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사 제일약품이 글로벌 빅파마 BMS를 상대로 낸 B형간염약 '바라크루드(성분명 엔테카비르)' 조성물 특허 최종심에서 첫 승리했다.
이로써 지난해 1800억원 이상 판매고를 올리며 국내 의약품 중 가장 높은 매출을 구가한 바라크루드의 복제약이 빠르면 올 10월 경 시판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최근 제일약품의 B형간염약 '엔테카비어정'이 BMS의 바라크루드 조성물 특허를 침해하지 않았다고 최종 판결했다.
바라크루드 물질 특허는 오는 10월 만료예정이지만 조성물 특허 기간이 오는 2021년 1월까지 유지, 제네릭 개발사들은 소송을 통해 복제약 출시 기일을 단축하는데 집중해 왔다.
바라크루드 조성물 특허소송을 제기한 국내 제약사는 제일약품을 비롯해 한미약품, 동아ST, CJ헬스케어 삼진제약, 부광약품 등 40여개 회사다. 이중 제일약품이 최초로 특허 깨기에 성공하게 됐다.
또 이번 대법원 판결은 현재 특허심판원, 특허법원에서 진행 중인 후속 제약사들 사건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현재 제일약품 뒤를 이어 소송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회사는 동아ST와 한미약품, 대웅제약 세 곳이다. 이들은 오는 28일 대법 판결에 따라 바라크루드 제네릭 출시 여부가 결정된다.
다만 이번 바라크루드 특허소송은 '우선판매품목허가제' 시행 전 진행돼 9개월 독점판매 혜택은 주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BMS를 상대로 승소를 거둔 제일약품은 바라크루드 물질특허가 종료되는 10월 9일 기점으로 국내 최초 제네릭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사건을 담당한 안소영 변리사는 "이번 판결은 의약품의 임상 데이터에 해당하는 투여방법, 투여주기에 대해 특허의 신규성과 진보성의 판단근거가 될 수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제일약품의 엔테카비어정은 특허권을 침해하지 않는다고 판결함으로써 특허도전 전략의 중요성이 강조된 점에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