도 "이를 제대로 시행하기 위해서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과 실손보험업계의 까다로운 지급기준 등을 완화해야 한다” 등 반응을 보였다.
16일 금융위에 따르면 오는 4월부터 고혈압 등 단순 투약 중인 경증 만성질환자, 치료 이력이 있는 사람 등에 대해 실손보험 가입 문턱이 낮아진다.
의료계에서는 "금융위 방침이 기존 실손 보험업계에 과도한 이익을 취하게 했다”며 대책을 주문했다.
대한비뇨기과의사회 남상간 홍보이사는 “고령자의 경우 실손보험에 가입한 것과 가입하지 않은 것의 차이는 크다”며 “이런 부분에서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개원의협의회 김재연 보험이사도 “이번 조치는 ‘비정상의 정상화’다”며 “여기에 머무를 것이 아니라 현재 입법예고 중인 국민건강보험과 실손의료보험의 연계에 관한 법률도 조속히 통과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더불어민주당 김상희 의원은 지난해 말 ‘국민건강보험과 실손의료보험의 연계에 관한 법률’을 발의한 바 있다.
이 법안은 국민건강보험과 실손의료보험을 연계해 실손의료보험의 과다한 보험료를 인하하고, 보장 범위도 조정한다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아울러 심평원과 실손보험업계의 지급 평가기준을 완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대한병원협회 박병주 상근부회장은 “과잉진료 등을 이유로 실손보험업계에서 병원에 과도한 부담을 준다”며 “사업자나 재정당국·보험업계가 잘 협의해야 정책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대한노인의학회 장석일 고문도 “실손보험에 많은 이들이 가입하는 것은 좋은데, 실손 보험심사 자체가 너무 까다롭다”며 “심평원과 실손보험업계의 심사기준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금융위는 경증만성질환자와 치료 이력이 있는 사람도 실손보험 가입을 용이하게 하는 대책을 내놨다.
구체적으로는 치료 이력이 있는 자에 대해서는 ▲가입 심사 항목 18개→6개 축소 ▲치료 이력 심사 대상기간 5년→2년 단축 ▲5년 이력 심사 중대질병 10개→1개(암) 등으로 가입 요건이 완화된다.
또 경증 만성질환자 가입에 대해서는 가입 심사 항목과 보장에서 투약(통원 처방조제)이 제외되고, 질병·상해 치료에 필요한 대부분의 진료행위에 대해 현재 판매 중인 ‘착한 실손의료보험’ 기본형과 동일하게 보장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