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병원 급여화, 간병비 ‘절실’···상급병실 ‘팽팽’
1433곳 긴급 설문조사, 입장차 확인···경영난 가중 우려감 작용
2018.06.07 05:19 댓글쓰기
정부의 보장성 강화 정책에 대한 요양병원들의 입장이 여전히 안갯속이다.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면서 정부와의 협상 테이블에 앉아야 하는 협회의 고민이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대한노인요양병원협회는 지난 달 간병비와 상급병실 급여화에 대한 내부 의견일치를 위해 전국 1433개 요양병원에 공문을 보내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최근 취합된 조사결과를 살펴보면 간병비 급여화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요양병원들이 찬성했다. 비율로는 찬성이 92.4%로 압도적이었고, 반대는 7.6%에 불과했다.
 
찬성 이유로는 질 높은 의료서비스 제공 가능 환자 및 보호자 부담 경감 병원 부담 경감 간병 관련 불법행위 근절 등을 꼽았다.
 
반대 의견을 개진한 병원들은 새로운 규제 가능성과 간병인 고용문제에 우려를 표했다.
 
그동안 급성기병원 대비 간병인 의존도가 높을 수 밖에 없는 요양병원들은 환자 및 가족의 경제적 부담 경감 차원에서 간병비 급여화를 요구해 왔다.
 
특히 간병인 관리와 간병비 징수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법 소지가 다분한 만큼 급여화를 통해 요양병원들의 고충을 덜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실제 요양병원은 노동법상 간병인을 관리감독할 수 없고, 간병비는 임의비급여도 아니기 때문에 직접수납은 의료법 위반, 별도수납은 조세법 위반으로 처벌받게 되는 구조다.
 
물론 노인장기요양보험법에는 요양병원 간병비 지급에 관한 규정이 있지만 시행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최근 일부 병원을 중심으로 간병비 급여화가 이뤄질 경우 새로운 규제가 생길 수 있고, 오히려 병원 운영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제기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번 설문조사에서 간병비 급여화에 대한 찬성 의견이 압도적으로 나타남에 따라 향후 협회는 회무 방향을 확실히 세울 수 있게 됐다.
 
문제는 상급병실 급여화다. 설문결과 찬성과 반대가 팽팽히 맞섰다. 상급병실 건강보험 적용과 관련해 응답자의 59.0%가 찬성을, 41.0%는 반대 의견을 피력했다.
 
찬성 이유로는 질 높은 의료서비스 제공 가능 병원 운영에 도움 환자 및 보호자 부담 경감 급성기 병원과 동등한 대우 등을 꼽았다.
 
반면 반대 의견을 표한 병원들은 다인실이 대다수이기 때문에 경영상 어려움 발생 가능성 요양병원 환자 특성상 다인실이 적합 등의 이유로 상급병실 급여화에 부정적이었다.
 
정부는 20149월부터 요양병원을 제외한 모든 의료기관의 4인실, 5인실에 건강보험을 적용했고, 오는 7월부터는 상급종병과 종합병원의 2인실, 3인실에 대해서도 급여화할 예정이다.
 
하지만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는 일당정액수가를 근거로 타 종별과 동일한 상급병실 건강보험 적용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대신 요양병원 상급병실 건강보험 적용은 7인실 이상의 입원료를 감액해 그 차액을 4~5인실 입원료로 보상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렇게 될 경우 다인실을 운영하는 요양병원들의 직격탄이 불가피한 만큼 적잖은 진통이 예상된다. 요양병원계는 무작정 상급병실 건보적용을 요구할 수 없게 돼 버렸다.
 
더욱이 이번 설문조사에서도 찬성과 반대가 비슷하게 도출된 만큼 협회 역시 상급병실 급여화에 대해서는 신중한 행보를 보일 공산이 커 보인다.
 
대한노인요양병원협회 관계자는 설문조사를 통해 정책추진 방향을 결정키로 한 만큼 회원들 의견을 바탕으로 간병비 및 상급병실 급여화 문제에 적절히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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