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의 순방을 계기로 우리나라 보건의료산업이 러시아에 대거 진출하는 기반이 마련됐다.
보건복지부(장관 정진엽)는 러시아 극동지역 병원 건설 참여를 포함해 대규모 제약 수출, 해외환자 유치, 블라디보스톡 자유항의 한국 의료기관 진출 협력 등 다양한 성과를 거뒀다고 4일 밝혔다.
러시아는 보건의료 인프라가 미흡하고, 환자의 해외 유출 수요가 높은 점을 감안할 때 향후 보건의료산업의 러시아 진출이 본격 이뤄질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러시아 주립병원 건설 주도
이번 박근혜 대통령 순방을 계기로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러시아 캄차트카 주정부와 1억7000달러 규모의 ‘주립병원 건설 협력 MOU’를 체결했다.
이를 통해 진흥원은 앞으로 러시아 캄차트카 주정부의 주립병원 현대화 프로젝트에 참여해 병원건설 관련 F/S, 컨소시엄 구성 등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할 예정이다.
510병상 규모의 캄차트카 주립병원 건설 프로젝트는 총 사업비 1894억원으로, 생산유발효과 638억원, 부가가치 343억원 등의 연관효과가 기대된다.
특히 향후 러시아 내 한국형 병원 모델로 제시함으로써 건설, IT, 제약 의료기기 등 연관 산업이 동반진출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이 프로젝트에는 e-health 협력에 관한 내용도 포함하고 있어 러시아를 기반으로 원격의료 등 ICT 기반 의료기술의 진출 교두보를 마련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정부는 기대했다.
의료기관·의료기술 진출
보건복지부는 러시아 정부와 극동지역에 진출하는 우리나라 의료기관 지원은 물론 원격의료 등 ICT 기반 의료기술 분야에서도 적극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우선 복지부는 러시아 극동개발부 및 보건부와 ‘보건의료 극동진출 협력 MOU’를 체결해 블라디보스톡 자유항 등 극동지역 내 한국 보건산업 진출을 독려키로 했다.
러시아 극동개발부는 극동지역의 의료서비스 질 제고를 위해 우수한 의료기술을 가진 한국 의료기관 유치에 매우 적극적이며 지난 해부터 한국 정부의 협력도 요청한 상태다.
또한 복지부는 러시아 보건부와 'ICT 기반 의료기술 협력 의향서'를 체결, 러시아에 적용 가능한 원격의료 시스템 개발 및 운영에 나서기로 했다.
러시아의 e-health 시장은 2만2200만달러 규모로, 2020년까지 450만4000만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일양약품, 2억불 규모 수출계약
이번 대통령 순방을 계기로 국내 제약회사인 일양약품은 러시아 제약업계 1위 업체인 R-Pharm社와 국산 신약 ‘놀텍(위궤양치료제)’의 라이센싱 아웃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규모는 총 2억달러로, 매출액에 따라 별도의 로열티도 지급받는 조건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놀텍의 러시아 진출은 국산 의약품의 우수성을 다시 한번 세계에 알리는 기회가 됐다”며 “유럽 및 미국 시장의 진출 가능성을 높였다”고 평가했다.
러시아 환자, 국내 유치 확대
해운대 백병원은 극동러시아 철도청과 환자유치 MOU를 체결, 극동러시아 철도청 직원 및 가족 등 러시아 극동지역의 환자를 국내에 유치하는 성과를 거뒀다.
극동러시아 철도청은 자회사 병원 4개를 운영하는 국영기업으로 철도청 소속 직원 5만5000명과 그 가족의 해외 치료 시 해운대 백병원을 찾게 된다.
백병원은 철도청 산하 병원과 원격 화상진료센터 설치에 협력하기로 함에 따라 한국에서 치료받고 돌아간 환자들에게 사후관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기반도 마련했다.
한-러 의료인 연수·의료기술 교류
이대목동병원 및 가천대 길병원은 태평양국립의과대학 및 5포인트 병원 등과 MOU를 체결, 의료인 연수 및 의료기술 등 의료분야 학술 교류를 확대하기로 했다
또한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동부클러스터 의과대학연합 간 양해각서 체결로 양국의 의료인력 양성, 정기적 교류 등 보건의료 분야 협력 기반을 마련했다
이 외에도 진흥원은 동부클러스터 의과대학 연합과 동양전통의학 발전을 위해 협력키로 합의, 한의약 분야의 대외협력 기반 마련의 계기가 될 것으로 평가된다.
가천대학교와 태평양국립의과대학은 러시아내 한의약 인지도 향상을 위해 전통의학 공동연구, 블라디보스톡내 한의약 홍보관 설치 등을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한편 정진엽 장관은 지난 2일 동방경제 포럼의 보건의료 전략세션에 패널로 참석해 한-러 보건의료 협력방안을 주제로 발표했다.
정 장관은 한국의 ICT기반 의료기술 등 강점 분야 및 보건의료산업 육성 정책을 소개하고, 기초과학 분야에서 뛰어난 러시아와 다양한 보건의료 협력 가능성을 제시했다.
특히 러시아 보건부 및 극동개발부 장관과 양자면담을 통해 종양의학, 재활의학, 요양병원, 전통의학, 의료인 면허 인정, 제약 및 의료기기 분야 등에서 상호 협력을 강화해가기로 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이번 대통령 순방을 계기로 한국 의료의 우수성을 더욱 적극적으로 알리고, 보건의료 분야에서 보다 다양한 협력이 활성화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