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데이터를 활용한 산업 생태계가 태동하고 있는 가운데, 보건의료데이터 연구윤리 기준을 완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김종엽 건양대학교병원 교수는 최근 서울 상공회의소에서 열린 헬스케어 미래포럼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공동 주최한 '헬스케어 미래포럼'은 바이오 헬스 주요 이슈와 정부 정책에 대해 학계, 산업계, 시민단체 등이 모여 논의하는 공론(公論)의 장이다.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고, 정책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2019년 4월부터 개최하고 있다.
주제 발표에 나선 김종엽 교수는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 활성화를 위한 고려할 문제를 짚으면서 보건의료데이터 연구 윤리 기준을 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존 연구윤리와 데이터 연구윤리는 기준점을 다르게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기존 임상 연구는 약을 복용해 유효성을 확인하는 만큼 위해(危害) 가할 가능성이 있지만 데이터는 진료 과정과 치료 과정에서 이미 환자에게 분리되기에 위해(危害)를 가할 가능성이 없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가장 큰 문제는 민감정보 활용 과정에서 생기지만 이 또한 환자에게 직접적으로 위해를 가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그러나 현행법에서는 이 두가지 연구를 동일 선상에 두고 있기에 모순이 많다는 지적이다.
김 교수는 "앞으로 의료서비스는 완전히 디지털로 전환할 것"이라며 "데이터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만큼 문제를 빨리 개선하는 것이 전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 목적 수집 의료데이터, 종료때 폐기하는 규정 개선 필요"
그는 또 연구 목적으로 수집한 데이터를 연구 종료시 폐기하라고 규정하고 있는 생명윤리법에 대해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김 교수는 "데이터가 새로운 자산으로 인정받고 있는 상황에서 데이터를 어떻게 잘 활용할지 고민을 해야지, 연구가 끝났다고 데이터를 버리는 것은 정부가 지향하는 방향과도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또 "현재 만들어지고 있는 데이터를 향후 어떻게 잘 활용할지도 포괄적인 동의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한편, 황희 카카오헬스케어 대표는 산업계 시각에서 디지털 헬스케어 활성화 쟁점과 정책적 고려사항을 짚었다.
황 대표는 특히 "과학적, 산업적 측면을 균형 있게 고려한 발전은 물론 사회적 논의와 공감대 형성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황 대표는 "산업계 시각에서 예측가능성이 있어야 사업을 전개할 수 있지만 아직까지는 건건이 논의돼 결정되고 있다"며 "법적이나 가이드라인 수준에서라도 좀 더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