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양보혜 기자] 발사르탄 사태 재발 방지를 위해 제네릭 의약품 평가, 생산, 약가문제까지 전반적으로 점검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복지부도 이 같은 의견에 공감을 표하면서 종합적인 대책 마련에 적극 나설 것임을 약속했다.
27일 이형기 서울대병원 임상약리학교실 교수는 더불어민주당 윤일규 의원과 청년의사 주최로 열린 정책 토론회에서 '발사르탄 사태, 왜 일어났나'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이 같은 주장을 펼쳤다.
이 교수는 이번 사태 원인으로 제네릭 품목 급증과 질 관리 제도 미비, 이를 부추기는 약가 제도 등을 꼽았다.
"전세계적으로 유례 없는 위탁, 공동 생동성시험 도입"
이형기 교수는 “2001년 의약분업 이후 대체조제가 가능한 제네릭이 많지 않아 정부가 생동성 인정 품목 수 확대를 위해 전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위탁·공동 생동성시험을 도입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국내 제약사들에게 무임승차를 허용하면 제네릭을 통해 번 돈을 신약개발에 투자할 것으로 여겼지만, 제약사들은 오히려 그 돈을 마케팅 및 영업활동 등에 허비했다”며 “발사르탄 유사 사태를 재발을 막기 위해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 대안으로 △위탁·공동 생동 허용 중지 △해외 (원료)의약품 제조업체의 현장 실시 및 정보 갱신 위한 근거법 개정 △약가제도 개선 등을 제시했다.
이형기 교수는 “식약처의 예상과 달리 발사르탄 사태를 통해 ‘모두(위탁·공동생동)의 것은 그 누구의 것도 아님’이 입증했다며 ”제네릭 품질 보증을 위협하는 위탁·공동 생동 허용은 중단돼야 하고, 제네릭의 품질을 보장하는 GMP 제도와 운영 점검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한 반론도 나왔다. 이모세 약사회 환자안전약물관리본부장은 "공동생동은 허용하되, 허용한 제조사가 품질관리를 책임지는 부분으로 나가는 게 현실적인 방법"이라고 말했다.
"약품 원료 변경 절차 엄격히 하고 제네릭 약가제도 개선 절실"
원료선 변경 시 미국, 유럽과 같이 엄격한 절차 및 규정을 마련해야 한다는 대안도 제시됐다.
이 교수는 “제네릭 원료선 변경의 경우 미국 FDA에선 ‘중요한 변화’로 간주해 반드시 사전허가(PAS)가 필요하고, 거의 모든 경우 제조업체에 실사도 진행한다”며 “하지만 우리나라의 관리 규정이 미미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일부 제약사는 허가 전에는 양질의 고가 원료를 사용하고 허가 후에는 품질 보장이 어려운 저가 원료선(중국, 인도 등)으로 바꾸는 경우가 있다”며 “원료선 변경에 관한 기준을 강화하는 것은 물론 해외의약품 제조업체의 현장 실사를 허용하는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제네릭 의약품 약가를 높은 수준으로 보장해주는 현 제도 역시 수정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제네릭에 약가를 상당히 높게 보전해주는 현행 약가제도는 수정이 필요하다"며 '상한선을 제한해 약가를 통제하고 있지만 약가 인하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윤병철 보건복지부 약무정책과 과장은 "제네릭 의약품 평가 및 생동성시험, 위탁생산, 약가 문제 등에 관한 전반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사태를 계기로 종합적인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