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가 취소 인보사, 행정소송·美 임상 3상 재개 '사활'
코오롱티슈진은 주주·환자 소송·상장폐지 등 악재 '사면초가'
2019.07.04 05:40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양보혜 기자] 국산 신약 29호인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 '인보사케이주'가 시장에서 퇴출됐다. 이제 코오롱생명과학에게 남은 선택지는 두 개다. 행정소송과 미국 FDA의 임상 3상 재개에 사활이 걸렸다.

3일 식약처는 예상대로 약사법 위반을 근거로 인보사에 대한 허가 취소 결정을 내렸다. 인보사 주성분이 허가 당시 제출한 자료와 다르고, 코오롱생명과학이 제출한 자료 일부가 허위로 밝혀진 사실 등이 이유다.

지난 3월말 인보사에 대한 판매 중지를 시작으로 코오롱생명과학에 추가 자료 제출 요구, 식약처 내 자체검사 실시, 미국 코오롱티슈진 현지실사, 청문회 등을 거쳐 내린 최종 결정이다.

식약처의 허가취소 처분 확정에 따라 코오롱생명과학은 앞으로 1년간 인보사 동일성분으로 품목허가를 신청할 수 없다. 

이에 코오롱생명과학은 공식 입장문을 통해 취소 처분에 불복, 법원에 판단을 맡기겠다며 행정소송에 나설 계획임을 공식 선언했다. 인보사를 둔 진실게임은 지금부터 시작인 셈이다. 

이우석 코오롱생명과학 대표는 "결론을 어느 정도 정해놓은 식약처와 청문회에서 세부적인 내용을 따지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판단했다"며 "법정에서 인보사 허가와 관련해 고의성이 없다는 점을 낱낱히 입증할 것"이라고 말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행정소송과 함께 미국 FDA로부터 인보사 임상 3상 재개 신청에 나설 방침이다. 임상 3상 신청이 승인되면 인보사가 기사회생할 수 있는 마지막 활로가 생긴다.

실제 코오롱티슈진은 인보사 임상 재개를 소명하기 위한 시기를 타진하고 있다. 당초 7월에 인보사 소명을 위한 자료를 제출할 계획이었지만, FDA 내 휴가기간과 맞물려 적절한 타이밍을 모색하고 있다.

앞서 FDA는 국내에서 인보사 논란이 확대되자 지난 6월 코오롱 측에 임상 재개 승인 전까지 임상을 금지하는 '임상중지(Clinical Hold)' 결정을 내리면서 금지 해제를 위한 자료 제출을 명령했다.

이우석 대표는 "FDA에 인보사 소명 관련 보고서를 제출하기 위해 미국 현지 유력 검증기관에 위탁했으며, 미국 내 전문가들의 자문을 받아 FDA를 설득할 수 있는 논리를 구축했다"며 "처음에는 임상 재개 신청을 빠르게 추진할려고 했지만, FDA는 7~8월이 휴가기간이기 때문에 시기 조정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어 "인보사 완제품을 판매하고 있는 국내 상황과 달리 미국에서는 임상 3상 중에 세포 변경 사실을 인지하고 자진 신고했기에 임상 재개 허용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며 "식약처가 허가 취소를 해도 FDA에서 임상 3상 재개를 허가한다면 국내 시장은 포기해도 해외 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모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즉, 코오롱생명과학은 두 가지 카드를 최대한 활용해 반전을 꿈꾸고 있지만 상황이 녹록지 않다.

자회사인 코오롱티슈진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됐으며 한국거래소도 상장폐지 대상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그리고 코오롱티슈진의 주주와 투약 환자들 그리고 손해보험사 등이 줄소송을 제기하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7월 10일까지 코오롱티슈진의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만약 심사대상이 된다면 15일 이내 상장폐지 또는 개선기간 부여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코오롱티슈진이 경영개선계획서를 제출하면 거래소는 20일간 재검토를 진행한다. 반면 심사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되면 거래가 재개된다.  

상장폐지가 결정되면 코오롱그룹을 대상으로 한 소송이 대폭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이미 티슈진 주주와 환자들은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부분적으로 진행했으며, 추후 참여 인원이 늘어날 전망이다.

코오롱생명과학 측은 "식약처의 품목 허가 취소 결정까지 이르게 된 점에 대해 인보사를 투약한 환자, 당사 주주 그리고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전한다"며 "투약 환자 보호를 위해 장기추적조사 비용 800억원을 이미 지출했고 사건 규명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댓글 0
답변 글쓰기
0 / 2000
메디라이프 + More
e-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