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성 인식 높아졌지만 여전히 부정적 '공공병원'
이용 경험 없으면 부정적 인식 더 높은 경향…경영 악화·의료 질(質) 저하 초래
2024.08.12 05:31 댓글쓰기




경기도의료원 이천병원에서 응급실 의료진이 환자 상태 등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사진제공 연합뉴스

전국 공공병원들이 대폭 늘어난 적자에 경영 위기를 맞고 있는 가운데, 정부의 지원 강화와 더불어 공공병원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국내 연구팀은 최근 실태조사를 통해 공공병원 이용 경험이 없는 경우 공공병원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크다는 경향을 확인하고, 인식 제고를 위해서는 공공병원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충북도공공보건의료지원단과 충북대 연구팀은 공공병원에 대한 부정적 인식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분석코자 도민 1916명을 대상으로 공공보건의료 인식에 대한 실태조사를 실시, 그 결과를  '보건행정학회지' 최신호에 발표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민간의료 공급 비율이 매우 높아 공공병원 비중이 전체 5.5%에 불과하다.


우리나라와 같이 사회보험 방식 재원을 조달하는 프랑스(44.7%), 독일(25.5%), 일본(18.3%)보다 훨씬 낮을뿐더러 민간의료 시장이 발달한 미국(23.0%)보다도 뒤처진 수준이다.


더불어 코로나19 이후 보건의료 공공성에 대한 전반적 인식은 긍정적으로 향상됐지만 공공병원에 대한 인식은 여전히 부정적이다. 이는 공공병원의 낮은 이용률로 이어져 경영 악화와 의료 질(質) 감소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연구팀 실태조사 결과, 특히 공공병원 경험이 없는 집단이 공공병원 이용 경험이 있는 집단보다 부정적으로 인식할 가능성이 1.63배 높게 나타났다. 


참여자들은 '공공병원은 너저분하다', '민간병원이 있는데 별로 필요하지 않다', '안되면 문(門) 닫는다' 등 공공의료 가치에 대해 무시 또는 부적절한 인식을 내비쳤다.


연구팀은 "공공병원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고착화된 상황에서 이용 경험이 없는 이들은 공공병원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바로잡을 기회가 제한적이므로 부정적으로 인식할 가능성이 높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공병원의 인식 제고를 위해 병원 서비스와 혜택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하고, 올바른 공공의료 정보를 전달해 심리적 접근성을 개선시키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시설‧장비 불만족한 경우 공공병원 부정적 인식 더 높아져"


또 정부 공공의료 정책에 대한 평가가 부정적일수록 공공병원 역시 부정적으로 인식할 가능성이 높았다. 더불어 공공병원 진료에 불만족한 경우 자연스레 공공병원에 대한 부정적 인식 역시 강해졌다. 


구체적으로 시설‧장비에 불만족한 경우 공공병원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3.74배 높았으며, 진료수준에 불만족한 경우는 2.71배, 진료과목 및 서비스에 불만족한 경우 1.91배 높았다.


연구팀은 "국민이 공공병원을 이용할 때 시설‧장비가 공공병원 이용 결정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라는 간접적 증거"고 말했다.


실제 지방의료원의 시설‧장비 수준은 민간병원과 비교할 때 많이 낙후돼 있으며, 전국 34개 지방의료원의 전체 의료기기 4만5799개 중 내구연수를 넘긴 의료기기가 1만8148개로 39.6%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공공병원 질적 수준 향상을 위해 노후화된 시설‧장비 개선을 위한 지원을 확대해야 하며, 질적 수준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의료 질(質) 평가지표를 개발하고 공공병원 간 의료서비스 격차 해소를 위한 수직계열화 관리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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