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중환자실 적정성평가 세부지표가 공개됐다.
1차 평가 대비 큰 변화는 없지만 과별 인정기준 설정 및 감염관리 항목을 추가 신설해서 보다 구체화된 점수가 매겨질 전망이다.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의료평가심의조정위원회 심의를 통과한 2차 중환자실 적정성평가 세부 추진 계획을 살펴보면, 만 18세 이상 일반 중환실 입원환자를 대상으로 2017년 5월부터 7월까지 3개월 간 입원 진료분을 토대로 진행된다.
우선 2차 평가에서는 중환자실 전담전문의의 정의가 명확해졌다. 중환자실 전담전문의는 환자 증상을 진단하고 치료방법 등을 결정하는 진료과의 전문의로 3개월 이상 연속 근무가 확인돼야 한다.
하지만 7개 진료지원과(영상의학과, 진단검사의학과, 병리과, 핵의학과, 예방의학과, 방사선종양학과, 직업환경의학과) 전문의는 제외된다.
전담전문의 1인당 중환실 병상 수가 20병상 미만일 경우 가장 높은 5점을 획득할 수 있고, 20~30병상이면 4.5점이 부여된다. 0.5점 구간으로 지표점수가 설정됐다. 전담전문의가 없는 병원은 0.5점만 획득할 수 있다.
간호사 1인당 중환자실 병상 수 역시 0.5병상 미만일 경우 5점으로 가장 높고, 순차적으로 점수가 할당돼 인력 기준 점수가 집계되는 방식이다.
장비 및 시설 기준은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이 분리돼 평가된다. 상급종병은 6종, 종병은 5종을 갖추면 최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동맥혈 가스분석기 ▲이동식 인공호흡기 ▲신대체요법(CRRT) 기기 ▲기관지내시경 ▲전담전문의를 위한 독립공간 ▲격리실 등이 평가 대상이다.
이와 함께 새로이 추가된 지표는 감염관리 수행 여부를 파악하는 것이다. 일례로 중심도관 삽입 또는 교체 시 손위생 시행, 무균술 준수, 감염 및 합병증 최소화 부위 선택 등 특정 의료행위를 진행하면서 지켜야할 수칙 등을 평가점수에 반영하겠다는 방침이다.
심평원 평가실 관계자는 “1차 평가와 마찬가지로 주요 평가 항목은 인력배치 기준 위주로 진행되는데, 2차 평가는 보다 세부적인 지표가 담겼다. 단기적으로 중환자실 현황을 진단하고 장기적으로 개선된 평가 체계를 구축하자는 계획이 세워진 상태”라고 설명했다.
중환자의학회 "심평원과 전향적 합의 긍정적"
국제 기준에 부합하지 못하는 국내 여건 상 낮은 등급 기관이 많을 수 밖에 없지만, 장기적 지표를 설정하는 과정의 일환으로 2차 평가를 진행하자는 심평원과 대한중환자실의 협의가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2차 평가의 기틀을 마련한 대한중환자의학회는 “아직 평가할 여건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지만 개선을 위한 기본적인 지표다. 미래를 내다보고 차근차근 국제 기준에 맞춰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밝혀 사실상 심평원과 동일한 목표를 설정한 것으로 보인다.
5일 중환자의학회 관계자는 “2차 평가까지는 현황을 파악하자는 내용으로 심평원과 협의가 됐다. 그래서 1차 평가와 비교했을 때 큰 변화는 없다. 쟁점은 2차 평가 이후 3차 평가다. 그때부터는 완전히 새로운 지표가 생겨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중환자의학회는 2차 평가가 진행된 후, 3차 평가 이전 관련 연구용역을 진행하겠다는 방침이다. 이 내용에 대해서도 심평원과의 협의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점수 구간을 미리 공개했기 때문에 의료기관 차원에서 준비할 시간이 충분할 것이다. 하지만 중환자실의 구조적 한계로 인해 등급 자체가 높을수는 없다. 당장의 점수에 연연하지 말고 장기적으로 시야를 넓히는 과정이라고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중환자실을 미국 등 선진국 중환자실과 비교하면 여러 가지로 부족한 현실이다. 이 격차를 점차 줄여나가기 위해 의료진은 물론 정책적인 지원과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