잦아들 기미 없는 의료진 폭행···경찰·의료계 대응 주목
서울대병원 올해만 45건 발생, 경찰간부가 응급실서 난동까지
2018.11.02 12:18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한해진 기자] 정부와 의료계가 강력한 대응 방침을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병원에서 일어나는 의료진 폭행이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어 특단의 조치가 요구된다는 지적이다.
 
경찰은 최근 병원에서 발생하는 폭행 사범에 대해 구속수사 등 무관용 원칙으로 강력히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병원을 찾는 주취자로 인한 직원 및 응급실 의료진 폭행이 날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승희 의원(자유한국당)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공받은 의료진 폭행·협박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발생한 폭행 가해자 3명 가운데 2명은 주취자인 것으로 드러났다.
 
또 교육위원회 박찬대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전국 국립대학병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간 국립대병원 의료진 폭행피해 사건발생 현황을 보면 2013년에는 11건에 불과하던 것이 2016년에는 46건에 달했고 올해는 9월 기준 78건을 기록하고 있다.
 
이에 개별적인 대응책을 마련하는 병원도 늘어나는 중이다. 경북 지역 의료기관들은 도내 응급실 38곳에 경찰서 상황실과 연결되는 비상벨을 설치해 폭행 신고 및 현장 출동이 신속하게 이뤄질 수 있는 운영 체계를 마련했다.
 
전북대학교병원과 순천향대 천안병원 등 지방 소재 대학병원들도 CCTV 확충 및 비상벨 시스템을 설치해 폭행 사건이 발생하면 빠르게 대응할 수 있도록 자구책을 고안하는 중이다.
 
그럼에도 ‘응급실 난동’은 끊이지 않고 있다. 심지어 지난 11월1일에는 부산 지역에서 경찰 간부가 술에 취해 의사와 병원 직원을 때리는 일까지 발생했다.
 
현직 경찰관인 A경정(57)은 이날 오전 4시경 술을 마시고 복통 증상을 보여 아내와 함께 응급실을 방문해 링거 치료를 받았다.
 
그러나 치료 중 A경정은 의사가 물을 마시지 말라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간호사에게 물을 달라며 욕설을 하고 행패를 부렸으며 병원 원무과 직원과 의사를 때리기도 했다.
 
결국 그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논란이 커지자 경찰은 결국 사건이 발생한 지 채 하루도 되지 않은 이날 오후 해당 경정을 직위해제했다.
 
얼마 전에는 목포에서 응급실을 찾은 주취자가 간호사와 의사 얼굴을 때려 구속되기도 했다.
 
이렇듯 응급실 폭행 사태가 반복적으로 발생하자 보건복지부는 과거 예산 문제로 무산된 바 있는 각 의료기관 청원경찰 배치를 다시 검토하고 있다. 현재 대한병원협회가 청원경찰 현황조사 및 청원경찰 배치에 대한 의견 청취를 진행 중이다.
 
청원경찰 배치를 의무화한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대표발의한 김승희 의원은 “생명을 살리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의료기관에서 의료인을 폭행하는 것은 의료인뿐만 아니라 환자들 안전과 생명권을 침해하는 행위"라고 입법 취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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