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생체친화적 고무나 물에 녹아 소멸되는 전자소자 등 첨단 소재 개발이 활발함에 따라 인체 이식형 의료기기의 발전이 주목되고 있다.
의료계에 따르면 국내 연구진을 중심으로 인체 이식용 전자의료기기의 성능과 안정성을 높일 수 있는 소재들이 개발되고 있다.
일례로 기초과학연구원의 경우 나노입자연구단 공동 연구진이 신축성과 전도성이 높으면서도 인체에 독성이 없는 고무를 개발했다.
금-은나노와이어와 플라스틱과 고무의 성질을 갖고 있는 합성수지인 SBS 엘라스토머를 섞어 만들어진 해당 전도성 고무는 최대 840%까지 늘어날 경우에도 전기 신호를 안정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
또한 기존 은나노와이어의 문제였던 독성 및 산화현상 문제도 표면에 금을 입히는 과정을 통해 해결해 생체 친화성을 높여 피부나 인체 삽입형 의료기기에 활용 가능하다.
국민대 최성진·세종대 김성호 교수 연구팀은 분해 시점을 조절할 수 있는 반도체 소자를 개발했다. 3D 프린터를 이용해 물에 잘 녹는 폴리비닐알코올(PVA)을 기판으로 출력하고 반도체성 탄소나노튜브로 이뤄진 전자소자를 제작한 방식이다.
따라서 3D 프린터로 출력되는 기판의 크기나 밀도를 조절하면 해당 부품이 녹는 시점을 원하는 대로 정할 수 있다. 몸에 삽입되는 전자 의료기기에 이를 적용하면 기기 제거를 위한 추가적인 수술을 할 필요가 없어 환자 부담이 적어진다.
고온·고압에도 잘 견딜 수 있는 고성능 플라스틱 전자소재도 개발됐다.
인체 내 삽입되는 의료기기는 장시간 사용될 경우에도 안정성을 유지해야 하며 멸균처리 중에도 변화하지 않아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이에 광주과학기술원(GIST) 신소재공학부 윤명한·이광희 교수 연구팀은 차세대 인체 이식용 의료기기 핵심 기술로 평가받고 있는 유기생체전자소자의 단점 극복을 위해 분자 재배열 기술을 활용해 플라스틱 생체전자소자를 개발했다.
윤명한 교수는 “이번 개발을 통해 생체친화적 소재에 필수적인 전도성 고분자 물질의 성능 향상과 용액 안정성을 확보하게 됐다”며 “생체전자소자 상용화 및 사물인터넷(IoT) 기반 광센서 등에 활용 가능하다”며 연구 의의를 설명했다.
이 같은 기술의 발전으로 선진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기술수준이 낮은 국내 이식형 기기 발달도 기대된다.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 관계자는 “이미 글로벌 제약사나 의료기기 및 IT 기업들은 치료뿐 아니라 조기진단이 가능한 무선충전 인체 삽입형 진단기 등 새로운 개념의 기술들을 개발하고 있다”며 “국내 이식형 기기의 발전을 위해 국가 차원의 지원 및 연구개발-제품화-수출 과정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개발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