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부 의사가 자신 명의 의원이 아닌 배우자 소유 의료기관에서 환자를 진료하고 의약품을 처방하다가 의료법 위반에 따른 면허정지 처분을 받게 됐다.
법정에 선 부부 의사는 "응급환자 내원에 따른 불가피한 진료"라며 선처를 호소했지만 사법부는 이들의 행위를 "정기적으로 계획된 진료"라고 판단, 명백한 위법임을 결정했다.
환자 긴급성, 응급성이 담보되지 않은 타 의료기관에서의 의사 진료는 의료의 질 저하와 적정 진료를 받은 환자 권리 침해를 야기 할 수 있다는게 법원의 입장이다.
서울행정법원 제5부(김경란 재판장)는 최근 모 산부인과 전문의 이모씨가 보건복지부를 상대로 낸 의사면허처분취소 소송에서 이씨의 청구를 기각해 45일간의 면허정지 처분을 그대로 이행하라고 선고했다.
문제가 된 산부인과 전문의 이씨는 남편인 외과 전문의 김씨와 각각 개원하고 환자 진료를 해왔다.
지역보건소는 남편 명의 의원 진료기록 확인 과정에서 아내인 이씨가 2012년 6월부터 2012년 7월까지 약 한 달여간 9회에 걸쳐 의료행위를 자행한 것을 적발했다.
이씨는 불법의료행위에 따라 고발됐고 검찰로부터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복지부는 처분 확정 후 이씨에 1개월 15일간의 자격정지 처분을 지시했다.
의사부부는 이에 불복해 "9건의 환자 진료 중 3건은 응급환자에 해당하고 4건은 환자 요청에 따른 것이므로 의료법 위반에 예외적인 사안이며 그외 의료행위는 진료가 아닌 단순 상담이므로 처분사유 없다"라고 항변했다.
또 "남편이 운영중인 의원의 경영 악화로 남편이 수술 등으로 환자를 볼 수 없는 상황에서 불가피한 진료를 시행했다"며 "남편 명의 의원은 경영난으로 현재 폐업했고 소송으로 경제적으로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하면 복지부 처분은 재량권을 일탈해 위법하다"고 주장했다.
행정재판부는 "해당 의료기관에 소속되지 않은 의료인이 구체적인 판단 없이 반복적으로 내원 환자들을 진료하는 것은 불법 진료"라는 대법의 선판례를 의사부부에 그대로 인용해 패소를 판시했다.
재판부는 "응급환자이거나 불가피한 상황일 경우 타 의료기관에서의 의사진료가 예외 허용되나 이번 사건의 경우 이씨가 월, 수 금 정기적으로 남편 의료기관을 방문해 환자를 진료했다"며 "동일인에 대해 수 차례 진료가 이뤄졌고 추후 피부과 치료를 지시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간헐적인 응급진료라고 볼 수 없어 불법 진료"라고 판결했다.