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김진수 기자] 대한의사협회와 대한한의사협회의 대치가 전면전(全面戰)으로 치닫는 모습이다.
대한한의사협회(이하 한의협)는 12일 한의협 회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대외비를 전제로 진행해 왔던 의·한·정 협의체 진행 상황을 공개하고 협의체 파기에 따른 모든 책임은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에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한의협 최혁용 회장[사진]은 “지금까지 의협은 한의사들의 현대의료기기 사용 문제 해결에 앞서 반드시 의료일원화가 선행돼야 함을 주장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질적 논의가 진행되자 주장을 바꾸고 발을 빼는 등 겉과 속이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의협이 공개한 의·한·정 협의체 논의 진행과정에 따르면 의협 대표단은 8월 31일 ‘국민의료 향상을 위한 의·한·정 협의체 합의문’을 수용했다.
그러나 이후 의협 최대집 회장이 직접 8월 31일 합의문 중 기존 면허자 통합의 내용을 명시한 3항 내용에 포함된 ‘면허통합 방안’이라는 단어가 회원들의 정서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해결 방안’으로 수정을 요청했다.
이에 최혁용 회장은 ‘해결 방안’이라 함은 의료기기, 교차진료, 면허통합을 포괄하는 개념으로 정의하며 합의문 하단에 ‘상기 사항에 대해 대한의사협회, 대한의학회, 대한한의사협회, 대한한의학회, 보건복지부는 이행을 위해 성실하게 노력한다’는 문구를 추가해 수용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후 의협 최대집 회장은 개인 SNS를 통해 한의계를 폄훼하고 의·한·정 협의체 합의문과 상반되는 의견을 게재했으며 지난 10일에는 한의계를 비난하고 한의정 협의체 협의 자체를 부정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는 것이다.
최혁용 회장은 “이전 8월31일 합의문 수용 이후 문구 수정 등은 최대집 회장이 직접 했음에도 지난 10일 의협의 기자회견에서는 수정안 역시 대표단의 안에 불구하다고 표현했다. 이는 한의협이 협상 상대로서 신의를 보장 받지 못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아직까지도 의협 최대집 회장이 의료일원화에 대한 의지를 갖고 있을 것이라 믿는다. 다만 이번 사태와 관련해서 최대집 회장은 의협 내부적으로 설득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고 솔직하게 밝혀야 하며 이것이 한의협에 대한 신의, 성실을 지킬 수 있는 자세”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한의협 최혁용 회장은 "통합의료 길을 계속해서 가겠다"고 천명했다.
한의협에 의하면 의협 의료정책연구소가 2012년 발표한 ‘의대와 한의대 통합을 통한 의료일원화 방안 연구’에 따르면 의대와 한의대 강의의 75%가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의사와 한의사 모두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KCD)를 공통으로 사용하고 동일한 질병명으로 건강보험을 청구, 통합의료가 어렵지 않다는 것이다.
최혁용 회장은 “한의협은 의·한·정 협의체 무산과는 별개로 통합의료에 대한 길을 계속해서 걸어갈 것이며 한의대에서 통합교육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그는 “국민의 진료편의성 강화 및 의료선택권 보장의 실현을 위해 내부 의견을 수렴하고 한의과대학 통합교육을 보다 강화하는데 앞장설 것이며 의사 편향적인 현재 의료시스템으로 인한 독선과 횡포에서 국민들을 보호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