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위 여야의원, 적십자사 국감 ‘맹폭’
낮은 혈장 공급가·혈액 관리 소홀·직원 비위행위 등 고강도 비판
2017.10.23 12:05 댓글쓰기

국민의 헌혈로 각종 혈액사업을 수행하고 있는 대한적십자사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의 목소리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2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적십자사 국정감사를 앞두고 다수의 여야 의원들이 자료 배포를 통해 운영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적십자, 국민 혈장 헐값에 민간기업에 공급”


더불어민주당 기동민 의원은 “국민의 헌혈을 통해 공급되는 분획용 혈장이 헐값에 판매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민간 기업에 공급되는 분획용 혈장이 원가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설명이다.


기동민 의원이 대한적십자사로부터 제출받은 성분혈장 원가 자료에 따르면 그간 녹십자와 SK플라즈마는 혈액제제의 원료인 성분채혈혈장을 적십자사로부터 표준원가 대비 71%, 신선동결혈장은 70.3%, 동결혈장은 65.2% 수준으로 납품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적십자사가 2015년 성분채혈혈장 16만7002원, 신선동결혈장 16만8600원, 동결혈장 17만4846원의 표준원가를 산출하고 혈액제제 협상에 응했다고 밝히고 있으나 수년간 이들 기업에게 특혜를 준 셈이라는 지적이다.



자료에 따르면 적십자사는 원가에도 미치지 못하는 혈장을 팔아 2015년부터 원가 대비 490억9000만원의 손해를 입었다. 이는 원가 개념이 도입된 이후의 계산이므로 원가 도입 이전의 판매액과 2015년 이후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상당히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적십자사는 녹십자와 SK플라즈마에 지난 7년간 총 125만6815리터의 분획용 원료혈장을 판매하고 1449억원의 수입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기동민 의원은 “국민들은 헌혈을 통해 모아진 혈장이 제약사에 판매되고 그 약품이 다시 몇 배의 가격으로 국민에게 팔리는 현실을 제대로 알아야 할 권리가 있다”며 “국민의 헌혈로 생산한 혈장이 제약사에 원가에도 못 미치는 헐값에 팔리고 있다는 것은 큰 문제”라고 주장했다.


이어 “적십자사가 채혈부터 검사, 공급 등 혈액사업 전반을 모두 관리하는 현행 제도가 합당한지에 대해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혈액부족하다며 헛돈만 쓰는 적십자사”

적십자사가 혈액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자유한국당 김순례 의원은 적십자사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간 혈액폐기 현황’에 분석해 “2012년부터 2017년 8월까지 헌혈을 통해 생산된 총 혈액제제의 약 2.6%에 달하는 약 95만unit이 폐기됐다”고 밝혔다.


현재의 국내 혈액 부족 문제가 홍보 등의 미흡이 아닌 확보된 혈액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적십자사사의 문제라는 지적이다.
 


자료에 따르면 혈액이 폐기된 사유를 살펴보니 약 21%가 적십자사의 잘못된 채혈과 보관 방법으로 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채혈과정의 잘못으로 양이 많거나 적어서 폐기된 혈액이 17만unit으로 가장 많았고, 보관과정에서 혼탁, 변색, 용혈로 인한 폐기가 총 1만7천unit, 보존기간 경과 7235unit 순으로 뒤이었다.

세부사례로는 ▲올해 초 서울동부 혈액원에서는 담당자 착오로 정상혈액을 폐기요청 혈액으로 잘못 등록해 혈액이 폐기된 사건 ▲광주전남혈액원에서는 운송상자 내 냉매제 미적재로 실온상태로 혈액이 수송되어 폐기된 사건 등을 소개했다.


이에 대해 김순례 의원은 “혈액부족 문제가 심각한데 관리소홀로 국민의 소중한 혈액이 폐기되어서는 안 된다”며 “혈액 관리 시스템 전반에 대한 점검을 즉각 실시하고, 혈액관리자에 대한 직무교육 강화 등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적십자사, 4주에 3명 꼴로 비리행휘 저질러”


적십자사 직원들의 비리행위에 대한 문제제기도 있다. 적십자사는 연간 수백억원의 국가 지원을 받는 단체임에도 직원들의 비위행위를 비일비재하다는 것이다.


자유한국당 송석준 의원이 적십자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5년~2017년 7월까지 2년여간 비위행위로 징계를 받은 직원은 102명으로 드러났다. 이 기간 2주에 1.5명이 비위행위를 저지른 셈이다.


가장 많은 비위행위로는 부적정한 혈액관리로 전체의 31.4% 32명이었다. 최근 대구경북혈액원에서 소속 의사가 혈장을 방치한 사건과 지난해 전북혈액원에서 소속 의사가 사용가능한 혈액을 폐기하는 황당한 일도 발생했다.


다음으로 많이 발생한 비위행위는 언어 및 폭행 등 품위유지 위반으로 전체의 22.5%인 23명이었다. 지난해 울산 혈액원에서 간호사가 직장 동료에게 폭언과 폭행을 하는가 하면 올해 경남혈액원의 임상병리사가 동료에게 폭행을 한 일도 있었다.


그리고 세 번째로 많이 발생한 비위는 소속 기관에 대한 관리감독 태만이었다. 전체의 10.8% 11명이었다. 그리고 음주운전이 7.8% 8건, 적십자 소속 병원 의사의 불법 리베이트도 2명이 있었고, 봉사회 자금을 횡령한 경우도 있었다.


송석준 의원은 “대한적십자사의 기강이 땅에 떨어졌다”며 “엄정한 직무관리감독으로 인도주의를 실현하고자 하는 적십자사 본연의 자세로 돌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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