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다영 기자] 의료계는 물론 사회적으로도 이슈가 되고 있는 PA(진료보조인력)에 대해 간호계도 목소리를 냈다.
지난 31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차세대 간호리더들을 위한 간호전문직의 도전과 기회’라는 주제로 열린 ICN 회장 초청 특별강연에서 대한간호협회(이하 간협) 신경림 회장은 "한국에는 PA 제도가 법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간협은 이를 알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경림 회장은 “한국에는 PA 인력을 양성하는 교육 제도가 없다”며 “그런데도 버젓이 PA 인력을 의료현장에서 활용하고 있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한국에는 없는 제도라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 간협의 목소리를 내겠다”고 강조했다.
PA 제도가 공공연하게 운영되는 이유는 간호사들이 처한 상황에서 찾았다.
신 회장은 “PA 제도가 잘못됐다는 것은 의료계 종사자라면 알고 있지만 간호사들은 내 일이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를 내기 어려운 현실에 처해있다”면서 “한 병원에서 10년, 15년 씩 근무한 간호사들은 잘못된 지시를 받아도 이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기 어렵다. 다른 곳에서는 일할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잘못된 관행이 지속돼도 눈 감는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PA가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만큼 신경림 회장은 간협이 정부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겠다는 의지를 내보였다. 이를 위해서는 회원들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신 회장은 “정부에서 PA 협의체를 구성했다. 의협, 병협, 간협, 대전협 등이 참여하고 있다. PA는 간호사가 해서는 안 되는 일이고 병원에서 없어져야 할 제도라는 데 의료계 각 단체들도 공감하고 있다. 간협도 정부와의 논의에 적극적으로 나서 PA는 국내 막을 수 있는 장치 마련에 앞장 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협회는 협회 위치에서 주장하고 간호사들은 본인 자리에서 용기를 내야 한다. 간협이 목소리를 제대로 낼 수 있도록 같이 액션을 취해주면 좋겠다. 그래야 협회도 힘을 받아서 일할 수 있고 우리 일은 우리가 찾을 수 있는 것이다”라고 밝혔다.
간호계 "가장 시급한 숙제는 간호법 제정"
PA 제도 외에 신경림 회장은 "현재 간호계의 가장 큰 과제는 4차 산업혁명을 제대로 준비할 수 있는 간호법 제정"이라고 강조했다.
신 회장은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역할이 확대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진입하고 있다”면서 “인구통계적으로 저출산‧고령화가 심화되며 정책적으로는 커뮤니티케어와 간호간병통합서비스가 도입되고 있다. 남북한 정세도 변화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를 잘 대응할 수 있도록 간호업무 관련 법령을 정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간호가 변화되기 위해서는 교육이 확실히 변화돼야 한다. 학문에 그치지 않고 간호의 역량에서 통합 실무지식과 글로벌 역량의 중요성이 커질 것이다. 현장 중심으로 교육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반도의 정세도 변화하고 있다”며 “전염병 유입 등 질병 관리의 문제, 보건의료 인력활용의 문제, 의료 시스템복구 및 유지의 문제 건강보험문제 등 통일간호를 위한 준비도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구체적으로 통일간호를 위해서 신 회장은 ▲남북한주민 건강관리 방안 마련 ▲간호업무 및 관련 법령 정비 ▲통일간호리더십 아카데미 지원 ▲통일간호관련 정책개발 및 연구지원 ▲간호학용어 체계 통일 구축 ▲간호사 면허취득 및 유지 방안 마련 ▲간호학문체계 정비, 통합된 간호교육과정 및 교과서 등 개발 ▲남북한 간호 데이터베이스 구축 등의 준비가 필요하다고 봤다.
신경림 회장은 “이를 위해 협회는 국내 보건의료단체, 17개 지부와 산하단체, 국회, 정부, 학계 등과 논의를 거듭해 적극적으로 대비할 것”이라며 “궁극적으로는 이런 변화를 유연하게 맞을 수 있도록 간호법 제정을 이뤄야 한다. 이를 위해 간협 회원 여러분들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