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용 대마 합법화' 제기···반대 여론 등 험로 예고
금년 1월 발의 '마약류 관리 개정안' 국회 계류, 한국카나비노이드협회 설립
2018.08.11 18:13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양보혜 기자] 의료용 대마 합법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반대 의견도 만만찮아 현실화되기까지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의료용대마합법화운동본부는 지난 10일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의료용 대비 합법화를 촉구했다. 이 자리에는 강성석 목사와 권용현 의사, 황주연 의사 등이 패널로 참석해 지지 발언을 했다.

금년 1월 신창현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국회의원 11명은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 법률안'을 발의했으나 현재 국회 계류 중이다.

이슈 공론화에 앞장서고 있는 강성석 목사는 "디스크 파열로 요양하던 중 해외에서는 신경파열 환자들이 의사로부터 의료용 대마를 처방 받는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이후 칸나비디올(CBD) 합법화 운동에 나섰다"고 취지를 말했다.

운동본부에 따르면 미국, 캐나다, 일본 등의 경우 CBD 오일(대마 오일)이 자유롭게 유통되지만, 한국은 마약법과 대통령령에 의해 규제로 묶여 있다.

권용현 의사는 "CBD는 향정신성 작용을 하지 않아 올림픽 도핑 약물에서 제외됐다"며 "세계보건기구(WHO) 보고서에도 CBD가 '인체에 위해, 남용과 의존 우려가 없고 의학적으로 유의미하게 효과가 있다고 적시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연세대 의대 뇌전증연구소를 비롯해 대한뇌전증학회 교수들도 CBD 효능에 대한 의견을 제출하고 있다"며 "효능이 분명한 데 환자들의 고통을 무시한 채 유통을 막기 보단 블록체인 기술 등을 통해 대마 유통 및 관리를 철저히 하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라고 덧붙였다.

황주연 의사도 "난치성 뇌전증을 앓고 있는 아이의 엄마로서, 약물요법·식이요법·뇌수술 등 안해본 치료가 없지만 치료 후에도 끊임없이 병이 재발했다"며 "가만이 있을 수 없어 찾다가 발견한 게 CBD인데, CBD는 환각작용이 없고 해롭지 않아 외국에선 비타민 정도로 취급돼 직구로 구입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아이가 CBD오일을 먹은 뒤 뇌파 검사를 했는데, 효과가 있어 담당 의사도 계속 먹일 것을 권유했다"며 "하지만 두 번째 직구를 했을 때 세관에 걸려 검찰조사를 받고 기소유예를 받았지만 더 큰 문제는 더 이상 약을 아이에게 먹일 수 없다는 것"이라고 성토했다.

그는 "뇌전증으로 고생하는 아이들이 많은데, 우리 아이의 경우 CBD로 인한 부작용이 거의 없지만 인지는 나아졌다"며 "관련 법안이 발의만 된 상태인데 국회를 통과해 보다 많은 환자들이 혜택을 봤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난 일각에선 이런 공론화 주장에 대해 우려를 제기됐다. 의료용 대마 합법화가 세계적인 흐름이라고 하더라도 임상적 근거가 충분하지 않고, 사실상 효과를 보는 환자군이 제한적이라는 점이 문제로 지적됐다.

대한뇌전증학회 관계자는 "의료용 대마로 효과가 나타나는 환자군이 매우 제한적"이라며 "이번에 미국 FDA 허가를 받은 약인 '에피디올렉스'도 난치성 질환인 레녹스-가스토증후군, 드라베증후군에 한해서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효과가 증명된 논문도 드라베증후군 관련 1개 정도"라며 "해외나 국내에서 관련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며 식약처 산하 한국희귀의약품센터에서 CBD약물을 추가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운동본부는 오는 12일 비영리사단법인 한국카나비노이드협회를 설립한다. 운동본부를 이끄는 강성석 목사와 권용현 의사(한국 카나비노이드 협회 회장)가 환자 가족들과 함께 창립총회를 개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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