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영상 연구, 수면 질·촬영시간 주요 변수 고려 필요"
분당서울대병원 김기웅 교수 연구팀 "수면 질과 혈류량 상호 작용"
2024.07.29 10:38 댓글쓰기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기웅 교수 연구팀이 뇌영상 연구에서 수면 질과 뇌영상 촬영시간을 주요 교란 변수에 포함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하는 연구를 내놨다. 


의료영상 장비로 측정한 뇌 부피는 신경 퇴행성 질환을 평가하는 중요한 데이터로 쓰인다. 


예를 들어 알츠하이머병 초기에는 해마를 포함한 내측 측두엽, 의미 치매는 편측 측두엽, 전측두엽 치매는 전두엽 부피가 집중적으로 감소하는 것이 특징적이다. 


뇌 부피는 유전적 요인, 노화, 질병에 의해 영구적인 변화를 일으키기도 하지만 대뇌 혈류(CBF), 수분 섭취, 체액 재분배와 같은 요인도 영향을 미친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수면 질과 혈류량이 상호 작용을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수면 품질이 하루 동안 뇌 부피 변화에 영향을 미친다고 추론할 수 있으나 이에 대한 연구는 이뤄진 바 없다. 


뇌 부피 일주기 변화에 수면 질 미치는 영향 세계 최초 분석 


이에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기웅 교수 연구팀은 뇌 부피 일주기 변화에 수면 질이 미치는 영향을 세계 최초로 분석했다. 연구는 정상적인 인지능력을 가진 국내 60세 이상 노인 1003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연구팀은 '피츠버그 수면의 질 지수(PSQI)' 도구를 이용해 수면의 질과 평균 기상시간을 조사했다. PSQI 지수는 점수가 낮을수록 수면의 질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평균 기상시간과 뇌 MRI 촬영 시간의 간격(INT)에 따라 INT1(짧은/420분), INT2(중간), INT3(긴/636분 이상) 3개 그룹으로 분류했다.


뇌 MRI 촬영으로 전체 뇌 부피, 회질(whole gray matter), 대뇌 회질(cerebral gray matter), 외피 회질(cortical gray matter), 하부 피질 회질(subcortical gray matter), 뇌척수액 수치를 확인했다. 

      

이들을 분석한 결과, 수면 질이 경계와 나쁨 군에서는 3개 INT 그룹 간에 뇌 부피에 큰 차이가 없었고 수면 질이 양호한 군에서만 INT 그룹 간 유의미하게 뇌 부피가 다르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수면 질이 양호한 경우 INT2 그룹에서 INT1, INT3보다 뇌 부피가 작게 나타났다. 특히 INT1에 비해 전체 뇌부피 약 2.1%, 회질 1.3%, 대뇌 회질 1.1%, 외피 회질 1.0%, 하부 피질 회질 0.1% 낮게 나타났으며 뇌척수액 부피는 0.5% 높았다. 


이 수치는 야간 수면 중에 뇌 속에 증가했던 혈류가 기상 후 신체활동으로 인해 몸의 다른 부위로 빠져 나가면서 7시간 정도는 뇌 부피가 줄어들다가 이후 다시 증가하는 양상을 보이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따라서 이런 현상은 뇌 부피의 뚜렷한 일주기 변화가 수면 중 체액과 혈류가 뇌로 충분히 이동할 수 있는 양질 수면군에서만 확인되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김기웅 교수는 "수면 질과 검사 시간이 뇌 일주기 변화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 이번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며 "향후 이를 주요 교란 변수로 포함시켜 뇌 영상 진단 정확도를 높일 수 있길 기대하며, 나아가 뇌 부피 일주기 변화를 수면장애 진단의 생체표지자로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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