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B형간염 치료제의 맞수 바라크루드와 비리어드가 서로 새로운 연구 데이터를 들고 팽팽한 경쟁구도를 보여 관심이 집중된다.
바라크루드(성분 엔테카비르)와 비리어드(성분 테노포비르)는 각각 작년 EDI 청구액 1626억원과 490억원을 보이며 시장 1, 2위를 차지했다.
아직까진 두 제품의 처방액 격차가 크지만 비리어드의 경우 출시 1년 만에 이룬 성과여서 이 같은 성장세를 가늠하면 앞으로 치열한 접전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지난 12일부터 14일까지 제주도 해비치호텔에서 열린 대한간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바라크루드는 국내 ‘리얼 라이프’ 데이터를 공개한 가운데, 비리어드는 바라크루드 내성 환자들에 대한 치료 결과를 내놨다.
특히 학회장 전시장 부스도 메인 자리에 서로 나란히 마련, 자존심 대결을 펼쳤다.[아래 사진]
먼저 학술대회 첫 날인 12일에 바라크루드에 대한 국내 리얼 라이프 연구 데이터가 공개됐다.
이는 약제 등록 허가 임상 이후 연구된 국내 데이터여서 까다로운 임상 과정에 배제됐던 동반질환 환자들까지 연구에 포함됐기 때문에 보다 의미 있는 결과다.
그 만큼 바라크루드는 상대적으로 오랜 출시 시기 동안 많은 임상 데이터들이 축적돼, 임상의사들에 처방 신뢰도를 높이고 있다.
삼성서울병원에서 연구한 이번 바라크루드 리얼 라이프 데이터 결과에 따르면, 전체 환자 중 B형간염 바이러스 유전자가 측정되지 않은 비율이 연구 5년 째 99.4%로 나와 한국인 대상의 높은 초치료 효과를 입증했다.
연구는 환자 1009명(남자 651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가운데 평균 나이 47.5세로 간경변증을 동반하는 비율은 36.2 정도였다. 약제 내성 역시 2.1%로 낮은 수준을 보였다.
삼성서울병원 백용한 교수(내과학교실)는 “리얼 라이프 데이터는 등록 임상 이후 약제가 개발된 뒤 진행됐던 연구다. 때문에 약제 개발 단계 임상에서 참여 배제돼왔던 여러 동반질환자들의 치료 효과까지 관찰할 수 있어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5년 내성 발현율 0%를 무기로 삼고 있으나 상대적으로 연구 데이터 수가 적은 비리어드는 직접 바라크루드 내성 환자들에 대한 임상 결과를 보이는 등 승부수를 띄웠다.
13일 학회 런천심포지엄에서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임영석 교수가 ‘바라크루드 내성 환자 대상 비리어드 단독요법 치료 효과’에 대한 국내 임상 연구 결과를 최초 발표했다.
임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토대로 비리어드 단독 치료와 ‘바라크루드+비리어드’ 병행요법의 임상적 효용성에 큰 차이가 없다는 점을 밝혔다.
결과적으로 바라크루드 내성은 물론 다른 연구를 통해 타 약제들에 대한 내성환자들 역시 비리어드 단독요법 효과가 임상적 의의를 보였다는 설명이다.
이번 임상연구는 2012년 9월부터 2013년 7월까지 서울아산병원과 삼성서울병원, 건국대병원, 고대구로병원, 서울대병원 등에서 총 101명의 피험자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총 101명 중 89명을 분석한 결과, 48주후 비리어드와 ‘비리어드+바라크루드’ 병용투여군 각 군의 HBV DNA 15 IU/mL 미만 분포도는 각각 71%와 73%로 나타나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또 HBV DNA 60 IU/mL 미만 분포도에서도 각 82%와 89%로 역시 통계적으로 유사했다.
이와 관련, 임영석 교수는 “바라크루드 내성 환자들에 대한 비리어드 단독치료는 비리어드와 바라크루드 병행요법과 동등 이상의 효과를 보였다”며 “병행요법 처방옵션은 특별한 의미가 없다”고 비리어드 단독치료의 효용성을 강조했다.
한편, 이 같은 연구 결과들을 토대로 대한간학회는 비리어드 다제내성 초치료 1차 치료제 급여 적용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수정 중에 있으며 올 하반기 공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