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윤석열 대통령을 만나고 온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이 “대한민국 의료의 미래는 없다”는 짧고 묵직한 메시지를 남겨 그 배경에 이목이 쏠린다.
가장 관심이 집중됐던 의대 정원 조정 가능성 또는 전면 백지화 등 기존 전공의 단체 주장과 관련해 의견을 좁히지 못한 것을 간접적으로 시사한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박단 위원장은 이날 오후 2시부터 4시 20분까지 2시간 20분 동안 윤석열 대통령과 만나 전공의 처우 문제 등을 논의했다.
회의 종료 직후 대통령실은 “박단 위원장이 전공의들의 열악한 처우와 근무 여건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고, 대통령은 이를 경청했다”며 “향후 의사 증원을 포함한 의료개혁과 관련, 전공의들 의견을 존중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의대 정원 조정 가능성과 현재 의료대란 해결 등에 대한 기대감이 피어오르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박단 위원장은 이날 오후 6시 30분경 자신의 SNS를 통해 “대한민국 의료의 미래는 없다”는 글을 남겼다.
해당 게시물 댓글에는 “수고했다”는 응원도 많았지만 “예상한 대로 일방적 통보를 들었나”, “어떤 말이 오갔는지 알려달라”, “애초 만나지 않는 게 좋았을 것 같다”, “총선을 앞두고 대통령과 여당에 명분만 준 것 같다”는 비판도 이어졌다.
한편,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전공의 사직이 7주차에 접어든 이달 1일자로 대국민 담화문 발표 및 이후 대통령실 발표를 통해 전공의들에게 대화의 장을 제안했다.
그럼에도 전공의들은 묵묵부답 상태였고, 윤석열 대통령은 3일 공식적인 외부 일정을 잡지 않고 전공의들 회신을 기다렸다.
이에 박단 비대위원장은 “4일 오후 홀로 용산 대통령실에서 윤 대통령과 만남을 갖기로 했다”며 비대위 내부에 공지했다.
일각에서 제기된 ‘밀실 합의’ 가능성에 대해 비대위 측은 “기존 요구안에서 벗어나는 밀실 합의는 없다”고 선을 그으며 “수용되지 않으면 대정부 강경 대응 기조를 이어가겠다”고 진화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